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사랑해요.” “요리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보고 싶을 거에요….”
아이들은 선생님과의 이별이 못내 아쉬웠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말 초등학교 마지막 겨울방학이 시작되던 날 칠판에 각자의 분필 글씨로 ‘러브 메시지’를 촘촘히 채워 넣었다. 군데군데 하트 표시들이 보였다.
충남 J초등학교 6학년 최모 여교사(37)의 교실의 모습이다. 그는 네팔 안나푸르나 해외교__사에 참여해 트레킹을 하다 실종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 가운데 한 명이다. 19일 오전 기자가 교실을 찾았을 때 메시지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마치 항상 선생님이 지키던, 그러나 지금은 텅 빈 교탁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듯했다.
학교와 학부모들은 “선생님 졸업식 후에도 봬요”라는 아이들의 소망에 메아리가 없으면 어떡하나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이들은 이미 선생님의 실종 비보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아이들이 학교에 전화를 걸어와 “우리 선생님 어떻게 하느냐”며 울먹였다고 한다.
학교 측은 이날 부장단 회의를 열어 아이들이 받을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A 교장은 “혹시나 학사 공백이 생기지는 않을까 임시 담임을 선정했으나 해당 교사가 맡기를 꺼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미혼인 최 교사는 교직을 천직 삼아 봉사의 삶을 결심한 사람 같았다. 2005년 국립대 심리학과를 졸업했지만 곧바로 다시 공부를 시작해 2007년 교육대학에 입학했다. 임용고시에 합격해 2012년 충남의 Y초등학교에 첫 임용돼 근무하다 지난해 3월 지금의 J초등학교로 옮겼다.
전근하기 직전 5개월 간, 그러니까 2018년 8월 13일부터 지난해 1월 19일까지 그는 다문화국제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파견돼 교육 봉사활동을 했다. 거기서 느낀 게 많았던지 최 교사는 J초등학교에 부임한 뒤 바로 네팔 해외교육 봉사를 신청했다. A 교장은 “최 교사가 교__사를 위한 사전 연수를 허락 받으러 찾아왔을 때 ‘교육기부에서 큰 보람을 찾고 있다’고 털어왔다”고 기억했다.
최 교사는 학급을 잘 이끌었고 여러 분야에서 재능을 보였다. A 교장은 “내가 지난해 9월 부임한 데다 교사들이 많아 개별적으로 이야기할 기회는 없었지만 아이들을 보면 선생님을 잘 알 수 있다”며 “그 선생님 반 아이들은 구김살 없이 밝고 활발하며 학부모들이 교육방법에 이견을 제기하는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전 근무지에서 과학 전담교사를 지낸 최 교사는 J초등학교에서도 과학 지도에 두각을 나타냈다. 청소년과학탐구 대회에 참가해 지역교육지원청과 충남교육청에서 아이들이 금상과 동상을 수상하게 하고 자신도 우수 지도교사 표창을 받았다. 미술을 지도하면 아이들의 가량이 쑥쑥 향상돼 학부모들도 좋아했다. B 교감은 “최 교사가 올해에는 미술 전담교사를 한번 맡아보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한 상태”라며 “아이들은 선생님이 하루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되돌 오길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