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출산하신 분들 후기를 읽어보면 늘 우와...저렇게까지 해주는구나 싶어서 제가 겪은 출산후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모바일이라 띄어쓰기가 어색할지도 모르는 점 미리 양해 구하겠습니다. 그럼 편하게 음슴체 갈게요.
나는 캐나다에 거주중임. 결혼 5년만에 장말 기가막힌 타이밍에 찾아와 준 너무 소중한 아기를 정말 행복하게 품었음. 나도 입덧 욱욱 하겠지 뱃살은 다 트겠지 임신소양증이란게 있다던데 하면서 폭풍검색 덕분에 알아낸 지식들로 가득 차서 시작부터 긴장하긴 했었음.
정말 감사하게 난 그 어느것에도 해당하지 않는 임신기간을 보냄. 냉장고냄새가 거슬리는 정도에 그친 입덧과 굳이 따지자면 먹고싶은게 너무 없는것 정도가 입덧이었음. 평소의 나는 늘 먹고싶은게 생각나는 사람이었음. 임신두통이 오는줄 알고 걱정했으나 그것도 하루 아프고 말았고 미친듯이 가렵다는 (내가 가장 두려워 한) 소양증도 없었음. 배는 원래부터 많이 나와있던 탓인가 튼자국 하나 없음. 튼살크림 사놓고도 바른적 없음. 많이 붓지도 않고 모든 임신중 검사 한방에 통과하고. 내 친구들 중에서도 내가 처음 임신한 거라 정말 많이 축하받고 사랑받고 귀히여김 받음.
여기는 우리나라처럼 산부인과 내과 정형외과 나뉘어져서 거기로 바로 가는 시스템이 아님. 일단 패밀리닥터라는 가정의? 를 통해 각 분야(?)별로 추천(?) 받아서 가야함. (우리말로 딱히 뭐라고 써야될지 모르겠네요 죄송;;) 일단 임테기 두줄 나왔다고 전화하면 예약잡고 패밀리닥터 만남. 그럼 랩에 따로 가서 피 뽑으라고 함. 대부분 의사사무실 근처에 랩이 존재함. 그럼 거기로 의사 소견서 들고 가서 피 뽑고 소변통도 채워서 넘겨줌. 그리고 집으로 옴. 응급실 가는게 아닌이상 결과 나올때 까지 기본 몇일은 기다림. 그리고 피검사수치랑 소변검사결과 임신으로 판명나면 산부인과로 리퍼럴을 해줌. 내가 원하는 부인과의사 지정할 수도 있고 딱히 아는의사가 없다면 추천해주는 곳으로 가도 됨. 난 한국인 여자의사가 있다길래 그분으로 해달라 함. 근데 그분 우리말 잘 못함. 자긴 영어가 편하대. 자꾸 영어로 하셨어서 한국분인게 메리트가 없었음.
우리나란 의사가 초음파 찍으면서 바로 설명해 주지 않음? 여긴 초음파도 테크니션이 하는거라서 의사가 아닌 테크니션이 뭐든지 그 정보를 나에게 얘기해주면 법에 저촉됨. 의사가 나한테 전화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함. 내 자궁 들여다보는데 나도 화면을 못보게 함. 봐도 뭔지 모르는데 굳이 막 화면을 나한테서 등지게끔 돌려버림. 근데 이것도 테크니션따라 다 다른거였음. 암튼 초음파도 난 임신기간 통틀어 3번 본게 다임. 평상시 첵업 가면 도플러라고 그 왜 아기 심장박동 듣는 기계 그거 들고 들어와서 내 배에 대고 들려줌. 보여주는게 아니라 들려줌. 그리고 건강하대ㅋㅋㅋㅋㅋ 그리고 내 배꼽부터 아랫부분을 줄자로 잼. 줄.자. ㅋㅋㅋㅋㅋ 드레스 맞추러 온줄.
암튼 아기가 역아라 함. 처음엔 기다려보쟤서 기다림. 계속 안돌아옴. 끝까지 안돌아옴. 아기를 돌릴수도 있지만 그 과정이 고통스럽고 또 내 아기는 머리가 많이 커서 힘들거라고 함. 제왕절개로 결정하고 날짜잡음.
당일 전날까지 쇼핑몰 돌아다니고 임산부에 대한 배려를 실컷 즐긴 뒤에(계산도 먼저하게 해주고 커피숍에서는 자리도 비켜줌. 내 배가 좀 비정상적으로 컸음) 다음날 오전에 캐리어 끌고 병원에 감. 간호사에게 이런저런 설명듣고 링거꽂고 수술실 들어감. 여러명이 가운입고 있고 머라머라 설명하는데 긴장+무서워서 기억안남. 설명하는 사이사이 너 잘할거야 힘내 우리 실력있어 따위의 격려를 들음. 마취의사가 수술대에 걸터앉아서 최대한 몸을 동그랗게 구부리라고 함. 수술대는 정말 차가움ㅠ내 앞으로 담당쌤 와서 안아주심. 그 상태로 바늘 꽂는다 릴렉스~~하더니 살짝 따끔하고 시원한 액체가 허리를 타고 내려오는 느낌이 남. 그리고는 바로 느낌 없어짐. 근데 그 느낌 없어진단게 그거임. 왜 치과에서 마취하고나서 볼 때리면 만짐 당하는 느낌은 있는데 그이상의 세부적인 느낌은 없는거. 그래서 내 몸이 들썩여지는게 다 느껴짐. 두사람이 양옆으로 서서 내 배 가르고 손을 넣고 내 하체가 들썩이는게 보이고 느껴짐. 우리신랑은 계속 내옆에서 손잡고 괜찮아? 안아파? 해주고. 우리아기가 나옴ㅠㅠㅠ 아기 끄집어내는.그 순간에 잠까누멈추더리 남편! 사진 안찍을거야? 함. 울신랑 어?? 순간당황. 지금 빨리 찍으라며 아기 든 상태로 정지해서 있어주심. 허둥지둥 사진찍고 후처치 들어감. 우에엥 하고 우는데ㅠㅠㅠ 처음 딱 보고 남편한테 한 말이 "여보, 쟤 왜저렇게 못생겼어!!!" 였음ㅠㅠㅠ 담당쌤한테 무슨소리냐고 팔뚝 얻어맞음. 새빨갛고 쪼글쪼글 온 얼굴을 찌푸리고 대차게 우는 우리 아기는 정말 당황스러울 정도로 낯선 모습이었음. 만약 내가 지옥의 진통을 겪고 밀어낸 아이라면 그 무엇보다 감동이 컸을지도 모름. 하지만 난 마취가 된 굉장히 이성적인(?) 상태였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던것 같음. 하지만 우리아기를 딱 내 가슴에 안았는데 나 콩깍지가 씌인건지 새상에서 제일 완벽하고 예쁜아이로 둔갑함ㅋㅋㅋㅋㅋ근데 님들 그거 앎? 우리아기 3.27로 전.혀. 크지 않은 아가였음. 머리통이 그렇게 크다더니 입원실에서 내 옆 침대의 백인아기 보다도 머리통 작았음ㅋㅋㅋㅋㅋ 이나라가 이럼ㅋㅋㅋㅋㅋ 하아... 입원실로 옮겨지고 약을 받음. 타이레놀 두알 애드빌 두알인가? 벌써 기억안나네;;; ㅋㅋㅋ 암튼 그걸 4시간 간격으로 먹으라 함. 그들은 나의 구세주였음. 그것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것 같음. 약빨 떨어져갈때 밀려오는 수술자국의 고통은 그냥 고통임. 정말 큰 고통임. 근데 약 먹고나면 참을만 해짐. 그렇게 모유수유도 해보고 계속 가슴 까고 애기 올려놈. 스킨투스킨 하라고. 어떻게 하루가 지났는지 모름.
여긴 큰 문제가 없이 자연분만하면 24시간안에, 제왕절개를 하면 48시간동안만 병원에 있게함. 입원실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시간계산이 시작됨. 난 48시간도 안돼서 방귀소변대변 다 봄. 담당의사가 두엄지척과 함께 엑설런트!! 를 외치더니 집에 가라고 함;;; 나 당황해서 나 아직 아픈데..? 엄...상처 발어지면 어떡해..? 소독 안해줘..? 상처 벌어지거나 진물이 나면서 열이나면 응급실로 오라는 말과함께 퇴원수속을 밟게함. 그렇게 난 태어난지 48시간도 안된 신생아와 집으로 옴.....
그리고 그 무섭다는 육아가 시작됨.... 그 첫 관문은 모유수유였음.......
그렇습니다 여러분.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이 얼마나 좋고 편리한지 또 그것에 얼마나 감사해야 하는지 아셔야 합니다. 여기는 보험이 있으면 대부분의 의료혜택을 무료로 누립니다. 출산비용 1도 안들었어요. 그래서인가봐요 줄자로 배 재고 도플러로 아기심장소리 듣는 이유가요. 뭐 아무튼 여기서도 모든 엄마들은 아기 잘낳고 잘 기르며 살아요. 다만 저는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에 익숙한 사람이라 그 차이점을 느낀거지요.
아무튼 지금은 둘째를 임신한 상태입니다. 축하해 주세요! 우여곡절 끝에 귀하게 찾아와준 아이라서 조심스럽습니다만 이번엔 자연분만 시도해 보려고요. 성공하게 된다면 브이벡 성공기도 써보고 싶네요. 성공하면 자연분만이니까 24시간만에 퇴원하겠군요 하하하하하 이번엔 엄마가 안와주시기 때문에 출장 산후도우미를 쓸 예정입니다. 가슴마사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고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