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 죄송합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하여 이 곳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교육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오늘(4/27) 부산교육대학교는 5월 11일에 실험실습 과목 위주로 일부 대면 강의를 시작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저는 이 자체의 문제점과 결정 과정에서 학생의 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학교의 태도에 대해 공론화하고자 합니다.
첫째, 교육대학교 특성 상 부분 대면 강의를 진행하더라도 모든 학생이 기숙사에 입실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공지한 생활관(기숙사) 방역 조치 사항은 매우 부실합니다.
교육대학교(이하 교대)는 일반대학교(이하 일반대)와 다르게 4학년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이 실기, 실습 과목을 듣습니다. 일반대의 부분 대면 강의 진행은 일부 실습과 학생들만 기숙사에 입소하기 때문에 기숙사 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월합니다. 또한, 1인당 실습 수업 비율이 놓고 정부 방침을 따르기 위한 대형 강의실이 다수 존재하여 분반 수업이 용이합니다.
하지만 교대 학생들은 학기마다 필연적으로 실습 과목을 수강하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부분 대면 강의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전면 대면 강의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기숙사 인원 조절은 불가능하며, 기존의 방식대로 기숙사 6인 3실(2인 1실 방 3개) 사용이 불가피합니다. 즉 기숙사 내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생활관 실내 방역 조치로 내놓은 방안은 ‘주 1회 정기 소독’이 전부이며, 이마저도 기숙사 구조의 문제로 방역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한 모든 기숙사생들이 필수적으로 급식을 신청하는데,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식당 이용 시 1-2m 이상 간격을 유지하며 대기 및 마주보지 않고 식사’입니다. 식당의 운영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현실성이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몇몇 교수님들은 공지사항 및 전화통화에서 “이번 주, 다음 주 학교 전체 방역을 계획하고 있고 강의실 배치, 자리 등에 관해 신경 쓰고 있다. 근데 막상 기숙사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라고 하셨습니다. 기숙사는 강의실 못지않게 코로나19로부터 학생의 안전과 직결되는 공간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학교 측의 충분한 논의 및 적절한 대책이 필수적이었으나, 보시다시피 그렇지 않은 상황입니다.
둘째, 학생은 학교의 구성원임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강의 연장 여부 결정 과정에서 학생의 의견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4월 21일 비상대책 위원회에서 실시한 학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교생의 80%인 1,285명이 참여하였으며 대면 수업 378명(29.4%), 비대면 수업 907명(70.6%)로 응답했습니다. 대다수의 학생이 안전상의 이유와 기숙사 문제로 비대면 강의를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학교는 이에 대한 어떠한 답변도 없이 독단적으로 부분 대면 강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웃 학교인 대구교대의 경우 4월 22일 실험 실습 과목을 수강 학생들 동의하에 부분 대면 강의를 진행한다는 학사일정 변경 공지를 올렸으나, 부산교대에서는 학생들의 동의와 관련된 기본적인 사항조차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회의 이전 대면 강의 여부가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일부 교수는 이미 대면 강의 운영에 대한 공지를 올렸습니다. 또한 회의에서 진행된 논의 내용에 대한 기록인 회의록 또한 진주교대와는 다르게 일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회의의 진정성에 대한 여부가 심히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부산교대 학생들은 대면 강의를 실시해야 하는 그 어떠한 이유도 학교 측으로부터 전달받지 못하고, 그저 학교의 결정을 따를 것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셋째, 학교 측은 학생의 동의 없이 대면 강의 결정을 내렸으면서, 교내에서 감염이 발생할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학생에게 전가하려 하고 있습니다.
부산교대에서는 강의 참석 전 ‘대면 강의 시 개인 생활 방역 지침을 준수한다는 수업 참여 확인서’를 학과 사무실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즉 학생이 교내에서 코로나에 감염될 경우, 철저한 방역망을 구축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개인 생활 방역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학교는 감염으로부터의 책임을 회피하려 할 것입니다.
최근 확정 판정을 받은 10대 손님이 방문한 부산의 한 클럽에는 방문 당시 클럽에 480명의 손님과 34명의 종업원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확진자의 친구 1명이 오늘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127명이 자가격리 중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62명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입니다. 유흥시설은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한 접촉이 이뤄진다는 특성상 지역 감염의 우려가 매우 큽니다.
또한 코로나19 격리 해제 후 재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가 국내에만 263명에 달합니다. 즉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저희 부산교대에는 완치되어 퇴원한 교직원이 있으며, 이 교직원 역시 강의를 맡고 있습니다.
이처럼 부산교대 안팎의 모든 상황은 이 곳은 코로나19로부터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대면 강의를 진행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학교는 코로나19의 중대한 위험 속에서 교수의 편의가 아닌 학생의 안전을 생각하고, 비대면 강의를 원하는 학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