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10만명 운집 예상
'집회금지장소' 미포함 지역에 신고
방역수칙 지킨다지만…"사실상 불가능"
서울시 "확진자 발생시 구상권 청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다음 달 초 서울 도심에 10만명 규모의 대형 집회를 예고했다. 비정규직 해고 금지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을 촉구하기 위해 전국에서 노조원이 모이는 행사다. 서울시와 방역 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25일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다음 달(7월) 4일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사거리~을지로3가역 사거리와 종각역~명동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인 ‘전국 노동자 대회’를 열겠다고 경찰 측에 신고했다. 주최 측이 신고한 집회 참여 인원은 10만명이다. 별도의 가두행진 등은 예고하지 않았다.
집회 장소는 지난 2월 말 서울시와 경찰이 지정한 ‘집회금지 장소’에서 벗어난 곳이다. 당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규모 집회가 자주 열리는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서울역광장, 청와대 인근 등의 집회·시위가 금지됐다. 그러나 을지로입구역, 을지로3가역, 종각역, 명동 인근 등 지역은 금지 장소에 포함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이 집회에서 비정규직 해고 금지 및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두고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한다. 다만 오는 29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의 인상률 심의를 마쳐야 하는 만큼 최저임금 인상안과 관련한 내용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코로나 확산하는데…민주노총 전국 각지에서 상경
대규모 집회 예고를 두고 서울시와 방역당국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달 초부터 수도권 일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지난 22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코로나19 긴급 브리핑’에서 “2차 대유행의 나쁜 징조들이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며 “한 달 후 신규 확진자가 하루 800여 명에 이를 수 있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이 예고한 ‘전국 노동자 대회’는 전국 각지에서 노조원들이 서울로 모이는 대규모 시위다. 이로 인해 최근 수도권 일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코로나19가 전국 각지로 퍼질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3일 개최한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총파업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에서도 주최 측 추산 조합원 약 5만3000명(경찰 추산 3만 2000명)이 전국 각지에서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몰렸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24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수도권에 산발적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대규모 인원이 군집하는 집회가 예정되어있어 시민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관련 단체는 대규모 집회를 자제해주시기 바란다”고 우려를 표했다.
민주노총 집회 강행…서울시 “확진자 발생 시 구상권 청구 검토”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 측은 집회 강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역 당국에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시 측은 대규모 인파 때문에 방역 수칙 준수는 “사실상 불가능”이라는 입장이다. 인원이 도로 등 한정된 공간 속에서 모여있어 2m 이상 거리를 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현장을 감독하는 인력이 모든 사람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할 수도 없다.
서울의 코로나19 방역을 총괄하는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방역수칙을 지킨다고 해도 물을 음용하거나 식사를 할 경우 마스크를 벗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집회에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방역 비용과 검사비용 등의 손해배상을 두고 단체에 구상권 청구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민주노총이 신고한 집회일까지 최대한 집회 취소를 설득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대규모 집회 개최를 우려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집회를 열지 않는 방향으로 지도부를 계속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