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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삶의 목적을 잃고 살아가는 나.

코이 |2020.08.22 01:33
조회 3,442 |추천 3
전 경기도에 사는 31살 남자입니다.

저는 살면서 두 가지의 꿈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다른 사람처럼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성인말고
내가 배웠고 하고 싶은 일로 직업을 삼아 살 수 있는 사람이
되자.
둘은
이를 발판으로 무탈하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꾸려
행복하게 사는 것.

첫번째 꿈을 이루기 위해 저는 어릴 적 부터 음악 교육의 꿈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의 편견과 선입견, 조롱, 그건 안될 거라는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뿌리치고 20대 후반에 이르러 노래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써 개인 사업을 꾸려 나름 괜찮은 명성과 수입을 쌓아가며 지금까지도 큰 문제 없이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과정에서 혹은 본래 가지고 있던 고집스런 성격이나 경쟁 의식에 치여 살았던 10 20대에서 저는 원활한 대인관계를 잘 쌓지 못하였습니다. 사회에서 제게 지금의 자리를 만드는 과정 중에 도움을 준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일에 임하려니 밥그릇 싸움에 휘말리고 친구라고 여겼던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며 천천히 저와 거리를 두며 멀어져갔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야 열등감과 경쟁 의식때문에 친구로 인정하지 못했던 자신들을 반성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의미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트레이너로써 점점 힘겨운 상황에 몰려 마지막 발악으로 나 혼자서 모든걸 짊어지고 혼자 사업을 해보자고 시작한 일은 제게 큰 전화위복이 되어 제가 원했던 꿈을 달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저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애정결핍의 성격을 더 가지게 되었습니다. 음악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외면적인 부분을 신경을 쓰게 되었고 노래를 잘해야 하는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여자에게 좋은 첫인상을 얻는 일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저와 엮였던 여자들은 마음을 여는 것을 포기하고 늘 돌아섰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더 고독하고 외롭게 저를 키워나갔습니다.

그러다 사업 초기 한 여자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그녀가 처한 애처로운 상황이 신경쓰여 계속 지켜보다 결국 모 아니면 도라는 심정으로 내가 책임지겠음을 약속했고 그녀는 그렇게 저를 받아 연인이 되었습니다.

만인에게 축복을 받고 조금 과장하여 세기의 커플이라 불리며 3년간 연애를 큰 다툼 없이 행복하게 보냈고 마침내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두번째 삶의 목표가 열리기 시작하면서 남편으로써 아빠로써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나 행복했었지만

결혼 생활은 어딘가 계속 삐걱거렸고 결국 신혼 1년차에 여자는 결혼기념일날 제게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아니 혼자 확정을 짓고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 저를 남으로 취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제가 부족했음을 끝없이 시인했고 밤새 무릎을 꿇으며 사죄를 했지만 여자는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이혼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던 중.. 저는 여자의 친구분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여자가 친구들끼리의 대화에서도 석연치않은 점을 발견하고 조사를 해본 결과
꽤 오래 전부터 불륜을 하고 있었고 이를 빌미로 1년차에 이혼을 요구. 제가 부족했던 점을 지적한 것도 상간남과의 계획으로 이루어진 말들이었으며 이혼을 요구하지만 제가 가진 경제 능력을 끝까지 이용하기 위해 거처와 재산을 잡기만 하고 있던.. 그런 상황이었음을 친구분과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만천하에 공개되었고.. 도중 전 장인 ,장모님은 저희 가족을 찾아와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시고 저에게도 머리를 굽히며 사죄를 했습니다. 가족과 가족의 연결관계마저 모두 무너져버림을 느낀 그 순간 이 결혼 생활은 끝이 났음을 알게 되었고, 결국 이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자는 이혼서류를 작성한 날 이후부터 모두에게 종적을 감추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4년에 걸친 제 마지막일 것이라 생각했던 연애와 결혼은
허망하게 끝이 나버렸습니다. 전 단 한번도 그 여자가 밉거나 싫은 적이 없었는데.. 하루 아침에 달라져버린 그 모습을 본 뒤로
더 이상 '여자'를 믿는 것이 힘들게 되었습니다.

가족과 친구, 많은 지인이 저를 걱정해주었고 그 덕으로 이혼 후 크게 절망하지 않고 새 삶을 시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게으르게 찐 살도 열심히 운동을 하여 다 걷어내고 혼자 살 괜찮은 집도 구하여 경제적으로도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게 되었으며
만나게 되는 학생분들과도 하하호호 웃으며 일을 해왔습니다.
이렇게 살면 되는가보다 싶었습니다. 괜찮은가보다 싶었습니다.

몇일 전 갑자기 머릿속에서
"네 인생은 끝났어" "넌 더 살아갈 이유가 없는거야" "일 열심히 해서 뭐해?" "돈 많이 벌어서 뭐할래? 다 부질없어" "너가 일생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은 지금까지 다 누린거야. 이후에 너가 더 가질 행복은 없어" "너가 주위에서 보는 행복한 모습들은 다 그림의 떡일뿐이야" 이런 외침이 들려오며 가슴과 머리를 옥죄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언가 잘못된 것을 알았음에도 이 말들에 수긍하게 되고 아.. 이래서 죽어도 되는 거구나.. 이런 생각도 갑자기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잠시 생각이 멈출때 저는 "이게 우울증이구나. 빨리 도움을 구해야한다" 는 생각으로 주변에 알려 가족의 도움으로 생각을 멈출 수 있었습니다.(우울증 약)

나는 스스로 괜찮다고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내면은 그렇지 못했나봅니다. 그렇다고 여자를 그리워하거나 미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자는 헤어지는 과정에서 저희 가족에게 입에 담지 못할 못된 소리를 퍼부었고 사과 한마디 없이 사라졌습니다. 아직도 생각하면 화가 치밉니다.

오늘 전 바다를 보러 왔습니다. 같이 온 사람들과 즐겁게 떠들며 놀고 그리고 또 한번 저를 위로해주고.. 하지만 떠들썩한 자리가 끝나고 난 뒤 다시 혼자 남게 된 저는 다시 공허함을 느끼고 먼 바다를 혼자 보고 있습니다.

30년 넘게 건드리지않았던 담배를 시작하게 되었고 잘 못마시던 양주까지 마신 상태까지 이르러 어질어질한 채로 담배를 피우며 바다를 보지만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원하지 않게 돌싱이 되어버린 저는 더 이상 사는 목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 이것저것 해보려했지만.. 이미 원하는만큼 꿈을 이룬 후부터는 무언가 열심히 하고 싶단 의지가 생기지 않습니다.
주변에서도 늘 그럽니다. 시간이 약이다. 앞으로 더 좋은 사람 만나면 된다. 혼자이기에 하고 싶었던 일을 찾고 해보아라 등등..

결국 답은 하나였습니다. 난 결국 다시 내 가족을 꾸려 화목하게 살고 싶은 것.. 그것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엔 더 이상 걷어낼수 없는 벽이 생겨버렸고
누군가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습니다. 아니.. 불가능해졌습니다.

좋은 사람..몇 번 있었습니다. 지금도 주변엔 좋은 사람..많습니다.
하지만 그 좋은 사람이 이렇게 더럽혀진 나에게 오는 끔찍한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저는 다 회피하게 되고 자리를 피하게 되고 합니다..

마치 빠져나올 수 없는 미궁에 갇혀 사는 느낌입니다. 탈출할 방법이 없습니다.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것 밖엔 방법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공부하고 생각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다만.. 하기 싫습니다.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러면서도 저는 저를 찾아오는 학생분들과의 약속을 위해 또 다시 돌아가 거짓 웃음을 지으며 일을 할겁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다녀간 후의 공허함과 평생을 싸워야 합니다.

가족 지인들의 위로. 제 기분을 헤아리려 즐겁게 해주려는 노력들
처음엔 고맙고 다시 일어서는 발판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마음의 짐이 되고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닌 걸 알고 있기에..

아무리 마음을 고쳐먹고 달래보아도 저는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즐겁게 해주는 삶에서 저 자신의 행복을 가지는 사람이었고 앞으로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럴 수가 없네요.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이렇게 계속 사는 것이 맞는걸까요.
지금까지 이루어낸 것들이 매일매일 부질없다고 느끼고 그 생각을 다시 지우려 애쓰고.. 이 삶이 맞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정말로..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맞는것인지 묻고싶습니다.
추천수3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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