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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저에게 돈을 안 쓰려고 합니다.

o |2020.04.07 00:24
조회 15,442 |추천 70

올해 20살인 대학생입니다.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그냥 적어 봅니다.

아빠가 저에게 돈을 안 쓰려고 합니다. 대충 기억나는 것만 적어볼게요.

1학년때 싼 롱패딩을 하나 샀었습니다. 패딩을 그거 하나만 입고 다니고 싼 가격이다 보니 2년 정도 입으니까 소매부분이 헤지고 팔 부분에 구멍이 나더라구요. 솔직히 입고 다니기 너무 쪽팔리고 부끄러웠는데 집에서 돈 없다 돈 없다 하니까 눈치 보여서 3년 내내 소매부분만 가리고 입었습니다. 신발도 운동화 하나를 가지고 매일매일 2년을 신다 보니 신발 옆부분이 찢어지고 밑창도 너덜너덜한데 차마 부모님께 말씀도 못 드리고 신고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부모님이 고등학생 때 알바하는 걸 좋게 생각하지 않으셔서 스스로 돈을 벌 수도 없었어요. 고3때 다른 친구들은 대치동으로 현강 학원 다닐 때 저는 그냥 동네 작은 수학학원, 영어학원을 다녔습니다. 심지어 수학은 고등학교 3학년 1월에 너무 부족하다고 느껴서 싼 곳으로 새로 다니게 된 곳이었어요. 그때도 아빠가 퇴근만 하시면 학원비가 뭐 이렇게 많이 나가냐, 부담된다는 식으로 계속 말씀하셨고 학원 그냥 다녀도 된다고 말씀은 하셨지만 결국 눈치가 너무 보여서 수학학원은 두 달만 다니고 끊었습니다. 영어학원도 얼마 안 가 끊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친구들이 국어, 사탐 현강 다니자고 권유할 때 너무 멀어서 안된다고 핑계대고 혼자 속상해했던 기억도 나네요. 독서실이나 스터디 카페 가서 인강이라도 들어보려고 했는데 그냥 집에서 하지 뭘 그런 델 가냐 하셔서 결국 학교 야자실, 집에서 공부했었습니다. 오죽하면 주변 친구들이 너 자기주도학습한 거 진짜 대단한 거라고 대학에서 알아주고 너 뽑아줘야 된다고까지 얘기해줬습니다.

어찌저찌 대학에 진학하게 됐고 저는 기존에 있던 노트북이 발열이 너무 심하고 바람이 심하게 나와서 대학 가기 전 바꿔야겠다고 결심하고 lg나 삼성 노트북으로 바꾸려고 했어요. 물론 제가 직접 알바해서 돈 모아 바꿀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뭐 그램을 사냐고 그냥 3~40만원 노트북 사서 들고 다니라고 하시더라구요. 근데 저는 이왕 사는 거 좋고 가벼운 걸 사고 싶어서 그램 살거라고 처음으로 우겼고 수능 끝나고 한 달에 4번만 쉬면서 알바하며 돈을 모았습니다. 처음에 알바 반대하셨지만 그래도 노트북만이라도 좋은 걸 사보겠다는 의지가 확고해서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램을 살 만큼 돈을 모아서 사러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아빠가 다시 왜 그리 비싼 걸 사냐 니 등록금이 얼만지는 아냐면서 화를 내시더라구요. 그때 내가 너무 우리집 사정에 안 맞게 사치를 부리려고 했나 반성했던 것 같아요. 저 남들 수능 끝나고 탈색하고, 네일케어 받고, 피부과 다닐 때 아빠 돈 얘기 무서워서 해보려는 시도조차 못했고 반곱슬이라 머리 뜨고 상해도 미용실가면 돈 많이 드니까 참고 묶고 다녔습니다. 로드샵 스킨, 로션 사는데도 도대체 왜 이렇게 화장품에 돈을 많이 쓰냐 이야기 들었고 안경 쓴 2년만에 처음으로 안경 부서져서 바꿀 때도 왜 괜한데 돈 쓰게하냐며 엄청 잔소리 들었습니다. 거북목 척추측만증 심한데 돈 많이 들까봐 병원도 한번 못 갔구요. 그런데 그러고 얼마 안돼서 국가 장학금 소득 분위가 발표됐었습니다. 그때 저는 당연히 낮은 소득 분위가 나올 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9분위로 나와서 국가장학금 못 받는 걸로 나오더라구요.. 그때 배신감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국가 장학금 높은 분위가 잘 살고 부유하다는 걸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식한테 구멍 난 옷, 신발은 안 신기고 병원에 검진도 받게 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매일 집에 아빠 앞으로 온 택배 왔을 때, 돈 없다 해놓고 차 바꿨을 때, 아빠 옷장에만 옷이 가득할 때, 엄마랑 나는 3~5년 된 액정 다 깨진 휴대폰 쓸 때 혼자 최신폰 쓸 때 알아봤어야 하는건가요. 다른 집은 없는 살림에 자식한테 하나라도 더 해주려고 하는데 우리집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항상 돈의 압박 때문에 위축되고 작아지는 느낌입니다. 속상한데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그냥 적어봅니다..

 

 

 

추천수70
반대수2
베플ㅇㅇㅇㅇ|2020.04.08 14:25
내 남편이 그럽니다 늘 하는 말이 자식한테 해줘봤자 커서 결혼하면 우리 알아줄거 같냐고 하더라구요 그렇다고 부인인 나라도 챙겨주냐 아니에요 지밖에모르는 이기적인 인간이라 그런인간들은 돈이 있고없고를 떠나서 지밖에 몰라요 아마 자라온 환경도 그럴거에요 우리남편은 워낙에 욕심도 많고 자라온 환경도 그렇고 이기주의자거든요 그래서 그부분에 많이 싸웠습니다 이런인간이 뭐하러 나랑 결혼해서 내자식한테 이런상처를 주는지 참 ..부모가 되서 자식한테 기본적인건 해줘야된다고 하다가 결국 전 제가 내자식들 기죽이기 싫어서 일하면서 가르키고 일부러 더 좋은곳 데려가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아이 스스로 자존감도 높아지고 엄마를 끔찍이 생각해요 현재 남편요? 아이들이 그렇게하다보니까 조금씩 변하려고는 하는데 글쎄요 부러워서 그러는건지 나이가 드니까 눈치가 보이는건지 .. 사람 본성이 어디 쉽게변하나요
베플ㅇㅇ|2020.04.08 15:33
부모가 다 같은 부모가 아니에요. 님 아버지같은 사람 자식이고 부인이고 다 자기 피빨아먹는 기생충으로 보고있는데 그런데도 안 쫓아내고 데리고 사는 이유가 뭔지 알아요? 나중에라도 혹시 본인이 어려워지고 힘들어지고 외로워지면 기대려구요. 그거말곤 가족 만들 이유가 없는 사람이에요. 최대한 준비해서 일찍 독립하고 주소랑 연락처도 끊고 사세요. 안 그러면 평생, 아버지 돌아가실때까지 고통받고 살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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