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여자예요 이 새벽이라 감성이 차오르고 그런 건 아니고... 늘 생각이 많아요 그리고 저를 우울로 몰아넣는 질문 중 하나가 저거인 듯 싶어요 왜 사람은 우울할까 내 삶은 무엇일까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미치겠어요
종종 그런 생각을 해요 내가 정말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참 멍청한 생각이잖아요 기쁨 행복 사랑 감사 공감 등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한 것들이 많은데 언젠가부터는 그것들을 포기해도 좋으니 모르고 살아도 좋으니 우울 외로움 고독 슬픔 얘네를 모르고 살고 싶어요 인간적이지 못하다 소리 들어도 그냥 모르고 살고 싶어요
중학교 2학년 때였나 1학년 때였나... 너무 힘이 들어서 새해가 밝을 때 소원을 빌었던 적이 있어요 아 소원보다는 새해 다짐? 같은 건데 이번 한 해는 절대 울지 않는 것으로... 한 번도 울지 않는 게 내 목표예요 라고 하니까 학교 상담 선생님께서 한동안 말씀을 않으시고 저를 안쓰럽게 보시더라고요 되게 친했고 감사한 분이셨어요 저보고 그런 다짐은 정말 슬픈 다짐이 아닐까...하시며 사람은 감정을 느끼고 살아야 한다고... 괜찮은 거라고... 맞는 말씀이지요
톡선에 있는 글을 보았어요 그리고 돌이켜보니 저도 저렇게 살아왔더라고요 은연 중에 친구들에게 나는 마흔 되기 전에 그만 살래~ 하고 엄마아빠한테도 흘리듯이 살고 싶은 의욕이 없는 거 같어 하면서... 제가 하는 말을 듣고 다들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저는 진짜 밝은 사람이거든요 고등학교에서도 긍정 하면 저였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분위기메이커 선생님들도 너무 예뻐해 주시고 부모님께도 유머러스한 딸이고... 우울은 13년도부터 시작이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착한아이 컴플렉스 비슷한 그런 것도 그때부터였던 거 같아요 내가 상처 받기 싫으니까 미움 받을 일일랑 절대 하지 않고... 모두에게 호감만 받아야 하고... 그 어릴 때 했던 생각이 뭐였냐면, 내가 이렇게 우울하고 슬픈 것들은 나 말고 아무도 몰라야 해 내 심정이 어떻든 내 속이 어떻게 타들어가든 남들은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밝은 사람으로 생각해야 해 이런 거... 그래서 그때부터 내 모든 에너지를 밖으로 쓰고 다녔던 거 같네요
제가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우울에 허덕이는 건 세상에서 아무도 몰라요 저만 알아요 겉만 번지르르하다고 하잖아요 제가 그런 거 같아요 겉은 화려하고 밝고 해도 속은 아무것도 든 게 없어요 검은색 같아요 공허해요 정말... 정말로 외로움을 모르고 싶어요 우울도 외로움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이었으면, 살면서 모르고 살아갈 감정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냥 한 번 적어보고 가요 결시친에 맞지 않는 글이겠지만 ㅎ 죄송합니다 그냥 결시친에 오시는 분들은 저보다 인생을 오래 사신 분들이실 테니까요 그냥 언니오빠 이모삼촌들 속에서 말 한 번 해 보고 싶었어요 다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