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나도 김첩여처럼 되고 싶어.그녀는 게이공주부의 무희였음에도 지금 폐하의 침상을 차지하고 있잖아.선실전이 정말로 고급스럽대.
유혜: 연아,너도 참.그게 바랄 일이야?우리는 폐하도 딱 한번 먼발치에서 겨우 뵈었는걸.
연아: 혹시 모르는 일이지!
유혜: 그리고 김첩여의 몸매와 재주,성품은 궁 안 여인들 중 누구도 따라갈 수가 없대.
피향전 궁녀들의 담소는 끝이 없었다.한나라의 젊은 황제 루키는 1년여 전부터 누이 게이공주의 집 무희였던 김청하에게 반해 계속 총애했다.그녀의 춤실력은 가히 최고였다.소싯적 궁중 최고 무희였던 독고오연도 인정했다.지금은 궁중 악사와 무희들을 가르치는 중년의 나이가 된 독고오연은 그녀처럼 되고 싶어 더욱 연습하는 무희들이 안타깝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사실 수려한 외모와 능력있는 황제의 옆자리는 모두가 탐낼 만했다.
현재 초방전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루키의 조강지처이자 대공주 무월을 낳은 황후 레아가 죽어 후궁 최고품계인 소의 화정이 후궁을 총괄하고 있는 상태였다.화정은 루키보다 나이가 세 살 많고 피향전에 살며 아들 하나,딸 하나를 낳은 여자였다.루키는 예전만큼 총애하진 않아도 그녀에게 후궁을 맡길 만큼 의지했다.레아가 살아 있었을 때 화정과의 사이가 괜찮기도 했었다.
루키와 죽기 전의 레아는 그리 생각했겠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았다.화정은 욕심이 있었다.황자를 낳은 그녀는 황후와 친하게 지내며 경계심을 품지 않도록 했다.그리고 병에 걸린 황후에게 조금씩 약을 써서 죽음으로 빠르게 몰고 갔다.그런 죄가 있던 그녀는 황후가 죽은 지 3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황후 책봉 소식이 없어 애가 타고 있었다.그러나 루키가 총애를 많이 주는 이도 없어 기다리기만 하였다.헌데....
화정: 도대체 뭐가 문제냐.어찌하여 그 무희만 총애하시는 거냐.아니,총애는 상관없다.본궁이 황후가 되고 우리 통이가 황위를 잇는다면, ,
유혜: 반드시 그리 되실 겁니다.진정하세요.
화정: 유혜,죽은 황후도 나를 이기지 못했다.그깟 천한 계집이 나를 꺾겠느냐?
유혜: 그럴 리가 없지요.김첩여가 무엇이 있습니까.아직 회임 한번 못 했지요.
화정: 회임,그래.그 일은 잘 되고 있느냐?
유혜: 예,달에 한 번씩 팔찌를 보냅니다.
순진한 김청하는 화정을 두려워하면서 그녀가 보내는 팔찌들을 받았다.그것은 난임 팔찌였다.허나 궁에서 잔뼈가 굵은 독고오연이 충고하면서 무언가 경계한 김청하는 그것들을 착용하지 않았다.갈수록 낯빛이 어두워지는 그녀를 본 루키는 걱정했다.
- 짐의 청하가 갈수록 말라가니 걱정이구나.
- 청하는 아무 일 없어요.폐하는 잘 드세요?
- 짐은 천하의 주인인데 당연하지.그...이제 우리가 만난 지도 일년이 지났군.
- ?
- 네가 짐의 황자만 낳는다면 짐은 너를 모의천하로 만들어 주고 싶다.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소녀는 아직 어리고,폐하를 모신 지 얼마 안 되었고...
- 너는 똑똑하고,어질고,또 짐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 폐하...감사하지만,화소의께서 계시지 않습니까.제가 그럴 수는 없어요.
- 무얼 걱정하느냐?소의에게 짐이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