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봄은 남쪽에서 온다.
남쪽 바닷바람 따스하게 불어오면 제주도는 노란 물결의 꽃 바다가 남실남실 온 섬을 휘감는다.
바로 노란 병아리 솜털 같은 유채꽃 바다다.
이제 막 깨어난 병아리의 종종걸음처럼 유채꽃은 가슴 두근거리며 희망의 날개 짓하는 수많은 노랑나비가 되어 겨우내 얼었던 가슴속으로 피어오른다.
겨울 끝자락에 매달리듯 찾아오는 꽃 소식은 붉은 동백으로 시작되어 알에서 갓 깨어난 노란병아리처럼 화사한 제주도의 유채꽃으로 이어진다.
겨우내 찬바람에 가슴 얼었던 내 마음을 파고드는 환희의 유채꽃을 처음 만난 것은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보이는 제주도의 들판에서였다.
바둑판처럼 검은 돌담으로 정리된 들판에 노랗게 굽이굽이 이어진 비경의 색 노란 물결은 바로 유채꽃이었다.
끝없이 이어진 그 노란 꽃의 물결에 나는 어느새 흥분에 휩싸여 있었다.
그것은 감격이고 환희였다.
검은 화산석의 돌담을 배경으로 노란 유채꽃은 제주의 봄을 한 폭의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었다.
제주의 봄이라고 하면 항상 유채꽃을 떠올릴 만큼 제주의 유채는 유명하다.
유채는 지방에 따라서 삼동초라고도 불리며 월동초라고도 불린다.
새 봄 활짝 핀 유채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하는 신혼부부나 관광객의 모습은 제주도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제주만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풍광의 들녘, 바람막이로 쌓은 돌담 안에 노란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유채 밭은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다.
산호모래에 남빛으로 빛나는 바다와 조랑말이 유유히 뛰어노는 노란 유채꽃밭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비경이다.
한 올 상큼한 햇살에 저렇게 눈부시도록 노란꽃을 피우는 봄의 소리 유채꽃, 눈이 시리도록 푸른 남빛바다, 어머니의 젖가슴처럼 그리운 오름을 배경으로 한가하게 풀 뜯는 조랑말이 이리도 그리운 제주의 봄이다.
그러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했든가 내 가슴속의 봄은 언제 오려나.
2004, 2, 12
김 명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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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소리 왈츠 작품 410 (요한 시트라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