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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 boy
왜 사람들은 다 하정우를 좋아하나?
뭔가 음모가 있는게 분명하다. 마치 전 국민이 짜기라도 한듯, 하정우 이야기만 나오면 대학에 수석 입학한 아들 바라보는 표정으로 칭찬 일색이다.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는 신인 배우의 ‘의외의 연기력’이라더니, <구미호 가족>을 본 사람들은 ‘조연으로 두기 아깝다’고 했다.
<용서받지 못한 자>와 <숨>으로 칸에 가자 ‘아시아의 숨은 보석’이라 했고, 드라마 <히트>에 나온 그를 두고 ‘완소김검’이라 하더니, 이제 한국 영화계가 가장 주목하는 남자 배우로 선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첫 작품에서부터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배우들이 한번씩 겪는다는, 연예인에서 배우로 탈바꿈하는 그 흔한 환골탈태의 시기 한번 겪지 않았다. 날때부터 다 잘하는 사람은 없어도, 날 때부터 레드 카펫 밟는 사람은 있나 보다.
도대체 하정우에 대한 사람들의 막연한 믿음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어떻게 하면 이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제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90%이상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쓰여요. 그런데 드라마를 찍다 보니깐 피부 관리를 어떻게 할까, 어떻게 옷을 입으면 멋있게 보일까 등 연기 외적인 부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더군요. 그런 것들이 너무 불편하게 다가왔고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제 스스로 배우가 아닌 연예인의 의식을 갖게 될까봐 두려웠어요. 그래서 몸이 아무리 피곤해도 적당히 하자는 생각은 하지 않고,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계속 싸우고 있어요. 그렇게 작품 하나하나에 임하면서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계획, 철학 같은게 은연중에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일주일 내내 촬영, 1일 평균 수면시간 3시간의 강행군을 하고 있는 그는 요즘 ‘단순한 주간’을 살고 있다고 한다.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다 보니까 정신적으로 쓰이는 에너지를 비축하려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냥 제정신 차리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힘들거든요.” 체력의 한계를 버티는것, 한 캐릭터를 매일 쉬지 않고 연기하는 것 모두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고 시험이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는 그는 어쩌면 제2의 질풍노도시기를 겪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자신을 관찰하고, 남에게 관찰 당하기도 좋아하는 그는 항상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다. “사실 요즘 제대로 생활을 즐기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히트>에 대한 반응도 잘 모르겠고, 반응이 좋으면 기뻐해야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작품 들어갈 때 항상 기도를 해요. ‘제가 이걸로 광고를 한 20개를 찍게 해주시고요, 최고의 스타의 자리에 군림하게 해주세요.’ 이런건 아니고요. 정말 그런건 전혀 중요한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내가 이 캐릭터에 대해 설득력을 갖고, 배우들 간의 앙상블을 깨트리지 않으면서, 이 작품에 누가 되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 다 하도록 해주십사 하고 기도하죠.
제가 지금까지 찍었던 모든 작품에 항상 그런 자세를 가지고 임했다고 정말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그리고 이건 앞으로도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고, 그런데 이번 드라마를 찍으면서 그런 신념에 조금 흠집이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생겨요.”
어차피 모두 자신과의 싸움이다. 체력의 한계를 버텨내고,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하고, 자신의 선택에 뒤따르는 후회와 기쁨을 동시에 감내해내는것. 이토록 혼란스러운 결과를 가져온 드라마 <히트>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종잡을 수 없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의 필모그래피에 대한 해답으로도 이어진다.
“뭐, 그냥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도 김기덕 감독님이나 윤종빈 감독님과 함께 저예산 작업을 많이 할 생각인데, 그런 작업을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을 갖기 위해서 대중적인 드라마를 선택한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어떤 배우인지, 누구인지 대중들이 알아야만 극장을 찾아온다고 생각해요. 나를 소개하는 것과 동시에 팬 서비스의 차원일수도 있죠.”
독립영화와 상업영화, 트렌디 드라마를 종잡을 수 없이 오가는 그에게 뭔가 대단한 작품관이 있을 듯 했지만, 사실 그건 다양한 커리어와 이력을 쌓는 것을 목표로 한 결과였던 것이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 다고하잖아요. 작업을 하기 전에 진지하고 진중하게 많은 고민을 해요. 제가 그 작업에 참여하는 목적, 그걸 계속 생각하죠. 어떤 틀 안에 갇혀 있는 것보다는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은데, 그건 모험이라기보다는 개척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오는 6월에 개봉하는 그의 새 영화 <두번째 사랑>을 선택한 목적은 해외 진출로의 교두보인 동시에 자기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97년도에 미국에 어학연수를 갔다가 친구들과 단편영화를 찍었는데 너무 즐거웠어요.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중에 여기서 정말 제대로 된 영화를 한번 찍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는데, 이 영화가 그때 내가 가졌던 꿈을 이룰 수 있는, 내 자신한테 선물을 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한편으론 극중 지하는 굉장히 외롭고 고독한 인물인데, 이 역할에 젖어 계속 그 감정을 가지고 살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그렇게 연기를 하면서 에너지를 쏟고 나면 배우로서 정말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사람들이 하정우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대는 그가 비단 유명 배우의 아들이어서만은 아니다. 신인답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고, 여러 장르에 거침없이 도전하며,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는 바로 그 행보에 기대를 걸고 있는듯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치 로또 당첨번호가 발표되는 토요일 기다리듯 그의 차기작 소식을 기다린다. 그와의 인터뷰가 있고 며칠 뒤, 인터넷 신문에 기사가 떴다. ‘하정우, 윤종빈 감독과의 차기작에서 호스트바 마담으로 파격 변신.’ 모험이라기보다는 개척정신. 그래서 사람들이 다 하정우를 좋아하나 보다.
(디씨 히트갤 펌. 문제시 자삭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