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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스탭으로 일했는데..

ㅇㅇ |2019.12.26 23:33
조회 142,106 |추천 624






안녕하세요, 서른 초중반 여성입니다.
저는 대학교 졸업 후 짧게나마(4~5년) 연예인 스탭으로 일했어요.
어느 날 갑자기 콘서트 백스테이지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후로 학원도 다니고, 취직도 했습니다.



23살 어린 나이에 방송일을 시작했는데 원래 사회생활이 이렇게 힘든가? 싶었어요.



하루도 빠짐없이 1년 내내 매일 20시간 넘게 일하고,
밤 11시에 첫끼를 먹을 때도 있고, 일주일동안 똥을 못 싼 적도 있어요.

그렇게 일해서 받은 첫 월급이 30만원.
월세는 70만원. 밥값, 교통비까지 하면 100만원이 훌쩍 뛰었겠네요.
그때는 몰랐어요, 부모님께서 하고 싶을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으니.



그땐 어려서, 그리고 알바 한번 안 해보고 자라서 몰랐는데
같이 일했던 연예인 언니, 오빠, 동생, 친구들이 너무 안쓰러워요.



저와 함께 일했던 분들은 대상 먹은 A급부터 이름 들으면 잉? 하는 우리만 아는 분까지, 가수와 연기자 2,30여팀 정도 될 것 같네요. 짧게 스쳐간 분들까지 합쳤어요.




일이 재밌기만 했다면 좋겠지만, 익숙해지면 힘든줄 몰랐던 것들이 힘들어지기 시작하잖아요.
전 사람이 그렇게 미워지더라고요.
눈을 뜨고 있는데도 꿈을 꾼 것 같고, 뮤비 촬영때는 너무 못자니까 서서도 자더라고요.
길가다 땅만 쳐다봐도 눕고 싶고, 방송국 화장실에서 변기에 앉아 잔 적도 있어요.
사람이 잠을 못 자니까 진짜 예민해지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는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 수 있고, 얼굴에 표현해도 되는데.. 같이 일한 연예인들은 그 마저도 못했어요. 졸려도 참아야했고, 웃어야했어요.



사람이 너무 극한 상황에서 일을 하다 보니 때로는 정말 포기 하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저는 계단만 보면 구르고 싶고, 차가 있으면 뛰어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하면 잘 수 있고, 잠깐은 쉴 수 있으니까..
매니저, 회사, 협찬사에서 오는 전화 안 받아도 되고, 그냥 쫌 쉬고 싶었어요.
아마 제 담당 연예인들도 그랬을텐데..




제가 평범한 회사에 들어갔다면 일주일에 하루정도는 쉬는 날이 있었을거고, 같은 일을 반복하다보면 익숙해지는 날도 왔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냥 이 일이 좋아서 했어요.


저도, 다른 스탭도, 담당 연예인들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할 수도 있지만,
제 담당 연예인들 중 안티가 있는 동생들이었어요.
그때는 정말 몰랐어요. 근데 일 그만두고 또 다른 사회에 나와서 보니까 안티가 정말 많았더라고요.
우연히 최근에 제 담당연예인의 안티를 만나게됐어요. 물론 그 사람은 제가 그들의 스탭이었던 걸 몰랐던 상황인데..

이유가 너무.... 너무 아무것도 아니라서...
내 동생들이 욕 먹는 게 너무 화가나더라고요.



왜 싫어해요? 라는 제 질문에
그 년 루머가 하나 있는데 그 루머가 루머인 거 아는데도 재수없어요! 라고 했어요.




제가 주제 넘지만, 누군가를 미워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본인을 한번 돌아보세요.
나 또한 누군가한테 미움을 받으면 상처를 입고 자존감이 떨어지지 않나, 내가 누구를 미워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친한 친구가 서운한 말을 해도 하루종일 머리에 맴도는데,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다수가 오해를 사실인 듯 믿고 나를 미워하고, 때로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로 나를 공격하면.. 제 동생들이 너무 불쌍해요.



열 사람이 내 칭찬을 해줘도 한 사람의 툭 뱉은 한 마디만 기억하는 게 사람인 것 같아요.
학교에서, 가정에서, 회사에서 우리도 쉽게 상처 받잖아요.
누군가가 밉다가도 때로는 입 다물고 지켜보다보면 그게 별거 아닐 때가 많아요.
조금만 관대해져주세요!



여러분의 악플로 저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상담을 받고 약도 먹어요. 그렇다고 그 꿈을 포기도 못해요. 돈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남의 시선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걸 포기하는 멍청이가 되고 싶지 않을거예요.







주제 넘게 제가 이 글을 쓰게 됐네요.
(사실 저도 여기에 나쁜 댓글이 달릴 것 같아 너무 무서워요 ㅠㅠ 아마 삭제할지도 모르겠어요)


모바일로 쓰다보니 횡설수설하게 적은 것 같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줄요약 : 말이 마음을 만듭니다. 미운 마음을 입 밖으로 내지 말고 억지로라도 삼키다보면 줄어들진 않겠지만 커지진 않을거에요.






















추천수624
반대수21
베플ㅇㅇ|2019.12.27 08:06
참나 연예인은 그렇게 돈 많이 받는데 수많은 스탭은 월급을 겨우 저만큼 받는다 이게 기형적인 사회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베플ㅇㅇ|2019.12.27 08:41
첫월급 30이요..? 에바아님 ㄹㅇ?;;
베플ㅇㅇ|2019.12.27 14:07
갑자기 글 주제가 바뀌어서 당황했음... 그래서 일이 힘들다를 말하고 싶은건가요 악플 달지 말자를 말하고 싶은건가요
베플ㅇㅇ|2019.12.27 18:25
결론이 이상하네 악플 달지 마세요가 아니라 그야말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버는 기형적인 착취 구조를 고발해야지 스텝들은 곰처럼 사람만큼 대우도 못 받고 쥐꼬리만한 돈으로 착취 당하는데 연예인들은 억대로 돈 벌기나 하고 그런 이름 얼굴 모르는 스텝들의 희생을 토대로 빛나고 주목 받기나 하지..걍 팬의 주작인 듯
베플ㅇㅇ|2019.12.26 23:41
고생 많이 하셨네요ㅠㅠ 저는 제 꿈이 그쪽이랑 살짝 연결되어있어서 지인 덕분에 대학 방학되면 스탭으로 이리저리 다녔었는데 다니면서도 든 생각이 이쪽은 직업으로 삼는건 죽어도 못하겠다 였어요. 저는 그래도 방학 때랑 틈틈이 다녔고, 하고자 하는게 있어서 경험쌓고 인맥 만드느라 재미를 느끼긴 했지만 피곤하다보니 다들 지쳐있고 때론 예민해서 잦은 말다툼을 하는 분들도 많이 봤어요. 공감돼서 지나가다 댓글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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