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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 걸린 대한민국, 영화 <괴물>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 언론과 평단에서는 연일 괴물에 대한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마치 담합이라도 한 듯 영화에 대한 비판은 찾아볼 곳 없고 온통 찬양 일색이다. 이에 질세라 관객도 개봉일 최다관람 신기록으로 화답했다.
영화가 개봉된 이후에는 개봉 5일만에 200만을 돌파했다는 등 스코어를 전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봐야 할 영화로 관객몰이에 압장서고 있다. 이쯤 되면 강력해도 보통 강력한 바이러스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괴물에 대한 인기가 마치 영화속 상황과 똑 같다. 있지도 않은 바이러스를 있는 것처럼 속이는 정부와 미군처럼, 영화 괴물도 언론과 평단에 의해 뭔가 엄청난 게 있는 것처럼 발표되었고, 관객은 그 발표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그 결과 영화속에서 등장인물들이 강제로 호송차량에 실려 병원으로 끌려가듯 관객들은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처럼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는 괴물의 힘은 개봉 전부터 이미 예견 된 일이기도 하다. 칸 영화제에서의 격찬은 이 영화에 대한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하였고 기대심리는 한껏 부풀려놓았다.
그렇다면 정말... 괴물은 그토록 엄청난 괴물영화일까? 아무래도 영화를 보고나면 그 답이 나올 것이다. 그래서 봤다. 괴물일 정도로 잘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라는 결론이다. 이는 나만의 평가가 아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표정도 개봉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한 마디로 잘 만들긴 했지만 평단의 호들갑처럼 오락성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평단의 부풀리기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는 형국이다. 그냥 별 기대 없이 보면 그런대로 봐 줄만 하지만 영화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진 현 상황에서 보면 실망스럽기 때문이다.
괴물은 오락영화 혹은 대중적인 영화다. 감독도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괴물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영화에서 뭔가를 찾아서 봐라 이런 것들이 괴물의 힘이다. 라고 알리고 있다. 이는 영화의 완성도나 부족한 재미를 영화의 메시지로 충당하려고 하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메시지를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영화의 몰입을 방해할 뿐 아니라 재미도 떨어뜨린다. 메시지는 관객이 느끼고 찾는 거지 친절하게 밥을 수저로 떠서 먹여주는 과잉친절까지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괴물에 대한 기대는 봉준호 감독에 대한 믿음
“괴물? 뭐 뻔한 영화 아닌가?” 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괴물을 보려고 하는 건 아니다. 봉준호감독이기 때문에 본다” 괴물을 본 상당수 관객도 나처럼 괴물에 대한 기대라기보다 봉준호 감독에 대한 믿음을 가졌을 거라고 본다.
그리고 감독에 대한 기대는 <살인의 추억>을 통해서 생겨난 믿음과 신뢰이기도 하다. 그 만큼 살인의 추억은 평단과 관객을 열광시켰고, 봉준호 감독은 이 시대 영화의 아이콘이자 화두가 되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점이 감독에게는 독이 되고 있다. 살인의 추억 이후 차기작에 대한 부담이 괴물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감독의 작품이다. 이 말은 그만큼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거다. 감독이 영화를 완벽하게 지배하지 못하고 놓치게 된다면 결과는 뻔하다. 괴물은 한국영화 제작기간에 비하면 상당히 장기간동안 제작되었다. 영화의 특성상 cg 후반작업이 6개월여 이상 소요된 걸 감안한다 해도 2년 넘게 걸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긴 제작기간이 완성도를 높이는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괴물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완성도에 대한 압박이 영화가 감독의 통제권에서 벗어나지 않았나 싶다. 영화 곳곳에서 드러나는 오류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

캐릭터만 놓고 보더라도 전혀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버 연기로 일관하는 배우들 때문에 괴물까지 현실감이 떨어지는 우를 범한다. 당연히 극적 긴장도 도 떨어질 뿐 아니라. 한국 공포영화의 고질병인 순간적으로 놀라게 하는 수법을 답습하고 있다.
영화 후반부에 나타나서 괴물을 물리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은 급조된 캐릭터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노숙자가 왜 주요인물을 도와서 괴물을 물리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인물설명이 약해 설득력이 떨어지는 캐릭터는 전혀 봉준호 답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괴물이 한국영화 관객동원 신기록을 세울 것이다. 라고 언론과 일부 동조세력들이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난 단언한다. 쉽지 않다고. 괴물은 흥행에서 성공은 하겠지만 괴물의 정체가 드러난 이상 더 이상의 거품과 탄력은 기대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괴물은 분명 한국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았지만 감독은 전작을 뛰어넘지 못한 역량을 보여줘 아쉬운 괴물이다. 그래서 괴물을 보러 갈 때는 서스펜스와 웃음을 절묘하게 버무려 낸 살인의 추억에 대한 추억은 집에다 잠시 놓고가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