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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기~ 딸의 한마디면 피로 쏵~

상상쟁이 |2007.01.08 00:00
조회 2,228 |추천 0
p { margin: 5px 0px } 둘|째|탄|생|의|감|동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두 배로 커졌어요”

"더우시죠? 산후조리원이 원래 이렇게 후끈후끈해요.”
제법 쌀쌀해진 10월 둘째주 금요일 오후, 일산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탤런트 이광기는 하얀색 반팔 면 티셔츠에 구제 청바지를 입은 시원한 캐주얼 차림이었다. 얼마 전 방영이 끝난 드라마‘야인시대’에서 보여줬던 진지함과 엄숙함 100%로 무장한 올백 머리 정장 깡패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편안하고 유쾌한 인상. 아이가 여름에 태어난 덕분에 한창 더울 때 찜질방 같은 산후조리원을 들락거리느라 땀을 엄청 뺐다며 멋쩍어했다.

“아직 부기가 덜 빠져서…, 어서 자리에 앉으세요. 연지야, 어서 인사해야지. 안녕하세요∼하고.”
가족 사진으로 벽 곳곳을 아기자기하게 꾸민 온돌방. 그곳에서 아내 박지영 씨의 품에는 이제 갓 한 달을 넘긴 둘째 아들 석규가 안겨있었다. 아직 이목구비가 뚜렷치 않은 얼굴에서 아빠와 닮은 구석을 찾고 있을 즈음, 곁에서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 다섯 살배기 큰딸 연지는 진하게 쌍꺼풀진 동그란 눈이 아빠와 국화빵이다. 낯선 손님에게 살갑게 대하는 애교 있는 태도, 사진 찍을 때 기자의 요구에 순순히 응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첫째를 낳을 땐 생전 처음 느끼는 엄청난 감동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이제 한 아이의 아빠가 됐으니 이를 악물고 좀더 열심히 살자고 다짐했죠. 둘째 때는 이미 한 번 경험했기 때문에 덤덤할 줄 알았는데, 감동의 크기는 다르지 않았어요.”
아이 한 명이 늘어난 만큼 어깨도 무거워졌다며, 몸이 다 회복되지 않은 아내 대신 아들을 신생아실로 안고 가는 조심스럽고 섬세한 몸놀림은 첫인사를 나눴을 때의 털털한 청년의 인상과는 또 대조적인 원숙한 아빠의 그것이었다.

그|만|의|자|식|교|육|법
"야단치지 않고 스스로 깨닫도록 상황을 설명해줘요" "연지 이름은 단련할 연(鍊)에 알 지(知), 즉 스스로 단련하며 알아가라는 뜻으로 지어줬어요. 이름대로 스스로 깨닫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억지로 시키거나 야단치기보다는 상황을 차근차근 설명하며 가르치죠. 정말로 버릇없이 굴어서 화가 나도 험한 말로 혼내지는 않아요. 고작해야 ‘요놈!’하고 소리치는 정도예요. 둘째 이름요? 그냥 돌림자 따라서 만들었어요.(웃음)”

지금까진 그런 교육법이 잘 통하고 있다는 그는 사려 깊은 아이로 키우는 데 항상 가장 많이 신경을 쏟는다.
“자식 자랑하면 팔불출이라지만, 연지는 어른들이 말하는 버릇없고 약은 요즘 아이와는 거리가 멀어요. 어떨 땐 놀랄 만큼 순수하죠. 베풀기도 좋아해서 무엇이든 물건이 생기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부터 해요.”

연기자 아빠와 무용가 엄마를 두었으니 연지에게 연기 공부나 무용을 가르치거나 요즘 유행하는 영어 조기 교육을 시킬 계획은 있느냐는 질문에, 아이가 원하면 시키겠지만 지금은 부담 없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자연스럽게 익혀가며 자라기를 바란단다. 지금은 연지를 유치원에만 보내고 있는데 최근 들어 음악에 대한 관심을 부쩍 보이기 시작해서 슬슬 바이올린을 가르쳐볼까 생각중이다.

열|성|아|빠|이|광|기
"지방 촬영 때 짬이 생기면 가족과 소풍을 즐겼죠"

퇴근 시간이 따로 없고 지방 촬영이 생기면 며칠이고 기약 없이 집을 비워야 하는 것이 탤런트란 직업. 일주일 내내 딸의 잠자는 모습만 볼 때가 많아서 아쉬움이 크다.

"촬영하느라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아내보다도 연지가 전화를 더 많이 해요. ‘아빠, 보고 싶어’라는 목소리를 들으면 가슴 한 구석이 찡해지죠. 한창 더운 여름철에 사극을 찍었을 때 일인데, 지방 촬영이 길어졌을 때 아내가 딸과 함께 시원한 수박 화채를 만들어 와 스탭들에게 나눠주면서 응원해준 날, 중간에 짬이 나면 수염 분장을 그대로 달고 함께 근처에 있는 개울에 가서 놀며 소풍 대신으로 삼았어요. 정말로 잠깐이었는데도 연지가 얼마나 좋아하던지…. 워낙 붙임성이 좋은 애라 이따금 촬영장에 찾아오는 다른 동료 연기자네 아이들과도 잘 어울려 놀더군요."

아내가 첫째 연지를 임신하고 있을 때는 당시 없는 살림에도 방 하나를 가득 채울 만큼 책을 사들여 매일 한 권씩 읽어주고, 노래를 불러주는 등 돌이켜보면 뿌듯해질 정도로 열심히 태교를 했는데, 한창 바빠지면서 생긴 둘째에겐 비교적 태교를 소홀히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재작년 연기 대상에서 신인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말하던 중, 딸 연지 이름을 입에 올리면서 왈칵 눈물이 솟더군요. 그때도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정말로 쪼들렸던 무명 시절에 낳은 탓에 분유값을 대지 못해서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고, 옷도 못 사 입히면서 키우던 시절이 떠올랐어요. 너무 건강하고 밝게 자라준 딸이 너무 고마웠죠. 줄곧 아빠로서 무능력하다는 자격지심을 느껴왔는데 그날은 조금이나마 노력하는 아빠의 떳떳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뻤습니다.”

아|빠|의|육|아|포|부
"나이트 클럽도 함께 가는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대학 다닐 때 친구들과 나이트 클럽에 갔더니, 딸과 함께 놀러온 나이 지긋한 아버님이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으로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어요. 청바지에 하얀 긴 팔 셔츠 차림이었는데, 어찌나 파격적이고 멋져 보이던지…. 나중에 딸을 낳아서 대학생이 되면 꼭 그렇게 해보고 싶더라구요.연지가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욕심 많은 기자의 요구로 미끄럼틀, 그네, 정글짐을 연지의 보드라운 고사리 손을 꼭 붙잡고 차례로 돌며 아빠 같이, 오빠 같이, 친구 같이 놀아주는 그. 옛날에 봤다는 그 ‘아버님’보다 더 친구 같은 아빠가 될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노력중이에요”라며 쑥스러워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태자, 싸움에 능한 터프한 깡패, 오락 프로그램에서의 엉뚱한 웃음꾼…. 갖가지 이미지로 우리들 머리 속에 자리한 탤런트 이광기. 브라운관에 비친 그 어떤 모습보다도, 어린아이같이 천진한 미소를 머금고 딸과 함께 놀아주는 아빠의 역할로 있을 때 가장 아름답게 빛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만남이었다.
글쓴이 : 이희경
사 진 : 김기환
    출처 : 베스트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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