MBK대표 "경찰조사 상관없이 X1 데뷔 동의하자" 압박했지만
일부 기획사들 반발로 합의 못한 채 회의 종료…"순리대로 해결하길"
스윙엔터 "특정인 주도한 것 아냐, 모두 의견 나누는 자리"
엠넷 '프로듀스 X 101' 로고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의 투표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가운데,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연습생들 소속사 간에도 사태 수습 방안을 두고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체 소속사를 소집해 회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한 연예기획사 대표가 "경찰 조사 결과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는 최종 선발된 데뷔조 X1의 데뷔에 동의하는 걸로 하자"고 종용해 관련 기획사들의 반발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보도에서 관련 기획사 간 합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복수의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김광수 MBK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 '프로듀스 X 101'에 출연한 연습생들이 소속된 기획사 관계자를 모아놓고 '현재 경찰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는 최종 선발된 X1의 데뷔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자'고 종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기획사가 강하게 반발하자 김 대표는 "직접 성명을 내는 게 어렵다면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엠넷이 보도자료를 내는 것만큼은 동의해달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자사 소속 연습생이 두명이나 데뷔조 X1에 포함됐다.
'프로듀스 X 101' 마지막 생방송 장면.이날 일부 언론에 "'프로듀스 엑스(X) 101' 생방송에 진출한 연습생 20명의 소속사 관계자들이 모여 최종 11인조 엑스원(X1)을 데뷔시키기로 뜻을 모았다."고 보도된 것과 달리, 실제 회의에서는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종료됐다.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 관계자는 "이번 의혹은 국민프로듀서인 팬들이 제기해 시작된 건데, 연예기획사들끼리 X1데뷔에 동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라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엔터사 관계자는 "자꾸 순리대로 일을 진행하지 않고 복잡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신동길 스윙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김광수 대표는 여러 기획사 중 하나로 회의에 참여했을 뿐"이라며 "김 대표가 회의를 소집하거나 주도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윙엔터테인먼트는 과거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탄생한 보이그룹 워너원을 전담 관리했으며, 이번에 데뷔 예정인 X1의 매니지먼트도 담당할 예정이었다. MBK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날 회의와 관련해 "해당 사안에 대해 들은 바가 없어 전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조작 논란은 지난 19일 '프로듀스 X 101'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 유료 문자 투표 결과 다수에 의해 유력 데뷔 주자로 점쳐진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조에 선발되면서 제기됐다. 그러던 중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숫자가 모두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상세 분석이 등장하면서 의혹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이로인해 현재로선 8월 27일로 예정던 프로듀스X101의 최종 데뷔조인 보이그룹 'X1'의 서울 고척스카이돔 데뷔 무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팬들이 결성한 진상규명위원회는 시종일관 투표 원본데이터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29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프듀X 진상규명위원회' 운영진은 "원본 투표수를 밝히기 전까지는 어떠한 해명도 믿을 수 없다"며 "엠넷측이 원본데이터를 공개하고, 추후 같은 포맷의 방송 시 '시청자 위원회'를 꾸려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상위는 지난 26일 엠넷 측 수사 의뢰를 받아 시작된 경찰 내사와 별개로 이번 주 중 엠넷과 제작진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현재 내사에 착수한 단계로, 진상 규명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박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