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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암투병 이야기?

ㅇㅇ |2020.03.15 14:49
조회 983 |추천 33

인생이 왜 나한테만 이러는지 모르겠어.


내가 17살 때 엄마가 건강검진을 했는데 유방암 판정을 받으신거야. 그 때 처음엔 너무 충격적이었지만 그래도 항암도 안 해도 된다하고 슬펐지만 잘 견뎠어. 우리가족 다 말이야.

난 18살이 됐고 나는 학교 잘 다니고 있었어.
기숙사도 들어가고 재밌게 살고 있었는데 가슴에서 뭔가 만져져.
우리엄마가 유방암이셨으니 나도 혹시 몰라 병원 가 봤지.
설마 18살인데 무슨 유방암이겠어 했는데 맞대.

그래도 난 나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고 생각해.
우리 엄마 우는 게 보기 싫었거든.
크기가 커서 수술 전에 항암부터 먼저하자고 하더라고.
머리도 빠지고 울렁거릴 거라고 했어.
항암 한 2차쯤부터 머리가 빠지더라.
머리가 너무 많이 빠져서 머리를 밀었을 때도 난 그렇게 많이 울지 않았어.
그냥 생각보다 잘 어울리진 않네 이정도?
그리고 가발도 사고.
나는 친구들이랑 노는 걸 좋아해서 학교도 그냥 가발 쓰고 다녔어.
주위에서 다 자퇴하거나 휴학하라고 했지만 그냥 항암하면서 일주일은 울렁거리면 쉬었다가, 나머지 이주는 괜찮으니까 다녔지.
가발은 많이 티가 나지는 않았지만 아예 안 나진 않았겠지.
어떤 애들은 너 가발이야? 이렇게 물어보기도 했어.
처음엔 그럴 때마다 당황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질문 들어오면 엥??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이러면서 장난스럽게 받아칠 정도가 됐었지.
나는 학교행사같은 것도 진짜 좋아하는데 학창시절 마지막 체육대회도 못 참여하고 날려버렸어.
이 땐 정말 슬펐던 것 같아.

원래 항암 8차까지 하자고 했었거든.
그런데 7차까지 했는데 잘 줄던 암덩어리가 계속 안 줄어드는 거야.
진짜 독한애였나 봐.
그래서 그냥 바로 수술하기로 했지.
수술하기 전에 입원해 있을 때 정말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
수술하고 나서도 몸 움직이기가 너무 불편해서 우울할 정도였어.
그런데 수술하고 회복할 쯤에 수련회 날짜가 걸린거야.
나 진짜 이런 거 ㄹㅇ 좋아하거든 ㅋㅋㅋㅌㅋ
그래도 못 가지. 어떻게 가겠어.
친구들이 영상 찍어온 거 구경하고 개꿀잼이였겠다~라고 말하는 게 다였어.

그래도 수술했으니 이제 방사능 치료만 남은건가?!
하고 방사능 치료 잘 다녔어.
방사능은 매일매일 해야했는데 오전으로 시간 잡아서 오후에는 학교에서 애들이랑 놀았지.
그 때는 2학기 기말 끝났을 때여서 애들이랑 놀기 좋았거든.
이 때 학교 축제가 있었는데 방사능 받으면서 반끼리 하는 연극? 같은 것도 내가 시나리오 짜고 주인공까지 했어 ㅋㅋ. 그리고 따로 공연도 했어.
나 나름 알차게 살았지?ㅎㅎㅎㅎ

그리고 종업하고, 방사능은 끝났는데 젤로다라는 약을 먹쟤.
이게 뭐냐면 먹는 항암인데 머리는 안 빠지는거야.
재발 예방차원에서 했었지.
뭐야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이랬지만 그래도 뭐 머리 안 빠진다니 가벼운 마음으로 했어.
손 발 껍질이 벗겨지더라고.
손가락은 지문이 안 찍히고 발은 맨발로는 도저히 걸어다닐 수 없을 정도였어.
그래도 이것만 끝나면~~ 난 진짜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는구나 하면서
난 진짜 너무너무 정말정말 신났었어.
이제 고삼이니까 다시 공부도 제대로 해봐야지 하면서 인강도 끊고 학원도 끊었는데
정기검진 차 ct를 찍었거든?

근데 뭐가 보인대.
피검사 수치로는 정상인데 아주 작은 뭔가가 보인대.
그래서 다음주에 더 정밀한 ct 찍으러 오라는거야.
설마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일주일을 불안에 떨면서 살았어.
13일의 금요일에 병원에 갔어.
엄마랑 아빠랑 나랑 진료실에 들어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나랑 아빠는 나가있어보래.
뭔 일이 났긴 났구나.
나가면서 진짜 울음을 간신히 참았어.
난 남들 앞에서 우는 걸 싫어하거든.
특히 엄마 아빠 앞에서는 절대 안 울어.
엄마가 눈이 빨개져서는 나와서 나한테 그냥 항암 다시 해야한대. 이렇게만 말하는 거야.
그러면서 아빠만 데려가 할 말이 있다고.
나는 뭐냐고 나도 알려주라고 짜증냈던 것 같아.
그랬더니 엄마는 울면서 아빠가 알려주는데
아빠가 내 폐랑 간에 전이가 됐다는 거야.
그래서 항암을 다시 해야한다고.
이번엔 몇차까지 할 건지 정해진 게 아니라 언제까지 할 지 모른대.

진짜 어이가 없더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
나는 장담할 수 있어.
나는 암투병 하는동안 남들에게 내 힘든 걸로 짜증낸 적도 없고 그냥 힘든 걸 티내 본 적이 없어.
친구들이나 엄마아빠한테 힘들다는 말?
단 한번도 해본 적 없어.
그리고 동생이 두명인데 엄마랑 아빠가 나한테만 신경 쓸까 봐 그러지 말라고 항상 말했어.
동생들이 서운할까 봐 나 정말 안 그렇게 느끼게 하려고 노력했어.
우리 엄마 우는 거 보기 싫어서 항상 밤에 나혼자서 울었고 남 앞에서도 안 울었어.
이번에 재발했다고 들었을 때도 나혼자 밤에 쿠션 치면서 울었어.
그리고 항상 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것만 다 하면 끝이야 계속 이렇게 생각했어.
근데 왜 이래? 나한테.
이제 끝나나 싶었는데 다시 시작이래.

근데 더 웃긴 게 뭐게?
우리엄마도 정기검진 했는데 뼈에서 뭐가 보인대.
진짜 우리가족한테 왜 이래?
나는 학교 제대로 다니고 싶어.
그리고 알약도 그만 먹고 싶고 주사도 그만 맞고 싶어.
왜 남들은 아주 당연한 걸 나는 이렇게 아주 절실히 바라야 해?
내 살은 스테로이드 때문에 텄고, 가슴 쪽은 방사능 때문에 약간 검은 색이고, 짝가슴에다가 흉터도 있지.
그리고 저번 항암 때는 안했지만 이번엔 혈관이 너무 약해져서 쇄골에 관도 박자고 하고.
인생이 생각보다 좀 힘든 것 같아.
하지만 그래도 엄마만 뼈에 있는 게 암이 아니라고 하면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아직 정밀한 검사를 안 해봐서 확실히 모르거든.
이 상황에서 이제 내가 바라는 건 제발 엄마만은 아니길 이거야.

여기까지 읽어줬다면 고마워.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나도 당황했다 ㅋㅋ
그냥 너무 억울해서 신세한탄 한 거야.

짤은 최근에 판에서 주운 웃긴 짤이야 ㅋㅋㅋ
요즘은 웃긴 걸 많이 보고 싶더라고
그래서 최근에 웃긴 영상 올려보자, 웃긴 짤 올려보자 했던 쓰니들한테 너무 고마웠어.
너네도 혹시 이 글을 읽고 기분이 조금 우울해졌다면 짤을 보고 기분 풀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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