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2 때 걔를 처음 봤는데 나랑 걔랑 둘 다 이과반이었거든?
그 때 내가 반을 바꾼 거라서 친한 애도 없고 그랬는데 걔가 날 되게 잘 챙겨줬어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친절한 애구나 하고 말았는데 그냥 밥먹고 나오는데 점심시간이라 걔가 축구를 하고 있는거야
그 때 걔가 골을 넣고 좋아하는 모습에 내가 반했던 거 같아
그 때 이후로 걔가 나한테 무언가 관심을 주면 나는 확대해석을 하기 시작했어
내가 필통을 바꾼 거 보고 걔가 필통이 귀엽다고 하면 그 음성에서는 '귀엽다'라는 말만 톡 따와서 나한테 한 거라고 생각하고 내가 머리를 바꾼 걸 걔가 알아챈 것도 다 나한테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 거라고 나 스스로를 속여갔어
그러다 3학년이 되었는데 걔랑 나랑 선택과목이 같아서 또 같은 반이 되었어
3학년 되고나서는 친한 애들도 많아지기도 했고 성격이 조금 활발해져서 친해진 애들이랑 주로 다녔어
걔랑 말할 기회는 별로 없어졌지만 걔에 대한 마음은 더 커져갔어
그래서 친구한테 걔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물어봐달라고 했어
그런데 친구가 나보고 걔가 나 멍청해서 별로라고 했다는 거야
그걸 생각하니까 화가나기도 하고 솔직히 아니라고 믿고 싶었는데 걔가 다른 애 보고 멍청하다고 나한테 뒷담 하는 거 보고 진짜구나 느꼈어
그러다보니까 정 털리기도 하고 그렇게 포기하게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