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암치료중이에요
남편이 주재원으로 해외거주자인데
몸이 이상해서 한국들어와 검사하다 발견했어요
가볍게 수술만 하면 괜찮은줄 알았는데
검사를 해보니 크기가 커서 항암을 먼저 하고 수술을 했습니다.
경과가 좋아서 항암중 검사상 보이는 암세포는 사라졌어요
수술은 검사상 보이지않는 부분까지 확인하기 위해
원발암부위를 절제해 정밀검사를 한 것으로 결과는 완치입니다
남은 치료가 있긴 하지만 항암때만큼 힘들진 않을테니
잘 해낼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남편과 아이들은 해외에서 계속 거주중이고
저는 친정과 시댁을 오가며 반년동안 치료했어요
남편은 주변에서 인정하는 애처가였고
저도 그런줄 알고 살아왔어요
투병중에도 남편과 아이들, 지인들이 너무 잘해주어
마음편하게 치료할 수 있었어요
수술후 퇴원한 다음다음날 알게되었어요
제가 투병하는 동안 술집 아가씨를 만난 일을요
드라마에서 왜 사람들이 충격을 받으면 주저앉는지 알 것 같았어요
손끝으로 힘이 다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믿고 존경하던 남편이었어요
서로 무엇을 하든 지지해주는 사이였습니다
접대가는 것도 다 말해주던 사람이었어요
그런 자리에서 고고하게 놀지만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같은 아가씨를 몇 달동안, 내가 아픈 와중에
만날거라고는 상상도 해본적이 없는 일이에요
이혼하자는 제 말에
남편에 시어머니까지 합세하여 빌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을 얘기하고 투병중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 처지를 현실적으로 얘기하며
한번만 용서해달라 빌고 있어요
저도 알고 있어요
이혼하면 제 처지가 어떨지
경력단절 십년이 넘은 제가 암을 치료하며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요
치료비 벌기도 힘들거에요
아이들도 지금처럼 여유있게 키울 수 없을 거라는 것도 알아요
제가 투병중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배신감이 들진 않았을거에요
용서를 하자니 배신감이 너무 크고
용서를 안 하자니 현실적인 문제가 걸리고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