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친이 많이 사랑했던 여자가 있었어
남친 친구들도 두사람 내막을 다 아는..그런 여자..
그 여자하고 1년정도 사귀다가 헤어진 모양인데
한동안 술에 쩔어 지낼 만큼 힘들어 했었대
그 뒤로 사귀는 여자들마다 그 여자랑 비교가 됐고
정이 안 간다는 이유로 오래 못갔다나봐
그런데 나를 만나고부턴 달라졌다고 했어
긴장돼보였던 첫 만남, 설레어 보이던 얼굴,
보고싶다고 한달음에 달려오던 장면들을 생각하면
나를 좋아하기는 했던 것 같애
하지만 나한테 그 여자는 절대 넘을 수 없는 산과 같았어
그래봤자 과거일 뿐이라고 수도 없이 되뇌어 봤지만
매번 나는 졌어..
페이스북에 남아있던 오래된 어느 날
그 여자에게 쓴 듯한 보고싶다는 넋두리에는
남친이 그 여잘 얼마나 아꼈었는지 한눈에도 알겠더라
그래도.. 내가 그보다 더 오랫동안 아껴주고 사랑해주면
어느순간 나를 더 사랑하게 될 거라고 믿었었는데ㅠㅠ
걔는 너처럼 안 그랬었단 말이, 그 여자한테는 못해준 게 많아서 미안한 마음만 드는데 나는 아니라고..
나한테는 후회가 없다던 그 말이..
나한테는 가장 상처였던가
이제는 무뎌져서 잘 기억도 안 난다
우연인지 그 여자는 나랑 이름도 비슷하고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들었어
나를 통해 그 여자를 보고 있는건 아닌지..
그럼에도 나는 4년이란 긴 연애를 했어
나는 남친이 가장 오래 만난 사람이었고
유일하게 가족들에게 소개시킨 사람이었어
봄,여름,가을,겨울..
항상 남자친구 옆을 지켜온 사람은 나였는데..
나한테도 '시간'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권태기 앞에서 그딴 건 아무런 힘도 없더라
남친은 헤어지자는 말 끝에 프사부터 내리기 바빴고
나랑 관련된 건 뭐든 과감하게 지우고 버렸어
하나하나 소중하기만 한 우리 추억도
남자친구한테는 그저 지나간 일일 뿐
쓸데없는 것에 의미 좀 두지 말라고 화를 내더라..
그 여자 흔적들은 내가 그렇게 오랬동안 지워야 했는데..
몇번을 헤어지고 또 만나고..
매번 처음으로 돌아간거라 생각하고
다시 시작해야 해서 마음이 정말 힘들었는데
그래도 다행이다 싶었던 거 딱 하나,
그 여자에게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는 것..
정말 그것 뿐이었는데..
보고 말았어
최근 헤어지고 두달 만에 재회했던 어젯 밤
설마설마 떨리는 마음으로 카톡을 열어봤는데
'ㅇㅇ아'..
남친이 결국엔 그 여자를 찾았네..
그래 많이 참았다..
근데 그 여자는 왜 읽씹을 했을까?
남친은 어떤 감정이 들엇을까?
나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방해꾼일까?ㅠㅠ
다음 날, 아무렇지 않은 척 포옹하고 떠나오는 기차 안이
사무치게 외롭고 서글퍼서 글을 써봤어..
이 글 쓰면서 챙피한 줄도 모르고 한참 울었네..
나도 내 자릴 지키고 싶었을 뿐인데..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