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한지 10년된 주부입니다.
10년동안 시어머니와 사이는 남보다 조금 더 못한 사이 였던 것 같습니다. 따로 연락은 없었고 서로 생일날 생일 축하 톡 주고 받는 정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헤어질때 또 만나자 인사하지만 그 외 대화는 거의 없었죠.
며칠 전 시어머니가 남편에게 톡으로 저에 대한 불만을 폭발시켰습니다. 그동안 시어머니가 남편에게 한번씩 제욕을 하시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남편은 유하게 넘기면서 불만을 덮었고 저에게는 말하지 않았는데 제가 이런일 있으면 꼭 얘기해달라고 신신당부했고 이번엔 처음부터 저에게 얘길 해주더라구요. 어머님이 저에게 화가 많이 났다고.
화가 나신 이유는 며칠전 일때문입니다. 시댁일로 1박2일을 같이 보내게 되었습니다. 저는 결혼한지 10년이나 되었으니 이제 좀 잘 지내봐야겠다 다짐하고 만나기 전부터 남편에게 이번엔 술 한잔 하면서 어머님이랑 대화 좀 해야겠다고 미리 얘기도 하고 나름 혼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일 저녁 남편까지 셋이 앉아 맥주 한캔씩 하면서 얘기를 시작했고 무려 5시간 동안 깊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결혼 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나름 편한 분위기에서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어머님께 여쭤보고 어머님도 편하게 물어보셨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우스갯소리로 나같은 마누라 없다는 식으로 남편에게 편하게 얘기한게 몇번 있었습니다. 남편도 웃으면서 맞장구 쳐주었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흘러간터라 어머님이 이렇게 화나신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오히려 어머님과 헤어지고 남편과 둘이 얘기하면서 이렇게 얘기하길 잘한것 같다고 서로 뿌듯해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님은 부인에게 꽉 잡혀사는 아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으셨고 아들에게 개인톡으로 처음에는 최대한 부드럽게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평소라면 남편이 대충 맞장구치면서 넘겼을텐데 이번엔 뭔가 툭툭 거리며 심기를 거스르게 대답을 했더라구요. 왜그랬냐고 물어보니 자기도 다른일로 신경쓸게 많은 상태였고 우리끼리는 참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자기 엄마가 그렇게 불평불만 말하는게 짜증나서 그랬다고 하네요.
어머님은 폭발하셨습니다. 결혼이후 그동안의 모든 불만을 쏟아내셨습니다. 제 욕 뿐만 아니라 저희 어머니 욕까지 하면서 아들이 결혼하고 변했다 자기 엄마는 생각도 안하고 처가에 잡혀산다 인연을 끊자는 얘기까지 나온 상태입니다. 남편은 거의 무대응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만나서 얘기하자고 말하고 추석때 안갈 생각이구요.
저는 어머님이 남편 갠톡으로 하신 얘기라 모르는 척 하고있는데 저희 엄마까지 욕하시는 걸 보고 진짜 속이 뒤집어집니다. 계속 생각나구요.
원래 온 가족이 어머님 성격에 힘들어해서 최대한 대화를 안하고 대충 맞춰주면서 삽니다. 그럼에도 10년만에 제가 대화를 시도한것은 며느리가 너무 제할 도리를 안한다고 욕하신것도 있고, 저 또한 제가 시댁에 너무 못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워낙 저에게도 잘하고 저희 엄마에게도 잘하는데 저는 시댁에 전화도 안하니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죠. 그래서 이번에 제가 먼저 손내밀고 관계개선을 위해 한발자국 내딛은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식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줄을 절대 몰랐죠.
좀 더 이야기를 풀어보자면 시댁은 처음부터 며느리를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있는 자리에서도 항상 저를 빼고 어머님과 아들, 아버님과 아들 이런식으로 따로 몇시간씩 얘기했고 저는 그냥 멀뚱히 앉아서 티비만 보고 있었습니다. 재작년에 남편이 말해줬는데 시댁에서 하던 사업이 남에게 말하기 부끄러운 일이더군요. 저는 결혼하고 8년이 지나고 알았습니다. 남편도 자기는 잘 모른다고 부모님 사업이라며 항상 대충 얼버무렸습니다.
저에게 숨기고 아들과 일얘기를 하려하니 자연히 저는 뒷전이고 항상 소외감을 느꼈죠. 그러면서 시댁에 마음이 떠나고 남들이 말하는 며느리 도리같은건 하나도 안하고 살았습니다.
사실 성격같아선 삼자대면 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다 쏟아내며 풀고싶은데 어머님은 전혀 저에게 이런 저런 얘기할 생각이 없으십니다. 오죽하면 그날 그 불편하셨던 자리에서도 내색한번 안하고 남편만 따로 부르실까요.
지금까지 이렇게 살았던 것 처럼 이번에도 모르는척 관심없는척 마냥 못되먹은 며느리인척 넘기는게 맞을까요? 가서 뒷일 생각 안하고 그냥 하고싶은 말 다 해도 괜찮을까요? 계속 생각은 나서 열뻗치는데 이 화를 혼자 다스려야할지ㅠ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