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수능 이틀 아니 이밤만 지나면 하루남긴 고삼이야.
난 2학년 중반에 자사고에서 인문계 여자고등학교로 전학왔어.
전학온 해인 2학년은 얼마 안되는시간이었지만 정말 힘들었어.
반 아이들이 날 보는 시선이 되게 안좋았거든.
몇가지 이상한소문이 돌았다고 해..
내가 밥을 같이 먹자고 하니까 불편하다며 결국 아무도 안먹어주더라.
반 아이들이 필기한 공책을 찾을때, 수행평가를 못했을때, 안가져온 준비물을 찾을때 정말 누구도 가리지않고 다 빌려주고 도와주고 노력했어.
근데 돌아오는 말은 “네가 우리랑 친해지려고 노력을 하긴했어?” 이거더라
사실 많이 힘들었어. 발표하길 좋아하는 성격을 숨겨야했고 질문을 하고 싶어도 너무 튀는거같아 수업시간에 자습을 주셔도 질문 하나 못했어.
그 무엇보다 제일 힘든건 수행평가 시간이었어.
나는 조편성 때 아무도 나를 끼워주고싶어하지 않는다는것이 너무 부끄럽고 정말 슬프더라.
날 싫어하는 애들 사이에서 민폐인거같아 몇번은 내가겉돌고 있는걸, 내 소문이 안좋다는 걸 선생님들께도 말씀드려봤어
그런데 돌아오는건 다 똑같은 말씀이더라.
“애들은 정말 착해서 그럴리가 없다”
“네가 좀 더 다가가봐라”
항상 조는 마음대로 짜라고 하셨고 항상 난 가위바위보 진 조에 들어가게 되었지
결국 죽어라 공부만 하게되더라고 내 곁에 있는게 공부밖에 없었거든
전학오고 처음본 시험은 대단히 잘보지않았지만 두번째시험부터는 점점 잘나오기 시작하더라.
그런데 내가 성적이 올라갈수록 반 아이들은 점점 날 안좋아했어.
그러던 어느날 학교 국어선생님이랑 간단한 3학년 선택과목 문제로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
괜찮으냐고
많이 힘들어보인다고
사실 다 보인다고 우리반 분위기 이상한거
그때 처음으로 공감해주시는 분을 만났어.
학교 위클래스 상담 선생님조차 혼자다니는게 어떻냐고, 소문은 이미 퍼져버렸는데 그냥 혼자다니라고 말씀해주셨거든
처음으로 나보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해주더라
사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압박에 난 애들이 잘못된게아니라 내 잘못이라 생각했거든
근데 그냥 우리반이 공부도 너무 잘하는 반이고 애들 하나하나 보면 평판이 좋아서 그렇지,쌤이 들어가시는 모든 반중에서 제일 분위기가 묘한 반이라고 그러시더라고
물론 날 위한 거짓말이었을지도몰라
하지만 그 분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거같아 자존감이 바닥을 내리치고 내 몸이 떨어져 죽을것만 같았을때 한줄기 빛같았어
그렇게 내 잘못이아니라는 말로 2학년을 버티고 올라온 3학년에서는 예전에 다니던 학교나 중학교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친구는 생기더라
그런데 친구가 생긴 기쁨도 잠시, 자사고에서 온 나는 내신에서는 인문계 친구들보다 조금 뒤쳐질수밖에 없었어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하긴했지만 그래도 내신이 안좋으니까 불안하더라고
죽기살기로 수능공부만 한거같아
공부할때 얼음을 입에 넣거나 팔 다리 위에다가 올려놓고 얼음물이 담긴 대야를 책상 옆에두고 졸릴때마다 얼굴을 담궈가며 공부했어
앉으면 잠이오길래 내내 서서 공부하기도 했고 밥을 먹으면 졸리길래 영양제를 먹고 식사를 거르기도했어
카페인을 끼니같이 챙겨먹고 하루에 3시간씩 자면서 공부했어 오로지 공부만을 바라보고 사니까 다시 친구들은 점점 사라지더라 너무 외롭지만 너무 힘들지만 전에 다니던 자사고 친구들이랑 대학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공부했어
이제 수능이 정말 얼마남지않았네..하루 남았어
내 고등학교 시절에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일탈이나 친구들과의 추억 그런것들은 거의없어
있어봤자 1학년정도지
어른들이 그러더라고 3년고생하고 앞으로 편하게 살래, 3년 놀고 앞으로 힘들게 살래
난 내 3년을 받쳤어
근데 너무 무서워 겨우 한번의 시험으로 내 노력이 평가받는다고 생각하니까 억울하기도하고 괜히 수능망치는 상상을 하기도 해
내가 수능을 못보면 난 학창시절의 추억도, 대학교도 다 포기하게 되는거잖아
그게 너무 무서워
그래서 수능을 못본다면 내 자신을 버려버릴지도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