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주 간 평양 비워…코로나19 관련 행보일 가능성도
'정면 돌파전' 불구 경제 행보 없이 군사 행보만 집중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약 2주 간 평양을 비운 것으로 분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국면과 맞물려 이례적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인 12일 북한군 제7군단과 제9군단의 포병 부대들이 포사격 대항경기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포사격 대항경기를 직접 지도했는데, 김 위원장의 이번 공개활동은 지난달 28일 북한군의 합동타격훈련부터 연속 4번째 군사 행보다.
4번의 군사 행보는 모두 동해안에서 이뤄졌다. 지난달 28일 합동타격훈련과 지난 2일 참관한 발사체 발사는 원산 일대에서, 지난 9일 참관한 발사체 발사는 함경남도 선덕 인근에서 진행된 것이다.
북한군 제7군단과 제9군단이 각각 함경남도와 함경북도에 위치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포사격 대항경기도 동해안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동신문 역시 김 위원장을 "또다시 바닷바람 세찬 훈련장에 모셨다"라고 언급하며 바다에 있는 돌섬으로 사격이 진행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동선을 봤을 때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훈련 참관 이후부터 계속 동해안에 머무른 것으로 보인다. 약 2주 간 평양을 비운 셈이다.
이는 다소 이례적인 행보인데, 이 기간 동안 경제 시찰 없이 군사 행보에만 집중했다는 점도 다소 특이한 행보다.
북한이 최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행보나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난하고 있다는 점에서 1차원 적으로는 대남 압박 차원의 행보라고 볼 수도 있다. '초대형 방사포'를 포함한 북한군의 포병 전력은 기본적으로는 남측을 겨냥한 전력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대외 메시지가 담긴 군사 행보라고 보기에는 시점의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미는 3월 합동군사연습을 무기한 연기했고 북한도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공언한 '새 전략무기'를 가동하는 동향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상정해 동계 훈련을 준비해 온 군의 사기를 고려한 행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코로나19의 방역이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초특급' 수준으로 격상된 상황에서 평양을 상당 기간 비웠다는 점, '정면 돌파전'을 선언한 상황에서 동해안 일대에 2주 간 체류하면서도 경제 시찰 행보는 전혀 하지 않는 점은 분명히 특이한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평양 일대의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김 위원장이 피하기 위해 동해안에 머무는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한다.
노동신문은 이날 코로나19 관련 보도에서 "국가적인 초특급 방역 조치를 더욱 엄격히 실시하고 있다"라며 "방역 사업의 도수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경제 시찰에 나서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정면 돌파전 선언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녹록지 않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최고지도자가 경제 관련 현지지도를 가면 현실적으로는 빈손으로 가기 어렵다"라며 "또 현장에서는 건의 및 요구 사항이 있을 텐데 이를 들어주고 해결할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한편으로는 김 위원장이 평양을 비워도 통치에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도 이번 행보에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사태를 위로하는 친서를 보냈는데, 그의 부재에도 평양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동해안 일대에 있는 '특각'에 머물며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산 송도원에 있는 특각이 그간 잘 알려졌으나 최근 행보에서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새 특각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통의 전언도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특각은 원산에서 남쪽으로 40km가량 떨어진 곳으로 강원도 통천군 소재 '동덕도'라는 섬에 위치해 있다. 동덕도는 해안가와 가까운 해상에 자리하고 있으며 남측으로 천도, 북측으로는 이름이 파악되지 않는 또 다른 섬으로부터 보호받는 위치에 있다. 다만 이 같은 전언이 우리 정보 당국에 의해 정확하게 확인된 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