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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 첫사랑

|2020.03.14 02:53
조회 1,309 |추천 11

음...판에 글남기는 건 처음이라 글 흐름도 매끄럽지 못하고, 쓰다보니깐 반말이 편해서 그냥 반말로 썼으니깐 이해해줘

우선 나는 올해 열일곱살이고 나한테는 중학교 일학년 때 부터 짝사랑 해온 애가 있어.

실은 금방 질리는 성격 때문에 연애를 해도 한 달을 넘기도 힘들고, 취미를 하나 만들어 볼까해도 금방 놓아버리곤 했거든. 그래서 내가 얘한테 좋아한다는 감정을 느꼈을 땐 금방 또 질리거나 우정인데 착각하는 걸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결국은 둘다 틀렸더라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얘를 처음 만난 이야기를 하자면 중학교 일학년 첫날 이었는데 나는 친해지면 활발한데 친해지기 전까지는 낮을 많이 가리거든... 근데 전에 같이 다니던 애들하고도 반이 다 떨어지고 하필이면 반에 지들끼리 전에 같이 다니던 무리 애들이 전부인거야 그래서 그냥 이번 학년은 친구 만드는 건 무리겠다 싶어서 조용히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얘가 자기 친구 한명을 데리고 와선 조심스럽게 나한테 인사를 건네는 거야.

사실 그때 머릿속이 되게 복잡했는데 안녕하고 걔한테 인사를 건네는 내 목소리가 너무 딱딱한거야 그래서 바로 개망했구나 싶어서 그냥 걔를 빤히 쳐다봤어 그랬더니 머쓱하게 몇 마디 더 나한테 하다가 종이 쳐서 결국 자기 자리로 돌아갔어.

여기까지가 짧은 첫 만남이고, 이후로 정확한 시점은 기억이 안나는데 봄이 끝나갈 무렵부터 얘가 나한테 불꽃 플러팅을 던지더라고.

얘 자리가 내 대각선 시계 밑 이었거든 수업시간 중간중간 내가 시계를 보는데 얘가 그때마다 나한테 손하트나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어서 보내는거야 그래서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는데 삼일 정도 보니깐 익숙해져서 나도 그냥 하트 날려주고 그랬어.

저기까진 괜찮았는데 같이 다니는 무리 애들하고 놀러고 쉬는시간에 아랫층으로 내려가면 걔가 꼭 복도에 있는 날 보면 어디선가 나타나선 내손을 꼭 잡고선 나를 부담스러울 정도로 쳐다보다가 자기 친구가 부르면 애절한 눈빛으로 좀 이따보자고 하면서 가곤 했어.

어느날은 걔가 종 칠때까지 내손을 잡고있었어서 반에 같이 올라가는데 계단 올라 갈때 걔가 초반에 나보다 조금 더 빨리 올라갔는데 걔 치마가 너무 심각할 정도로 짧아서 속바지가 다 보이는 거야 근데 밑에서 남자애들이 올라오고 있어서 걔먼저 올려보내고 내가 걔 밑에 꼭 붙어서 계단 올라갔거든 그랬더니 걔가 반 앞에서 서운하다고 왜 자기랑 같이 안올라오냐고 자기가 그렇게 귀찮냐고 그러길래 그냥 니 치마 짧아서 그랬다 그렇게 설명해주니깐 나보고 설렌다면서 아무한테나 그러냐고 쓸데없이 매너 좋으면 정말로 쓸데없다면서 자기한테만 그러라고 신신당부를 하더라.


체육시간 때 여자애들하고 다 앉아서 얘기를 하고있었는데 나랑 평소에 페메를 좀 주고받던 애가 나한테 연락을 왜케 안보냐면서 서운하다고 토로하고 있는데 내 손 만지작 거리고 있던 걔가 갑자기 내 손을 놓더니 너는 왜 나하고는 연락 안해 하곤 서운한 표정으로 말하는거야. 그래서 나는 그냥 아무말 안하고 머쓱하게 있는데 오늘부터는 자기하고 페메하자면서 학원 끝나고 페메할 거니깐 꼭 보라고 신신당부를 했어. 그래서 그날 학원 끝나고 집에 와보니깐 걔한테 페메가 와 있더라고 그래서 보니깐 하트만 달랑 와있는거야 그냥 씹으니깐 계속 하트만 보내서 대충 몇 마디 주고 받고 그러다 보니깐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안 끊기고 연락을 주고 받게되더라.


내가 걔를 좋아하나 싶었던 생각이 들었던건 쟤가 하도 저러니깐 우리 학년 내에선 우리 둘이 공식커플(?) 비슷하게 다들 알고 있었거든. 음악 시간 때 나랑 반에서 친한 애가 갑자기 나한테 니 여자친구 왜저러고 있냐고 그래서 누가 내 여자친구냐면서 개정색 빨고 물었더니 칠판 지우고 있는 걔 가르키면서 니 여자친구 하고 강조해서 말하는데 순간 뭔가 마음이 울컹하더라 느낌을 정확하게는 표현 못하겠는데 되게 일렁이면서도 갑갑했어.


그 후로 계속 걔가 손잡고 그러는게 너무 떨리는 거야 나는 정말 미쳐버릴 것 같은데 전보다 더 열정적이게 구니깐 돌아버릴 것 같더라. 하필이면 타이밍 안좋게 종쳐서 반으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걔가 갑자기 내 손 더 꽉지고는 자기랑 사귀자고 그러더라. 진짜너무 당황스럽고 어이없고 그 쓸데없이 수줍은 표정 때문에 복잡한데 계속 빤히 나 쳐다봐서 그냥 장난이겠지 싶어서 그래 했는데 큰목소리로 우리 사귄다 소리지르더라고...


걔가 중학교 일학년이 끝나갈 때쯤 이학년 선배랑 사귀게 됬어 얼굴이 너무 자기 스타일이라면서 자기 친구들이랑 얘기하는데 짜증나서 걍 반에서 나가서 친한 친구한테 틱틱 거리고 있는데 그 선배가 우리 반 앞으로 온거야 걔 머리를 쓰다듬는데 나도 모르게 계속 때라 손 때라 때라 때라 이말만 계속 내뱉으니깐 친구가 미쳤냐면서 한 대 치더라.

걔가 남친이 생긴 시점부터 나한테 스킨쉽도 안 하고, 나한테 고백하던 남자애들한테 꼽주는 것도 안해서 괜한 오기로 계속 고백하는 애들 고백 받아주고 사귀고 반복하는데 그럴 수록 계속 내가 걔를 좋아한다는게 깨달아지더라. 나는 진짜 조카 저때까지 내가 뼈태로인 줄 알았거든. 근데 조카 반대더라.


쨋든 일학년 이학기가 끝나고 이학년 때도 같은 반이 됬는데 걔가 그 선배랑 사이가 좀 많이 안 좋은 것 같더라고. 그래서 맨날 체육시간에 친한친구한테 연애 상담하고 그러더라. 걔가 친구랑 얘기하는 모습보고 있으면 나도 괜히 짜증나고 답답해서 친구랑 축구하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걔가 친구랑 얘기 하기보단 친구랑 앉아서 내가 축구하는 걸 멀뚱멀뚱 보더라. 어느날은 체육 끝나고 올라가는데 뒤에서 걔랑 같이 다니는 무리 애들이 00이가 너 좋대 너 축구할 때 너무 설렌데 맨날 보고싶대 너랑 만나고 싶대 이러면서 막 소리지르는 거야 이게 무슨 상황이지 싶어서 그냥 있으니깐 걔가 좀 조용히 들좀 하라면서 얼굴 빨게져서 내 앞에 서는 거야 그래서 나는 괜히 쓸데없이 걔한테 조금 많이 섭섭했던 상태라서 무표정으로 난 너 싫어 그러고 그냥 올라갔거든... 사실 이게 내 인생 최대의 실수라고 생각해 나는...


저것 빼고는 이학년 때 걔랑 있었던 특별한 일이 없어 그냥 이학년 끝나고 삼학년 올라가니깐 다른 반이더라고. 이제 다른 반 됬고 더 볼일도 없겠다 그냥 조용히 내마음 접으려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그냥 같이다니는 무리 중에 친구 둘한테 털어놨거든 나 정말 쟤 좋아한다고 그러니깐 처음에는 쟤는 몰라도 내가 걔를 좋아하는지는 몰랐다면서 그냥 그러면 진작에 말했으면 이어줬지라면서 그냥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주는데 고맙더라. 솔직히 저런 얘기 친한 사이라고 해도 터 놓고 하기 힘들잖아.

그뒤로 늦게라도 걔랑 나랑 이어주겠다고 걔 지나갈 때마다 걔랑 평소에 인사하던 애는 일부러 더 열심히 걔랑 인사하고 막 나 툭툭 치고 그랬어...

결국 어쩌다보니깐 체대 전날 걔랑 페메를 오조오억년 만에 하게됬는데 내 마지막 페메를 걔가 씹은거야 그래서 체대날 저기압으로 우울해져 있으니깐 친구들이 그 소리 듣고선 밀당이라면서 열심히 포장해주더라...
이때 있었던 에피소드를 그냥 요약해서 쓰면

1. 내 친구가 가지고 있던 썬크림을 걔가 빌릴 수 있냐해서 짜줬는데 너무 많이 짜줘서 좋은 기회다 싶어, 걔 앞에서 내가 오늘 썬크림 안 발랐으니깐 나랑 나눠 바르면 되겠다 했는데 내가 화장실에 가서 없어서 그냥 자기가 더 발랐다.

2.내가 계주였는데 계주 뛰기전에 장난으로 뛰는 게 한번 있었는데 내가 친구랑 장난 치면서 뛰는데 걔가 자꾸 나만 쳐다봤다는 얘기.(친구 피셜

3.페메 씹힌게 섭섭해서 일부러 네 정거장 더 가서 걔가 내리는데 내렸다는거.


3번에 대해서 더 풀자면 걔가 내리는데에서 내 친구가 내려서 자연스럽게 같이 내려서 가다가 걔한테 가서 너 왜 내 페메 읽씹해? 라고 물으니깐 걔가 머쓱하게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했어. 그래서 대충 얘기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서 네 정거장 다시 되돌아갔는데 집에 가니깐 걔한테 페메가 와있더라 그래서 안끊기고 싶어서 계속 잇다 보니깐 계속 이어지더라.



그 이후로 종종 걔랑 버스 같이 타게되면 네 정거장 더가서 내려서 얘기하다가 다시 되걸어가는게 익숙해질 때쯤 걔가 나한테 묻더라 자기랑 왜 계속 연락하냐고. 그래서 순간 당황했다가 그냥 친해지고 싶어서 라고 대답하고 말았는데, 얼마 안가서 걔한테 장문의 문자가 왔어. 처음에는 자기랑 친해지고 싶다고 해서 좋게 받아들였는데 이제는 자기랑 순수하게 친해지고 싶은건지 모르겠다고 솔직히 이러는거 부담스럽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그냥 부담스러웠다면 정말 미안하다고 답장하고 그 뒤로 걔 부담스러울까봐 일부러 인사도 안하고 그랬어...



정말 이렇게까지 좋아해본게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서 너무 걔한테 부담을 줬던 것 같아서 자꾸만 마음에 걸리더라.

그 장문의 문자에 답장을 할 때 내가 처음으로 걔를 좋아한다고 털어놓았던 친구가 걔가 아마도 너가 자기 좋아하는 거 알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고 한 말도 그렇고 전에 걔가 친한친구가 걔한테 여자가 여자 좋아하는게 말이 되냐면서 더럽다고 할 때도 그게 어떻냐면서 자기는 내가 너무 좋다고 얘기하는 걸 스치듯 들은 것 까지 그냥 계속 쓸데없고 의미 없는 거 알면서도 신경쓰이더라.


남은건 이뤄지라고 죽어라 뛰어서 잡은 코팅된 벚꽃잎 하나 뿐인 내 첫사랑 이야기를 다 읽어줘서 고맙다. 글 쓰는게 처음이라 쓸 얘기를 다 못 담아서 여기 저기 뜬금 없을 수도 있는데 너그럽게 이해해줘. 있을까 싶지만 그냥 궁금한 거 있으면 댓글 남기면 다 답글 해줄게.

내 첫사랑은 비극이지만 네 첫사랑은 희극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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