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수 일지>
1.2020.2.13 (목) 6:00p.m. 예약
장소: O미 성형외과
아슬아슬하게 6시 1분에 O미 성형외과를 들어갔다. 들어갔더니 카운터에 계시는 분이 나에게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하셨다. 나는 밖에 있는 화장실을 갔다오고 다시 들어가서 엄마와 의자에 앉아 있었다. 1분도 되지 않아 그 카운터에 계시는 분이 나에게 따라오라고 말했다. 나는 그 분을 따라가서 탈의실에 들어갔다. 탈의실에서 패딩을 벗고 신발을 슬리퍼로 갈아신었다. 그 탈의실은 내가 봐왔던 목욕탕의 가구와 비슷했는데 잠금장치가 되어있었다. 처음엔 어떻게 비밀번호를 설정하는지 몰라서 카운터분이 도와주셨다. 이제부터는 카운터분을 직원분라고 칭하겠다. 나는 비밀번호를 '0404'로 설정했다. 다시 직원분이 와서 다른 공간에 위치해 있는 촬영하는 방으로 대려갔다. 거기서 머리띠로 머리를 쓸어올리고 그 분이 아이패드 같은 걸로 내 눈을 밀착해서 찍었다. 아마 정말 못나왔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직원분이 데려간 곳은 세면대였다. 나는 그곳에서 클렌징 폼으로 얼굴을 씻었고, 클렌징 폼의 거품은 의심이 갈 정도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듯했다. 어찌저찌 열심히 얼굴을 씻고 직원 분이 데려간 쇼파에 앉아 어머니와 함께 수술 동의서를 썼다. 그 때 나는 얼굴을 씻고 아무것도 바르지 않아 건조함을 느껴 불편했다. 나중에 내 얼굴을 얼굴이 비춰지는 금속품에게 다가가 봤더니 얼굴에 하얀 각질이 일어났었다. 소파에서 잠시 기다리다 의사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 쌍커풀 라인을 어떻게 잡을지 의사와 상의했다. 의사의 인상은 착한 교수님 아니면 성격 좋은 의사 같이 생겼었다. 그냥 중후한 중년같기도 했다. 학력은 카톨릭대. 그 의사는 쌍커풀을 만드는 좀 뾰족한 막대기로 내 눈에서 쌍커풀을 만들어 네임펜으로 그렸고 나는 그냥 가만히 있었다. 좀 두껍지 않냐는 말에 의사는 이 정도로 해야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도 언니의 쌍커풀이 얇다며 그정도로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2.그러곤 나서 이제 나는 수술할 채비를 했다. 그 때의 나는 정말 긴장을 많이 해서 죽을 것 같았다. 직원 분과 함께 수술실로 들어갔는데 들어가자 마자 들리는 것은 어느 여자의 비명소리였다. 아프다며 소리를 지르는 여자의 비명소리는 나의 두려움을 증폭하게했다. 나는 다른 수술실로 들어가 수술대를 마주한 순간 정말 두려웠다. 나는 이제껏 한번도 수술실을 들어간 적이 없을 뿐더러 본능적으로 이 상황이 나를 겁에 질리게 했다. 침대에 눕자마자 간호사가 내 몸을 구속했다. 팔도 묶고 다리도 묶고 심지어 발목도 묶었다. 뛰쳐나가고 싶었다. 흡사 이건 영화에서 보던 장기매매의 한 장면 같았다. 여전히 그 여자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다른 간호사 분이 내 엄지에 집게를 꽃아 나의 심장박동을 체크했고, 나의 팔을 걷어서 주사를 놓겠다고 했다. 나는 놀라서 고개를 들고 처다보았다. 사실 주사도 아직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간호사 분이 고개를 움직이면 안됀다고 했고 나는 할 수 없이 꼼짝않고 있어야 했다. 간호사는 조금 따끔할 거라며 나에게 팔에 힘을 주라고 했고, 나는 있는 힘껏 팔에 힘을 주었다. 주사를 놓는 순간 따끔한 느낌과 함께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호사는 이제 팔에 힘을 빼라고 했다. 동시에 또 다른 분이 내얼굴을 솜으로 소독했다. 시원했다. 그러나 옆 심장박동을 체크하는 기계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내가 긴장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더 괴로운 것은 야속하게도 여자의 아프다는 비명소리가 문을 닫았음에도 불구하고 생생히 들려오고 있었고, 참지못해 간호사에게 저 분은 왜저러냐고 물어봤다.
3.간호사는 간간히 수술 도중에 수면마취가 깨는 분이 있어서 여자가 아픔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이말을 듣고 심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통각을 느끼는 것은 몸이 커서도 여전히 싫고 나이가 들어도 피하고 싶은 악몽이였기 때문이었다. 이때부터 나의 발을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 계속 꼼지락 대며 나의 마음을 다스리려해도 공포가 스멀스멀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간호사분이 나에게 긴장하지 말라고 했고, 긴 거즈로 나의 입과 눈을 덮었다. 잠시 뒤, 의사가 들어와 나에게 술 수량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봤다. 나는 모른다고 답했고 이어 졸리냐고도 물어봤다. 그런데 나는 전혀 졸리지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나는 다급히 안 아프게 해주세요를 말했다. 그리고 곧이어 수술 조명이 환하게 나의 눈을 찌를 듯 비춰왔다. 그리곤 의사가 내 눈을 덮은 거즈를 꾹 누르는 순간 눈에서 무엇인가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더니 나는 그대로 무의식의 상태가 되었다. 말그대로 1초만에 잠들었다. 꿈을 꾼 것 같은데 이게 꿈인지 현실에서 내가 말한 건지 잘 모르겠다. 아니 내가 꿈을 꿨는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나는 것은 꿈에서 내가 수술대에 누워있었고 내가 nct의 나재민 눈처럼 해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재민이 나왔던 것 같은데.. 마크도 있었던 것 같고.. 아무튼 정확한 기억이 없다. 이제 생각나는 것은 현실이다. 의사 선생님이 나에게 눈을 떠보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눈을 떴다. 여전히 수술은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의사가 자신의 미간을 보라고 말했다.
4.나는 의사의 미간을 보았고 다시 눈을 감았다. 수술하는 느낌이 났다. 하지만 아프지 않았다. 의사가 무슨말을 더 했는데 나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나고 기억이 나는건 자꾸 내가 "이거 마약이에요?" "마약 같은데" "이거 마약이죠?" 따위의 말을 내뱉었다는 것이다. 의사는 나에게 "마약아니에요~ 마약해봤어요?"라고 답했고 나는 진지하게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리고 다시 무언가 빨려가는 느낌이 들었고 또 다시 잠이 들었다. 다시 깨어난 것은 의사의 눈을 떠보라는 말이었고 이때는 눈을 잘 뜨지 못했다. 그러자 의사는 "잘 못돼도 난 몰라요~"라며 장난스럽게 말했고 나는 다급히 안됀다고 소리를 질렀다. 여전히 수술은 진행돼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정말 마취를 하는게 무서웠던 이유 중에 하나가 헛소리를 할까봐 였다. 다행이 이상한 말은 안했지만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에게 반말을 했다. 이건 정말 나도 내 의지가 아니였다. 내가 뇌에서 생각하는 말이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나온다고 생각하면 됀다. 생각나는 것은 의사가 나에게 오티를 갔다왔냐고 물어봤는데 내가 한 대답은 "아니"였다. 그러자 의사가 가서 술취하면 선배랑 머리 박치기 할 것 같다고 말했다. ㅋㅋ 그 이후로도 의사가 나에게 무슨 질문을 하면 짧게 "어" 또는 "아니"라고만 대답했다. 그러자 의사는 "나랑 친구먹겠네~"라고 말했고 나는 또 "어"라며 답문했다. 이 때 옆에서 간호사가 웃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웃겨서 코로 웃었다. 난 정말 제정신이 아니였다.
5. 날라감 ㅅㅂ
6.직원분이 들어와서 나에게 수술 후 주의사항을 말해줬는데 내가 제정신이 아닌걸 아셔서 어머니와 함께 듣자고 했다. 일어나는 것도 못해서 직원분이 도와주셨다. 다리에 힘을 줘보라고 하는데 난 힘이 도저히 안들어갔었다. 흡사 허공을 걷는 기분이었다. 그 분이 힘들게 날 부축해줘서 소파에 앉을 수 있었다. 소파에 앉았고 어머니가 왔다. 직원이 어머니에게 얘기를 하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기억이 안난다. 들리지도 않었다. 그때는 여기가 어딘지 난 뭐를 하고 있었는지 분간이 안가서 그냥 멍하니 허공을 보고 있었다. 그리곤 어머니가 나에게 선글라스를 씌여주셨고 이제 집에 가야한다고 말했다. 근데 나는 도저히 집에 갈 의식이 없었고 어머니의 부축과 직원의 부축을 동시에 받으며 탈의실로 가 어머니의 도움을 받고 옷을 입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때 신발은 신발끈을 쎄게 묶어서 힘을 줘야 발이 들어갔었는데 그 힘 조차 못 써서 구겨 신을 수 밖에 없었다. 여전히 몸에 힘을 못줘 어머니의 부축을 받으며 성형외과를 나서는데 어머니가 도저히 안되겠는지 엘베 앞 벤치에서 좀 앉았다 가자고 했다. 그런데 직원 분이 와서 자기가 불안하다며 안에서 쉬고 가라했다. 근데 어머니는 이제 모두 퇴근하는 시간이여서 내가 다시 들어가서 쉬면 직원분께 피해가 가니 여기 있겠다고 말했다. 나는 벤치에 기대어 앉으며 고개도 못가누는 채로 축 늘어져 있었는데 나를 담당하셨던 의사 선생님이 퇴근을 하러 엘베를 기다리다 벤치에 앉아있는 나를 보시곤 "오~ 선글라스도 가져왔네?"하셨다. 근데 나는 아무대답도 하지 못했다.
7.직원 분이 본인 의지로 깨어야 한다고 했는데 도저히 그럴 재량이 안되었다. 나는 약이 너무 독하고 쎄다며 혼잣말을 했다. 약에 취해 내 의지대로 몸을 가눌 수 없었다. 이에 더해 속이 울렁거렸고 너무 어지러웠다. 괴로워서 어머니에게 너무 괴롭다며 한탄하였다. 또 더워서 덥다고 하니 어머니와 직원분이 내 패딩을 벗겨주었다. 눈만 이리저리 굴리던 와중, 복도에서 휘청거리고 있는 나를 본 어떤 젋은 여자가 흠칫한 것을 보았다. 좀 부끄러워 아무렇지 않은 척 팔짱을 끼고 가만히 앉아 있고 싶었지만 내 생각과는 반대로 머리는 옆으로 넘어가지 다리 또한 쩍 벌리고 축 늘어질 수 밖에는 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한 직원께서 어머니께 약을 먼저 타 오시는 건 어떻겠냐고 말했다. 나는 앉아있다 못해 직원분의 도움을 받아 벤치에 누워버렸고 어머니가 갔다오겠다는 소리만 들었다. 그리곤 계속 누워있었다. 아마 내가 성형외과에서 나와 벤치에 있는 시간만 해도 족히 20분은 넘었을 것이다. 직원분이 어디에 사냐고 물었고 난 또 짧게 대답했다. "어디 살아요?" "00000아파트" ,"아 여기 근처요?" "000구" 곧 나는 좀 괜찮아진 것 같아 일어났다.
8.하지만 직원분이 어머니가 올때까지 누워있으라 했다. 그래서 누워있었다. 좀 이따 어머니가 왔고 난 어머니와 함께 엘베를 타서 내려갔다. 그 분껜 얼굴도 보지 않고 고개만 까딱해서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날 끝까지 기다려준 직원 분의 얼굴은 물론이고 목소리 조차 기억이 안난다. 조금 괜찮아졌다고 했지만 휘청거림은 여전했다. 나와서 버스를 기다리고 버스를 타자마자 이유없이 슬퍼 눈물을 흘렸다. 이유는 여전히 모른다. 집에 도착해서 약이 풀릴 때까지 누워있었다. 마취가 풀리면 아프다고 하는데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아프지 않다. 이 일을 겪고 난 뒤에 느낀점은 성형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고 왠만해선 사람은 생긴 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괜히 남들 다 쌍수한다고 해서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졌지만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됀다. 이제 내 얼굴에 칼을 대지 않을 것이다! 이상 쌍수 후기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