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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ㅇㅇ |2020.02.05 22:45
조회 176 |추천 1

고등학교 때 너를 처음 보았다.
함께 친하던 친구 덕에 우린 조금은 늦은 학기에 서로를 알게 되었다.
너와 친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네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생각 자체가 네게 관심이 갔다는 걸 증명했다.
그냥 약간 쓰리고 말았다.
쓴 약 한병을 들이킨 것처럼.
그냥 그러고 말았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
1월 1일을 넘기며 많은 것을 생각했었다.
인생의 방황이 시작되고 친구들을 문득 만나고 싶어져 저녁 9시 친구 두명을 집 앞 카페로 불렀다.
항상 장난끼로 가득찼던 세명의 모습을 잊고 진심이란 것을 다해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들려주었다.
그러다 네가 너의 친구와 함께 우연히 그 카페에 들어왔다.

네 친구와 너, 너와 내가 함께 친한 내 친구 둘 그리고 나
그날 이후로 매일 함께 했다.
뭐가 그리 재밌고 헤어지는 게 아쉬웠는지 헤어질 무렵이 되면 아파트 공원을 다섯이서 빙빙 돌고 정 아쉬우면 내가 널 데려다줬다.
아 그때는 네가 남자친구와 헤어질 무렵이라 다른 친구들에겐 위로라는 핑계로, 전 남자친구 생각하며 걷지 말라며 널 데려다줬다.
그냥 니가 내 옆에 웃는 게 좋아서 그랬던 건데.

한달을 함께 했을 무렵 자연스레 입맞춤을 했다.
이상하게 손은 그 이후에 잡았다.
그리고 연애를 시작했다.

그치만 함께 할 순 없었다.
열심히 공부했어야 했으니까.
고삼 시절 널 만난건 기껏해야 쉬는시간, 점심시간 그리고 널 독서실 앞까지 데려다주는 것 그게 전부였지만 잠들기 전에 통화하는 그 오분에 하루 피로가 모두 사라졌다. 행복했다.

수능을 보고, 울고 대학 발표에 웃고 성인이 되어 함께 술을 마시고 차를 렌트해 바다를 보러 가고 함께 자고 군대 때문에 통보한 이별에 울고불고 난리치는 니 덕에 나도 울며 널 안고 무사히 제대해 취직하고 돈을 벌며 벌써 7년이란 시간을 함께 했다.

너는 지금 내 옆에 누워 잠에 들어있다.
내 모든 숨결에 니 향기가 느껴진다.
자연스레 나에게 안기는 니가 사랑스럽다.
안고싶다 결혼하고 싶다.
근데 화장은 지우고 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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