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몇 달 전 언니를 떠나보냈습니다. 정말 갑작스러운 일이어서 엄마아빠는 쓰러지시고, 장례식장에서도 병원으로 모시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런 엄마아빠를 대신해 장례식을 제가 도맡아 준비할 정도였고 친척들이 대신 준비를 도와주셨어요.
장례식장 카달로그를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아서 연신 눈물을 훔치면서 장례식에 쓰일 물건들을 고르는데..눈도 잘 안보이고 귀도 잘 안들려서 연신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그렇게 준비했습니다.
조문객을 맞이하면서도 조문객이 끊긴 새벽 시간엔 가슴을 치며 소리없이 울며 그렇게 언니를 보냈습니다.
아빠는 그 스트레스로 이가 빠져 임플란트를 할 정도로 정말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장례식을 정리하고 시간이 지나니까 고마운 분들 투성이더라구요.
친척들은 물론이고 평소 데면데면했던 직장동료들도 눈물을 보이며 진심으로 위로를 해주시고, 감사하게도 제가 하던 업무를 도맡아 해주신 덕분에 회사로 돌아갔을 때 숨 돌릴 시간을 만들어주시기도 하고..
싸워서 연락끊고 살던 고등학교 친구가 어찌 소식을 듣고 내가 걱정되서 와봤다면서 연락 안한 몇 년의 시간이 무색할만큼 저와 부모님을 챙기던 친구도 있었습니다.
퇴근하고 와서 조문객 식사준비를 돕고 장례식장에서 쪽잠자가면서 언니를 잘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 친구들도 있었고, 당시 만삭이던 친구에게는 절대 오지마라 했더니 엉엉 울며 아기도 중요하지만 아기만큼이나 저도 중요하다면서, 남편이 데려다준다고 했다고 가겠다며 떼를 쓰는 친구에게 화를 내며 미신이어도 니 자식한테 안좋은 일 하나라도 생기는 건 싫다며 조문을 거절했는데, 친구보다 더 먼 지역에 사는 친구 부모님이 새벽에 오셔서 연신 딸이 못와서 미안하다 사과하시며 저희 언니의 안녕을 진심으로 빌어주시기도 했습니다.
그에 못지않게 저를 서운하게 한 친구도 있었어요.
아기가 100일이 안된 친구였는데 어떠한 형식적인 위로조차 못받았습니다.
모임에서 만나기로 했던 약속 날짜와 장례가 맞물려서 비보를 알렸는데 해외에 있는 친구나 사정이 있어서 못오는 친구들조차도 전화 한 통이라도 줬는데 그 친구는 아무 말도 없었어요.
장례 정리를 하면서 부의금을 정리하고, 밀린 카톡을 읽다보니 그렇더라구요.
당시에는 저와 가족들 추스리기도 힘들어서 그냥 모든게 그러려니 했어요.
언니를 보내고 몇 달 동안 쉴 틈 없이 미친듯이 일했어요. 숨 돌릴 시간만 있어도 눈물이 나더라구요. 퇴근하고 신호대기중이던 차 안 운전석에 앉아 신호가 바뀐줄도 모르고 엉엉 울기도하고, 갑자기 숨이 안쉬어져서 그냥 길바닥에 주저앉은 적도 있을만큼 정말 힘들었어요.
저보다 더 슬퍼할 부모님 앞에서는 되려 더 밝은 척 하고, 밤이면 소리 없이 울고...
그런 와중에 친구가 돌잔치 초대를 하는데 마음이 힘들어서인지 부아가 치밀어오르네요.
평소같으면 그냥 넘겼을 수도 있는 언행들조차 정말 유난떤다고 생각 들 정도로 제가 꼬인 것 같아요. 우리 아들 돌잔치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참석하라면서 남들 여름 휴가 갈 때 미친듯이 일만 했던 친구의 휴가가 본인 아들 돌잔치와 겹치니까 몇 달 전부터 이야기 했는데 섭섭하다며 싫은 소리를 하는데 정말 듣기 싫더라구요.
그러면서 한 사람 한 사람 참석여부를 묻는데 언니 생각이 많이 나더라구요. 필터링 없이 얘기할까봐 카톡을 무시했는데 그 이후에도 돌잔치 얘기를 꾸준히 하더라구요.
다른 친구랑 둘이 만났을 때 돌잔치 갈거냐는 얘기가 나와서 쟤 왜저러냐고 짜증날라한다고, 지는 우리언니 때 뭘 해줬다고 자꾸 돌잔치 얘기를 꺼내냐고 하니 친구가 조의금도 안했냐 묻길래 카톡 하나도 없었다니까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자기한테 장례식 갔냐고 묻길래 부모님이 대신 갔다 얘길 하니 자기는 아기가 태어난지 얼마안되서 장례식을 갈 수 없는 상황이니까 괜히 긁어부스럼 만들까봐 아무 말도 안했다고 하길래 좀 이상하게 생각은 했지만 조의금은 당연히 했을 줄 알았다고 하는데...
제가 아기 태어난지 얼마 안된 친구한테 오라고 닦달할까봐 위로조차 안했다고 생각하면 제가 너무 꼬인걸까요?
언니 생일이 얼마 남지않아서인지 점점 화가 차는 거 같아요.
원래 저는 친구 둘째 돌까지 챙기던 사람이었는데 그 친구의 태도가 너무 경멸스러워서
과거에는 돌을 못넘기고 죽는 아기들이 많아서 돌잔치를 했다지만 이제는 그렇지도 않은데 뭘 그렇게 돌잔치에 유난떠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예요.
마음 같아서는 다다다 쏴대고 싶은데 제가 너무 유난인가요?제가 너무 마음이 힘들어서 이런 생각이 드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