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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부 유니콘 만난 썰 푼다

ㅇㅇ |2020.03.13 01:24
조회 581 |추천 0

톡선에 운동하는 남자 걸러라 이런 얘기가 하도 많아서... 참고로 좀 길어질 거 같애


내 전남친 얘기야 태권도부였고 우리 학교는 나름 타지역에서도 일부러 올 만큼 공부 좀 하는 학교인데 태권도부 특별 전형으로 딱 4명 뽑았어 그 중에 전남친도 잇었고 윗학년에 국대급 선수가 한 명 나와서 우리 학년에도 기대가 큰 편이었어

근데 우리 학년 태권도부... ㅋㅋㅋㅋ 말 그대로 망해버렸어 한 명은 태권도 싫다고 자퇴, 한 명은 하도 사고를 많이 쳐서 사실상 없는 존재. 나머지 두 명이 있었는데 한 명은 전국대회 휩쓸고 다니면서 받은 상금 저금한 것만 해도 몇천만원 대였고 어머님 생신 선물로 몇백짜리 가방 사드리고 그랬었음 ㅋㅋㅋㅋㅋ 얘 얘기를 잘 아는 이유는 얘랑도 썸탔었거든... ㅎㅎ 얘도 나름 절반 정도 유니콘이었어 혹시 이 글 반응 있으면 얘 얘기도 풀게

그리고 남은 한 명, 그렇게 잘하지도 않지만 태권도부 전형 들기에는 좀 하는 정도. 딱 그 정도 애가 내 남친이었어 전국대회 휩쓰는 애 + 전남친 다 고1 때 우리 반이었거든 그래서 접점이 많았음 ㅋㅋㅋㅋㅋ

전남친이랑은 같은 반 내내 친한 친구였어 딱 친구까지만 하면서 느낀 건 애가 참 괜찮다는 거? 초딩 때 공부 잘해서 장학금 받고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할 때 전교 1등이었는데 어쩌다 태권도 하게 된 거거든 그래서 머리도 좋고 공부하려는 의지도 있더라고 그래서 내가 많이 도와줬었지 ㅎㅎ

음 고1 땐 그 전국대회 애랑 계속 썸탔어서 전남친 얘긴 할 게 별로 없네 시간은 휘리릭 지나서 고2가 됐어 바로 옆옆반이었고 여전히 친하게 지냈음 그러다가 걔가 요즘 고민 있다고, 사실 반에서 겉돈다고 그러더라고... 대회일정은 더 빡빡해지고 같은 반에 운동부 애들도 없으니까 반 애들은 자기 모르는 얘기만 해서 다른 반 가서 친한 애들이나 같은 운동부 애들이랑 논다고 그랬음 ㅠㅠㅜ 반 애들이랑 안 친한 건 아닌데 그래도 소외감 든다고... 거기서 내가 위로해주면서 관계에 진전이 생김

내가 위로해주면서 우리 반도 많이 놀러오라고 했거든 그래서 대회시즌 아닐 때 진짜로 많이 오더라고 그래서 막 장난치고 그러다 보니까 다른 애들은 우리 사실상 사귀는 사이로 보고 ㅋㅋㅋㅋㅋ 나도 마냥 싫지는 않았어 애가 운동부 오빠들 때문에 술은 좀 마셔도 담배는 절대 안 피고 성격도 너무 좋고 이런 저런 점들이 다 좋았거든

그리고 진짜 좋은 건 너무 순수했어 ㅋㅋㅋㅋㅋ 뭔가 아 말로 표현을 못하겠네 걔 특유의 말투가 있음 말하는 거 들어보면 진짜 순수함 아 맞다 얘 욕도 안 해 그래서 오빠들이 맨날 얘 욕하게 하려고 괴롭혔었음 ㅋㅋㅋㅋㅋ

그러다가 우리 체육대회 날이 됐어 우리 학교는 좀 특이하게 보일지 몰라도 체대 + 축제 같이 해서 3일 연속으로 하거든 각 반에서 부스 하고 참가 종목 따로 나가서 하고 마지막날엔 공연하고 그런 식임 그래서 전남친이랑은 마지막날에 같이 다니기로 했지 (아직 썸탈때임)

근데 둘째날에 내 친구네 반 부스에서 장미꽃배달 이라는 부스를 했거든? 그게 커플들한테 인기 짱이었어 꽃을 한 송이씩 엄청 많이 사다놓고 직접 사도 되고 배달시켜도 되는데 친구가 부스 운영하다가 내 전남친 목격담을 말해주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상황은 대충 이랬대 전남친 & 전남친의 친한 형 이렇게 둘이 부스 구경을 왔는데 전남친이 꽃을 진짜 살 것처럼 열심히 고르더래 그래서 친한 형이 "야 너 그 여자애 주려고 그러지??" 하니까 엄청 부끄러워하면서 하지 말라고 그랬대 그러고 그 친한 형이 "야 여자 하나 따먹어볼라고 고생하네 ㅋㅋ" 이랬나봄... 근데 전남친이 표정 굳더니 그런 말 좀 하지 말라고, 형 여친들한테나 그 얘기 하라고 그랬다는 거야 씨 ㅠㅠㅠㅠㅠ 다음날에 바로 고백해야겠다고 생각햇어

그리고 축제 마지막날에 우리 강당 위쪽? 관람석이 또 따로 있어 대부분은 외부인들이 많이 있는데 아래 바글바글한 곳은 너무 정신없어서 나랑 전남친도 위 관람석으로 가서 공연 봤어

근데 우리 학교 공연이 참... 재미가 없어 ㅋㅋㅋㅋ 볼 만 한 건 복면가왕, 초대공연 딱 이 정도고 뒤쪽으로 갈수록 3학년들 우대해서 못하는 3학년들 공연만 수두룩 하거든 그래서 초대공연 보고 전남친한테 따로 나가자 해서 나갔어

그때 분위기를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강당 안은 엄청 더웠는데 밖에 나오니까 초여름 밤이라 좀 쌀쌀하더라고 그래서 걔 겉에 입었던 바람막이 벗어서 나 씌워주고 우리 학교 테라스 있는데 거긴 걍 하늘이 다 보인단 말이야 거기 서서 같이 하늘 보고 바람 살랑살랑 불고... 좀 정적 있다가 걔가 횡설수설 하는 거야 난 평소처럼 막 웃으면서 뭐래 ㅋㅋㅋㅋ 이러고 있는데

걔가 갑자기 진짜 정면 보고 날 안 보고 "사귈래?" 이러더라 와 심장 개빨리 뛰는데 빨리 대답 안 하면 아냐아냐 취소 이럴까봐 ㅈㄴ 바로 응!!! 이지랄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랬더니 걔가 진짜 쑥스러워 하면서 손으로 자기 얼굴 가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나 소매 잡아서 좀 쳐다보다가 각자 집 가고 히흐... ㅎ히히힛 그때만 생각하면 변태같은 웃음 나와 너무 좋아 ㅠㅠ

아 맞다 난 기숙사라서 걔 학교 정문까지 데려다 줬는데 걔가 바닥 쳐다보고 나 잡더니 "나 니가 처음 여자친구야..." 이러는 거야 근데 걔 원래도 의미없는 뻥? 의미없는 장난 그런 거 되게 많이 하거든 ㅋㅋㅋㅋ ㄹㅇ 아무의미 없는 ㅋㅋㅋ 그래서 그런 건 줄 알고 알았어 알았어 ㅋㅋㅋ 하고 그냥 보냈는데 나중에 걔 친구가 진짜라더라 18년 살면서 얼굴 낭비 지렸어...

그렇게 잘 사겼어 대회시즌엔 피곤해도 맨날 영상통화 해주고 학교 오면 나부터 찾고 나 시험기간이라 바쁠 땐 장문으로 톡 보내고 연락 재촉 안 하고 (이게 제일 좋았음 연락집착 없는 거) 걔네 반 애들이 말해주는 거 있잖어 ㅋㅋㅋㅋ 막 oo이 너무 좋다 이런저런 거 그래서 걔네 반에 내 룸메 있었는데 하루도 안 빠지고 내 얘기가 들린대

한 번은 쌤들 중에 성격 좋으신 쌤이 우리 사귀는 거 알고 전남친한테 "운동하는 남자랑 사귀면 고생한댔는데~ 너가 좀 잘해줘" 이러니까 전남친이 "그럼 운동 그만둘 자신 있어요" 이랬대 ㅋㅋㅋㅋㅋ (하지만 그건 곧 절반 정도 사실이 되었고...ㅋ)

하여튼 그렇게 반년 정도 사귀었던 거 같아 겨울방학 때 헤어졌어 이렇게 보니까 헤어진지 얼마 안 됐넹... 무튼 운동부 유니콘은 실재한다 얘들아!! 내가 그 목격자여 사실 그 전국대회 애도 두근두근햇는데 유니콘 조건엔 안 맞아서... ㅎㅎ 내가 이 글을 통해 판 왕따에서 벗어난다면 또 글 써볼게 여기까지 읽어준 사람 고마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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