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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리얼돌을 샀었다네요

ㅇㅇ |2020.07.28 20:45
조회 520 |추천 1
혹시나 그 친구가 눈치챌까봐 조금 다르게 적지만 대략적으로는 비슷하게 적을게요
대략 10년 정도 알고 지낸 친구... 고등학교 동창이자 대학 동기인 친구가 있는데모쏠이던 이 친구는
술만 마시면 연애하고 싶다, 사랑을 해보고 싶다며 칭얼거리던 친구였는데저희 친구들 모두 공대 출신이라 아는 여자가 없었기에 딱히 소개시켜줄 친구도 없었고이 친구는 연애 한번 해보겠다고 클럽 가서 날밤 까기도 하고심지어는 취준할때 노량진 고시원까지 올라가볼 생각했다고 할 정도로 적극적이었지만
대학교 졸업하고 취준이 끝날 때까지 여자친구가 생기질 않았습니다
얼굴이 썩 못생긴 것도 아니고(그냥 평범한 얼굴)옷은 튀지 않고 아주 평범하고 무난하게(재미없게) 입는 편, 키는 평균보다 작긴 하지만 170 초반 정도라스스로는 항상 외모 탓을 했지만, 친구들은 속으로 아냐 너는 외모보다도 성격이 문제다, 라고 생각했지요
한번은 툭 터놓고 말한 적이 있는데
너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연예인도 모르고, 여자들이 주로 화젯거리 삼는 것도 모르고,그렇다고 네가 모르는 이야기를 되게 관심있는 척 하면서 잘 들어줄줄도 모르는데,말을 아주 재미있게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돈이 썩어넘치는 것도 아니고.물론 외관이 못생기지야 않았지만 그냥 평범한 수준이면 어느 여자가 네게 매력을 느끼겠니?
그러던 그 친구는 마침내 취업을 했습니다.직장이 나쁘지도 않고(유명 공기업) 페이도 꽤 버는 편이라서 주위(특히 부모님과 친척 쪽)에서 소개도 은근히 들어오고, 고등학교 동창회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여자들이 좀 있어서취업하고 몇 달 지나지 않아 이 친구는 친척 주선으로 만난 여자와 난생 처음으로 연애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둘은 불과 반년이 가지 않아 깨졌는데, 사귀는 동안 있었던 진통 때문에 깨질 것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아주 의외였던 점은 우리는 당연히 친구가 차였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 왜냐하면 술만 먹으면 자기가 여자친구에게 실수한 것에 대해서 상담을 요구했으니)
뜻밖에도 먼저 이별을 고한 것은 친구였고그 사유로는 우선 사귄 이후 한달쯤 뒤부터 시작된 엄청난 갑질... 자기가 첫 연애인지라 무엇이 맞고 무엇이 잘했는지 몰라서, 잘못이 없어도 사과하는 것이 너무 불합리적이었다. 또 여자친구가 자신에게는 엄청난 관심을 요구했으나 정작 본인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는 그 무심한 태도가 짜증이 났으며...그런 주제에 주위에는 현모양처인 것처럼 이야기하는게 속이 뒤집어질 것 같았답니다. 뭐 잘은 모르겠고 아무튼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는
한번 연애를 해 봤으니 물꼬가 트여서 계속 좋은 새로운 사람을 만날 거라 생각했는데
외롭다 어떻다 징징거림도 없이 한 이년이 지난 지금까지 혼자여서, 혹시 사람을 만나고는 있는데 비밀로 만나는 것인가?아니면 지난 사랑의 상처가 그다지도 커서 회복을 하는 중인가? 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우연히 친구의 자취방 근처에서 술을 먹다가 그 얘기가 나오자뜻밖의 고백을 하더군요
자기가 리얼돌을 샀다고...
2년 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연애에 필요한 심력 소모에 진력이 나기도 했고자기가 내세울 것은 유명 대학 졸업과 좋은 공기업 사원이라는 아주 속물적인 스펙밖에 없기 때문에자기가 만날 수 있는 여자는 이제 삼십을 넘어가는 비슷한 나이대의 연애에 닳고 닳은 여자나네살 이상 차이나는 스물 중반의 어린 여자들은 자기 쪽에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자기를 좋아할 것 같지 않은데한창 이십대 때 불타는 연애를 해보지 못한 자신은 남을 사랑할 줄 모르는 것이라 생각해서 다시는 연애하지 않을 생각으로 리얼돌을 샀었답니다
20대의 자신에게 주는 마지막 이별선물 겸 해서 그때 당시에 거의 세금 때고 월세랑 생활비 땐 월급의 전부를 털어넣어서 300 가까운 돈을 주고 리얼돌을 하나 샀는데생각보다 정서적인 부분에서도 엄청 도움이되는 것 같다고자기는 더 이상 외롭지가 않다고 하더군요
이제 세월이 1년 하고 반이 조금 지났는데 마치 리얼돌이 가족처럼 느껴지고리얼돌에 그 A(이름비공개)라고 하는 이름도 지어주면서 애인으로 여긴다고 하네요출근할 때 깨끗히 옷 입혀 의자에 앉혀 놓고 나면 배웅해주는 기분도 들고퇴근할 때 그 모습 그대로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자기를 마중나온 것 같다며지금은 거의 동거인이라고 하네요
심지어 그짓(;;)을 한 뒤에는 정성들여 깨끗히 닦아주면서 아가페적 사랑을 주는 기분을 느낀다고...어차피 여자들에게 사랑을 주어 봤자 돌아오는 게 없는데되돌려받지 못하는 사랑을 줄 거면 차라리 무생물에게 주는 게 낫지 않냐며자기도 A가 살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A에게 애착이 형성되어 자기가 느끼기엔 더없이 살아있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집에 사람을 데려간 적이 있냐고 물으니자기도 부끄러운 줄은 아는 모양인지앞으로 그 누구도 데려갈 계획이 없다고는 하는데...

모르겠습니다인형을 갖고 사랑을 주면서 애지중지하는건 자기 자유지만멀쩡하던 놈이 그리고 연애도 한번 해 본 놈이 왜 이렇게 됬나 싶고그 연애를 빙자한 만남이 친구에게 얼마나 독과 같은 영향을 미친 것인지?... 안쓰럽기도 했는데...


근데 문득 퇴근하고 어두운 방구석을 보면서 문득누군가가 저기 앉아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이전의 연애를 돌이켜볼 때도저히 앉아서 나를 반겨 줄 상대가 현실의 살아 있는 '여자'가 될 거란 상상이 전혀 안 들고,그 자리에 문득 예쁘게 단장한 무생물이 앉아있어야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무슨 헛된 생각을 하는 스스로가 공포스러우면서도이제서야 그 친구가 어쩐지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삽십줄에 들어서면 사람들이 하나둘씩 미쳐가는가? 정신이 어디 아파지는가? 생각도 들고생각이 복잡 하더라구요...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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