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옅어져간다. 짙어져간다.

갈등 |2020.03.10 23:40
조회 3,933 |추천 37
조금씩 아픔도 미련도 슬픔도 옅어져간다
하지만 당신에 대한 기억들은 짙어져간다.

당신과 나 사이에 스쳐갔던 꾸밈없는 표정들
내 속마음을 숨긴 채 나눴던 짧은 대화들
문을 나서던 내 등 뒤에서 종종 큰소리로 들려오던
당신의 인사 아닌 인사말들...

어두컴컴한 내 마음 속 깊은 곳,
처음겪어 감당 안되는 감정들을 가둬놓은 지하실에서
당신과의 짧은 영상을 끊임없이 돌려봤으니까.

지하실에서 다시 지상의 현실로 뚜벅뚜벅 올라오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과연 당신과 함께 하는 삶은 행복했을까

난 자신 있었지. 환상 속의 당신과 나는 비슷할 거라고.
난 당신을 이해하고 당신은 나를 이해하며
말 그대로 영혼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난 아주 잠시나마 당신의 내면 깊은 곳에
닿았던 느낌이었거든.

어리석다. 어리석어.
박제로 가득 찬 지하실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는 내가.
난 사실 진짜 당신의 모습을 본 적이 없지.
내가 각색한 영상 속 당신을
끊임없이 되새김하는 것이 전부인걸..

난 진솔한 당신의 모습이 정말 보고싶어.
그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당신이 너무 궁금해.
아니, 그 곳에서라도 당신을 다시 보고싶어.

난 이런 질척거리는 글들이 공감안되고 싫었어.
하지만 그런 내게서 나도 몰랐던 내 모습들을
발견하게 해 준 당신을 잊기는 힘들 것 같아.

어떻게 당신을 볼 수 있을까..
욕심인 걸까..
대화하고 싶다.
추천수37
반대수3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