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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ㅇㅇ |2020.07.13 21:51
조회 10,573 |추천 42

당신은 내게 그렇게  다가왔지.
여름 한낮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겨울 아침 무심코 창문을 열었을 때
시야에 들어오는 백설처럼 예고도 없이.
나는 당신의 이런 다가섬이 못내 불안했어.
당신을 맞을 그 어떤 준비도  내가 하지 않았거늘
당신이란 존재가 이미 내 가슴에 밤하늘 별처럼 박혀버렸기에.
나는 이런 일이 내게 생기리라고는 
짧은 생애에 있어 단 한 번도 예상치 못하였지.
예고 없는 만남.
예상도 못한 만남.
그래. 
당신은 나로 하여금 불안의 파도를 헤엄쳐 나가도록 하지.
나는 지금 이 순간 저 깊은 바다 속을 유영하는
어미 잃은 새끼 고래이며,
강렬한 햇살 아래 끝간데 없는 사막을 횡단하는 
한 마리 낙타.
불안하다고 해서 내가 두려워한다거나
도망을 가려는 건 아니야.
나는 지금 설렘과 환희로 가슴이 벅차고 있어.
구만리 창천을 넘어 수억 만리도 더 되는 하늘 아래,
수천 수만 수백만 아니 그보다 백 배도 더 넘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당신을 만난 거니까.
아! 어쩌면 나는 당신과 처음 눈이 마주치던 그 순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당신의 영롱한 눈빛은 돌덩이 같은 내 가슴을 단숨에 찢고 들어와
혼자만의 공간이던 뇌리를 점령해 버렸어.
나는 표현 못할 흥분과 감동으로  사고가 정지 되어 버렸어.
거친 세상에 맞서 홀로 서리라는 내 의지는
저만큼 달아버렸고 나는 어느새 당신 하나만을 지켜주고 싶은
남자가 되고 싶었지.
신께 두 손 모아 맹세하길,
나는 내가 이렇게 된 것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아.
그래.
당신은 또 내게 그렇게 다가왔지.
화려한 옷을 입고 입가에 미소를 가득 담은 채
부드러운 눈웃음으로 다가온 것이 아닌,
수수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그래서 나는 압니다.
당신의 청조한 얼굴에는 힘찬 정열이 숨어있고, 
수수한 옷안에는 운명 앞에 고개 숙이지 않은
멋진 자존심이 숨겨져 있으며,
무정해 보인ㄴ 어투 속에는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배려하려는
따스함이 스며 있음을.
당신 또한 이것만은 예상하지 못하였을 거야. 
사춘기 소년들이 추상적으로 그려내는 그런 여자들을 
내가 이날 이때껏 단 한 차례도 꿈꾸어 보지 않았단 것을 말이지.
나는 지난 세월 황홀한 환상에 젖을 만큼
평화롭게 살지를 못했어.
나는 언제나 혼자였어.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만큼
외로웠을 때는 눈물짓는 부모님이 생각나 애써
열심히 무엇인가를 하였고,
목놓아 울고싶었을 때는 억지 웃음을  지었지.
나는 그런 삶이 내 운명이리라는 것을
단 한순간도 부정하거나 의심하거나 거부하거나 하지를 않았어.
하지만 나는 지금 너무너무 행복하다.
남에게 의지한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인지는
예전엔 진정 꿈에도  몰랐네.
나는 이 꿈이 깨어지지 않기를 진실로, 진실로 바래.
그럴 수는 없겠지만.
진정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나는 당신에게 기대고 싶어.
그리고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언제까지나....

추천수42
반대수2
베플ㅇㅇ|2020.07.14 00:09
그녀도 이 마음을 알아야할텐데.. 서로 의지하며 꿈을 이루길 바랄게요
베플ㅇㅇ|2020.07.14 00:26
마음이 담긴 좋은 글이네요 언제나 혼자였다는 말이 마음 아프네요 이제 함께 행복하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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