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내년에 결혼 예정인 예비신부입니다.
양가 부모님 모두 저희 의견에 따르겠다고 해주셨고,
불필요한 예물과 예단 같은 허례허식은 전부 제외시키고
그 돈으로 혼수나 저희 필요한 부분에 더 썼음 한다고 해주셔서
처음부터 의견 차이 없이 수월하게 결혼 일정을 잡게 되었어요.
저는 20대 중~후반이고 예비신랑은 30대 초반이에요.
저는 대학교 졸업하고 실질적으로 일한 개월수로 따지면 16개월 정도되구요,
돈은 달마다 꼬박꼬박 모아두어서 1600이상은 모아둔 상태입니다.
사실 일한 기간이 길지도 않고 연봉이 쎈 편도 아니라 모아둔 돈이 결혼 준비하기엔 매우 적은 돈이라는건 너무도 잘 알고 있었구요.
반면에 예랑이는 아무래도 저보다는 나이가 있다보니
저보단 일한 기간도 훨씬 길고 첫 직장이 일은 고되지만 연봉은 쎈 직장에 다녔어서 저보다는 훨씬 많이 모아둔 상태입니다.
처음에 결혼 얘기를 먼저 꺼냈던 예비신랑에게 저는 모아둔 돈도 너무 적고 결혼할 때엔 부모님께 손벌리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많이 모으고 준비가 어느정도 되었을 때 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예랑이는 결혼 전에 모으나 결혼하고 모으나 그게 그거라고 하면서 없으면 없는대로 맞춰서 하자고 했었어요.
없으면 없는대로라는게 당시에는 예랑이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이 결혼을 위해서 예비 시댁 쪽과 예랑이가 돈을 모아 사둔 집이기 때문에 집은 이미 되어있고, (사뒀다기 보다는 대출 + 현금)
결혼식에 쓰이는 비용은 예랑이의 경험상 축의금으로 본전 이상은 되기 때문에 마이너스는 없으니 부모님께 그 정도는 부탁드리면 될 거라고 얘기해줘서 문제가 없다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혼수는 예랑이가 집이 준비되어 있으니 당연 제가 해가야 된다는 생각이었지만 모아둔 금액이 아무래도 적어서 걱정이라고 하는 말에 사용 할 수 있는 금액까지 사용하고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본인 카드 할부로 사면 된다고 해줬어서 일단 결혼 전까지 최대한 모아보자는 생각 뿐이었어요.
근데 며칠 전에 갑자기 예랑이가 고민하면서 말을 꺼내는 내용이
원래 본인은 부모님이 해주시는건 받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와서 현재 타고 다니는 차라던지 신혼집이라던지 당연스럽게 받는거라 생각해왔는데,
제가 늘상 하는 '부모님께 손벌리는거 싫고, 스스로 해결하고 싶다' 말들에 본인이 느껴지는게 많았다고 저에 비하면 너무 받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본인 모습이 너무 잘못됐다고 느껴졌다는거에요. 그래서 결혼 비용 관련해서 제가 먼저 스스로 해결하고 싶다 했으니 본인도 스스로 해결하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직 부모님께 말씀은 안드렸지만 집 대출금을 둘이서 갚아나가는게 맞다는 생각을 했다고 제 생각은 어떠냐 물어보더라구요.
사실 부모님께 손벌리고 싶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고 싶다는 말들은 제가 모은 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부모님께 더 많은 부담을 드릴까 싶어 예랑이한테 심적 부담이 크다는걸 계속 얘기하고 싶었거든요. 계속 괜찮다고만 하니까...
물론 저도 부모님이라고 해도 당연히 해줘야되는건 없으니까 어떤 말인지는 이해가 충분히 되었지만, 대출금 관련해서는 전혀 생각도 안했던 부분이라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저희는 평범한 직장인이고 달마다 받는 돈도 정해져있는데 갑자기 그 큰 돈을 오랜 기간동안 갚아나가야한다니 처음 저희가 했던 얘기와는 달라서 어떻게 결정해서 답변을 줘야할지 모르겠네요.
사실 엄마랑 조용히 얘기해보니 혼수도 제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만 해결하고 부모님께는 전혀 손벌리지 않을거라 했어도 저희 부모님은 신랑은 집해오는데 딸 기죽을까봐 미리 다 준비하고 계셨다고 하더라구요. 집 대출금에 관련해서는 처음에 얘길 해줬으면 몰라도 갑자기 그 큰 금액을 안고가야될수도 있다는 생각에 복잡해하셨구요.
예랑이가 저 얘기 꺼내고 본인 생각과 다르게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니까 당황했대요..ㅋㅋㅋ
그래서 하루동안 계속 서로 같은 말만 하다가 제가 일단 머리속으로 정리부터 좀 하고 다음주에 다시 얘기하자고 하고 끝냈는데 그 후부터 잠도 설치고 고민이 너무 많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