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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속에서..

개똥이맘 |2004.02.09 16:13
조회 661 |추천 0

엄청난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용케 빠져나왔습니다...

지난주 금욜, 남편이 회식 있다고 저녁에 나가더군여..

점심 먹은게 안좋았는지 계속 속은 미식미식..

결국 저녁먹은거까지 다 확인하고 한도시려 죽겠고, 열은 펄펄 나고...

밤 11시가 넘어도 남편이 들어올 생각을 안하더라구여..

괜히 회식자리서 오라마라 하는거 별로 안좋게 보이고 그래서 참다참다 전화를 했지여..

너무 아프니 대충하고 집에 오라고...

남편이 머 먹고 싶냐고 해서 갑자기 감자탕이 먹고 싶다고 했더니 얼른 나오랍니다..

그럼서 동료들한테 울마누라 와도 되냐고 다 물어보고(솔직히 누가 싫다고 하겠어여..다 밑에사람들이니...)얼른 오라구 하대여..말은 고맙지만 괜히 분위기 망치고 그러는거 같아 일찍 오라고 하고 침대에 누워 두꺼운 솜이불 2개나 덮어쓰고 달달 떨었습니다..

 

그렇게 새벽 2시, 3시, 4시...

첨에는 승질좀 나다가 나중엔 이 눈오는 밤에 동사해서 낼 뉴스에 나오면 어쩌나하는 걱정...

4시 30분까지만 기다리다 안 들어오면 다 그만 안두겠다는 심정으로 기다렸지만,,결국 남편은 절 실망시켰지여...

결국, 대학 후배넘한테 전화를 했어여...그 시간이 4시 50분....

어디냐했더니 자긴 숙소 들어와 잔다고 1시경에 사람들이랑 헤어졌다고 하더군여..

그래 알았다,,,더자라 하고 다른 동기넘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노랫소리, 오빠~~꺄르르~~~저 눈이 획 돌아갑니다....

저 누구누구 가족입니다..옆에있음 바꿔주세여...(평소에 울집와서 술도 자주 먹이고, 신정,구정때 떡국까지 끓여먹이고 친합니다..)한동안 조용합니다...(여자들한테 조용하라고시키고 노래를 껐더군여...)

남편이 받대여(남편핸펀으로 했는데 전활 안 받더군여..)..큰소리로...

어디냐고 했더니, 소주집이랍니다.에효~~ 인간아!!!

바른대로 노래방이라고 했음 조용히 넘어갈라고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더군여..

기다리라고 하고 그 눈속에 과속하며 갔습니다..

울남편 혼자 도로에 나와 서있대여..

남은 사람들은 모르겠다고 하고 차에 타자마자 코골며 잡니다..

집에 들어와서도 그냥 자라고 하고 내일 얘기하자고 했지만 저야 잠이 오나여..

별의별 생각에 오만가지 상상~~~~

아침 8시...전화가 빗발칩니다..출근해야하는데 안온다고 사람들이 돌아가며 전화질을 해대는데

깨워도 안일어나는 남편..얼마나 얄밉고 짜증이 나는지..

같이 술마시던 인간들은 멀쩡히 출근해서 전화질을 해대고 남편은 일어날 생각을 안합니다..

그 소주집(남편이랑 자주 같이 다녔던 곳이라 몇시까지 영업하는지 아는 저에게 거짓말을 했으니...)이 새벽 5시까지 영업하드냐고..어디서 놀았냐고 승질나서 빽 소리를 쳤습니다.

그랬더니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다고 네 맘대로 상상하라면서 또 자더군여..

도저히 제 분을 참을수 없어 시모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아침부터 전화를 했으니 더군다나 씩씩거리며 했으니..시모도 놀랬지여..

나왈 : 어머니..저 이 사람하고 못 살아여...

시모 : 왜?? 무슨 일인데....

나왈 : 이 사람 몇 시에 들어온지 아세여? 아니 제가 끌고 왔어여...새벽 5시넘어서 제가 끌고 왔어여..

그것도 술집년들인지, 바람 피는 년인지 여자들 끼고 노래방가고 놀고...전 이렇게 못 살아여..

시모 : 머래?? 그넘이 미친 넘 아니래...근데,,남자들이 술먹다 보면 그럴수는 있다...

나왈 : 어머니,,어머니는 어머니 아들이니까 이해하지만 전 이해 못해여...어머니 제가 남자들 끼고 노래방 가서 놀다가 밤 거의 새서 들어와도 이해한다고 하시겠어여?? 전 이해못해여..

시모 : 그래..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이넘이 정신상태가 틀려먹은게 문제다..바꿔봐라..

나왈 : 지금 출근도 못하고 퍼져 자고 있어서 전화도 못 받아여..어머니가 올라오셔서 어떻게 하세여..전 포기했어여..

시모 : 엄마, 오늘 큰집에 잔치있다..

나왈 : 도대체 누굴 닮아서 이래여? 제가 늦게 들어온거 갖고 그러는거 아니예여..왜 거짓말을 하냐구여..뻔히 어디서 놀았는지 아는데...엉엉....

시모 : 아빠는 지금까지 그런거 한번도 없었는데, 가가 누굴 닮아 그러노....

나왈 : 이게 한두번이어야져...어제 밤새 아파서 잠도 못자고 임신한 마누라는 아프든 말든 저 할거하고 돌아다니고...저 절대 이해못해여..

시모 : 그래도 니가 좋다고 데려간 신랑이니 어쩌냐....엄마가 단단히 혼낼테니 너랑 나랑 둘이 짜자...

나왈 : 어머니,,저 지금 너무 화가 나서 어머니랑 통화 못하겠어여...있다가 다시 전화드릴게여..

시모 : 그래...그래도 밥은 먹어라...그넘은 밥도 주지 마라..너만 먹어라....

 

전화끊고 침대에 앉아서 잔소리를 10분했습니다...듣다듣다 지친 남편이 승질을 팩 내며 대충 씻더니 출근하려고 하더군여...현관문을 나서는 남편한테 너랑 안 살고 싶으니 너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퇴근하라고 일렀지여..

생각할수록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더군여..내가 살면서 이런일로 남편과 싸울줄이야..

울남편 성실하고 착하고,,,술 좋아하는거 빼고 이럴 줄은 정말 몰랐거든여...

특히, 외도 머,,여자..이런거랑은 관계도  없는 사람이기에..

아침 10넘어서부터 전화통에 불이 납니다...번호를 보니 남편이더군여..

안 받았습니다...정말 줄기차게 오대여...저도 오기가 있지..안 받았어여..

그렇게 오후 2시까지 전화가 와서 결국 전화를 받았더니 남편이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남편 : 나, 노래방 갔었대....미안해..나 어제 11시부터 기억이 없어...너랑 통화두 했다는데 기억이 안나...용서해줘....집에 어케 왔는지도 몰라...

나 : 할말 다 했음 전화 끊는다...

남편 : 아니..아직 다 안했는데...집에 가면 문 열어줄꺼야?? 내쫒진 마...

나 : 다했음 끊는다..뚝~~~

 

한숨도 못자고 힘들었는지 녹초가 돼서 오후 4시까지 잠이 들었지여...

근데 무슨 소리가 부스럭부스럭 나대여...

눈은 안뜨고 가만히 있자니..이게 도둑이 든건지..남편이 온건지...

좀 있으니 남편이 자고 있는 저를 안아주면서 잘못했다고..다신 안그런다고..정말 기억이 안났다고...

그럼서 2시간을 넘게 이쁜짓하더군여...설겆이 해놓고 빨래 돌리고, 청소기 돌리고, 주방그릇 정리하고...안방 정리하고 과일 깍아대령하고..정성이 갸륵해 못 이기는척 웃어줬습니다...

그러다가 저녁 7시경에 시모한테 전화해서 저녁 지금 먹는다고 너무 걱정말라고 했지여..그랬더니 남편 바꾸랍니다...무지하게 혼나는건지 제 욕을 하는건지..한 10분을 남편이 암말도 안하고 있대여..

그럼서 승질을 내며 저보고 전화를 받으래여...

그래서 받았지여...시모가 다음부터 그러지 않도록 잘하고 얼른 밥 먹으라고 하더니 끊대여...

저녁 먹고 났는데 남편이 이상합니다..시모가 남편한테 그랬나봅니다..

며느리가 전화해서 남편 교육을 어떻게 시켰냐고 따졌다고했나봅니다..에효~~~어이 없어라...

그말 들은 남편이 아무리 자기가 잘못했어도 승질이 안나겠어여??

저도 승질이 나져...참 말이 어 다르고 아 다르다더니...역시 아무도 믿을사람 없단 말이 딱이구나...

실감했져..저도 아쉬운거 없는지라..삐져있는 남편 그냥 냅두고 오락하고 tv 보고..먹을거 먹고했져..

담날 아침까지도 냉전은 계속되고 친정엄마한테 전화해서 고자질을 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왠걸여...엄마두 제편이 아닌가봅니다...

어떻게 사람이 일년 열두달 다 좋을수 있냐고....이해하고 넘어가고 다음부터 그러지 않도록 저보고 조심시키랍니다...제가 속이 좁은건지, 나쁜년인지 정말 헷갈리데여..

결국 남편이 저에게 용서를 구하고 저도 어찌되었든, 시모한테 상처가 될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시모한테 전화해서 용서를 구했습니다....

 

나 : 엄마..저예여...용서하세여..저도 좀있음 자식 낳아서 키울 입장이면서 제 생각이 짧았어여..

시모 : 그래..엄마가 얼마나 억장이 무너졌는줄 아나...알면 됐다..니들이 잘 살아야 엄마가 행복하다..

나 : 네..어머니...죄송해여...잘할게여..

시모 : 그래...엄마아들 밥은 줘라...

나 : 헤헤..엄마 어제는 밥도 주지 말라면서 그래도 엄마아들 굶길까봐 걱정이세여??

시모 : 그래..잔소리할땐 해도 밥은 줘라...

나 : 그럼여..미우나 고우나 제 남편인데 누가 밥을 해주겠어여...걱정마세여...

시모 : 그래...이제 니가 데려갔으니, 엄마는 힘없다...니가 뜯어고치면서 살아..엄마 아들 둘 있는거 동네사람들한테 아들 잘 키우고 며느리 잘봤단 소리 들으면서 살았는데.....니들이 잘살아야지....

나 : 네..어머니..앞으로는 걱정 안 시키게여...죄송해여...어머니 저희땜에 속 상한거 다 털어버리시구여.

시모 : 그래..알았다...어여 밥 먹어라...

 

남편도 이번 일로 많이 반성하고 저도 많이 반성하고 느낀점이 많았습니다...

친정엄마한테는 아무리 할소리 못할소리 해도 이해가 되지만 피가 안섞인 남한테는 입바른 소리도 하는게 아니고, 배 떨어지는 곳에선 쿵 소리도 내는게 아니란  걸여...

이번 싸움을 계기로 저희 부부는 한결 탄탄해졌습니다..

비가 오면 땅이 굳는다는 말이긴 한데...

하지만 이런 궂은비는 한번으로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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