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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Friut.진이 |2006.11.15 21:12
조회 34 |추천 0
부부의 날이라니 아직은 좀 생소하다. 이제 3년 차 부부경력인 정미씨는 어찌 보내야 할지 고민이다. 사실 아직은 딴 기념일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솔직히 남편이라는 분들께서는 '부부의 날'이니까 뭐라도 좀 특별하게 보내야 하지 않겠냐 하면 반갑기나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5월 한달 지겹게 애들, 부모님 챙겨드린다고 등골 빠졌을 텐데 또 무슨 날이라고 하면 두 손 두 발 다 내 젖고 이렇게 말할 걸? '부부의 날? 그냥 공휴일이나 만들어 주지. 나 좀 쉬게……'라고 할 게 뻔하다. 정미씨는 지레 포기하고 도대체가 자기 몸 편한 것만 생각하고 남의 기분은 눈곱 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이기적인 남편에게 새삼 화가 난다.
'그러면 그렇지 오죽 부부들이 전쟁이나 해대니까, 이런 기념일까지 만들어서 잘들 지내라고 국가에서까지 신경을 쓰겠어.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나. 저런 남자를 어떻게 변화시키느냐고. 차라리 내가 참고 말지. 내 팔자가 이렇지 뭐.' 괜스레 혼자 생각하고 혼자 판단에 아직 퇴근도 안 한 남편을 욕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자 정미씨는 아차 싶었다. '내가 지금 왜 이러는 거지?' 정미씨는 아직도 결혼생활은 타협과 이해라는 것에 반대한다. '고칠 것은 고치고 잘못된 것은 시인하도록 해서 내 사람을 만들어 가는 것이 옳다. 그런데 왜 지금껏 고쳐지는 것은 없고, 불만만 점점 쌓여 가는 걸까?' 정미씨는 아무래도 결혼을 잘못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또 든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이미 자식도 있고 함께 평생을 살아야 하는 것을.
하지만 초보 부부들이여, 길지 않은 인생 싸우면서 서로에게 상처 주면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부부가 살아가는 법은 따로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부부 십계명*
1. 두 사람이 동시에 화를 내지 말라.
2. 집에 불이 났을 때 외에는 고함을 지르지 말라.
3. 눈이 있어도 허물은 보지 말며 입이 있어도 실수를 말하지 말라.
4. 아내나 남편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
5. 서로의 아픈 곳을 찌르거나 부모형제를 욕하지 말라.
6. 해가 지도록 분을 내지 말고 화를 품고 잠자리에 들지 말라.
7. 처음 사랑을 잊지 말며 칭찬 할 것을 찾아라.
8.속이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
9. 자존심을 깨고 먼저 화해하라.
10. 가정 제도의 창시자요 주례자요 중매자를 기억하라. 정미씨는 부부 십계명을 보니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모두 다 십계명에 어긋나고 있는 항목을 고스란히 채우고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이러다가 결국 자동적으로 이혼길로 가면 그게 바로 지옥길이 아니고 무엇인가 싶은 것이 가슴이 무거웠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얼굴은 바로 이제 3살 먹은 아들의 얼굴이다.
사실 부부의 날이 만들어진 배경은 10년 전 어린이날, 한 방송에 출연한 아이가 "내 소원은 엄마 아빠가 함께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만들어졌다고 한다. 부부의 날 위원회 사무총장 권재도 목사가 이 방송을 보고 충격을 받아, '둘(2)이 하나(1)돼 행복한 가정을 만들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1995년부터 각종 행사를 열어온 것이 바로 부부의 날이다.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를 이유로 사랑을 고백하는 연인들처럼 애정 표현이 서투르고 어색하다면 '부부의 날'을 이용해서 장미꽃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작은 메모지에 사랑의 편지를 써서 상대방에게 전해주고 소리 내어 읽어주면 어떨까? 이런 자잘한 지침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부부의 날의 의미는 어쩌면 부부 당사자에게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자식들에게 있어서는 이제껏 든든히 부부의 자리를 지켜오신 부모님들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쪽에 더 마음이 간다. 부부의 날을 맞아 한 청소년 단체에서 부모님을 위한 부부의 날 이벤트로 아래와 같은 몇 가지 항목을 제안했는데, 부부에게도 좋고, 가족 모두에게도 의미 있는 이벤트인 것 같아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가족사진을 찍어요!
부부 사랑의 원천은 아무리 상대방이 미워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같은 이유이다. 부모님을 위해 매년 가족사진 찍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식에게 고마운 마음과 동시에 부부로서의 정을 돈독하게 해드리는 좋은 이벤트가 될 것이다.

2. 부모님의 이름으로 메시지 보내봐요!
편지나 선물 각각 어머니 아버지 이름으로 서로에게 보내드리자. 나중에 들통이 나면 쑥스러우시겠지만, 자식이 어머니 아버지가 이렇게 사랑하면서 살길 바란다는 것을 알려드리는 의미로 받아들이시고 흐뭇해 하실 것이다.

3. 추억의 장소에서 이벤트를 만들어요!
부모님의 신혼 여행 지나, 어렸을 적에 온 가족이 다녀왔던 여행지, 자주 다니던 카페나 식당처럼 부모님의 추억을 떠올려드릴 수 있는 장소에서 이벤트를 만들어 드리자. 아들며느리와 부모님이 함께 가는 여행이라면 상상만 해도 멋진 이벤트가 될 것이다.

4. 가족 장기자랑
가족이 모여 각자 노래나, 이야기, 악기 등 개인기를 준비해서 작은 장기자랑 공연을 드는 것은 어떨까? 저녁식사 후에 조촐한 다과상, 그리고 부부에게 전달하는 사랑의 편지 낭독 시간을 만드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5. 진솔한 대화 나누기
부모님에게도 그 동안 털어 놓지 못한 고민들이 많으셨을 것이다. 마땅히 의논할 상대도 없으셨고, 누구보다도 대화의 상대가 필요하셨던 분들이다. 자식의 입장이기 이전에 친구, 동료의 입장에서 부모님과 진솔한 대화를 나눠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정미씨는 부부의 날 이벤트를 위해 넷 서핑을 하던 중 많은 정보를 알게 되었다. 부부를 위한 인터넷 동호회에도 몇 군데 가입을 하고 부부의 날을 기념해서 엄청난 상금이 걸린 수기공모전도 메모해 두었다. 백화점과 할인 마트마다 부부의 날 기념 이벤트나 할인 행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아직 초보부부라서 왜 부부의 날이 필요한가 의아하긴 했지만, 부부의 의미가 이렇게 중요한 것이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되니 세상이 달라 보이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이혼했다는 친구와 생각 없이 남편 험담을 늘어놓았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이렇게 잘 살고 있는 내가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더 잘살아 보자. 아자 아자 파이팅 ~ 하는 순간 울리는 벨 소리. "당신이야. 나 지금 퇴근길인데, 당신 좋아하는 순대집 앞이다. 조금만 기다려 곧 들어갈게." 거나하게 취한 듯한 남편 목소리인데, 왠지 모르게 울컥하여 목이 메인다. '여보 사랑해요, 당신이 최고예요. 우리가 부부가 된 것에 정말 감사해요.'
대한민국 모든 부부들! 소중한 아내,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자. 이렇게 하다 보면 시나브로 일년 365일이 그렇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기대도 든다. "이 세상 모든 부부들이여, 당신들이 주인공이십니다. 이 세상 한 가운데에서 크게 외치세요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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