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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놓아 줄게

비숑 |2020.09.07 20:42
조회 1,642 |추천 9

오빠 안녕 ? 잘지내지 ..? 학원 개원한지 2년밖에 안됐는데 코로나 때문에 많이 힘들겠다 ...
힘내 오빠성격에 잘 이겨낼 거라 믿어

이십대 중반에 오빠를 처음 만났을때
철 없이 클럽다니고 밤사 다닐때 오빠를 만났지..
오빠한텐 그런곳 처음가본거라고 거짓말 했었는데
내가 춤추고 있는 모습에 오빤 나한테 첫눈에 반했다고 했지 .. 너무 웃겨 나는 엄청난 몸치인데
나는 오빠가 번호물어봤을때 생각도 없이
번호를 그냥 줬지 왜냐하면 나는
2주 뒤에 유학을 가야했었고 비행기 티켓, 홈스테이, 학교 다 모든걸 준비해놓고 신나게 놀때였으니까 .. 기억나지 ? 우리 그 다다음날 만나서 밥먹고 술마시러 갔었을때 오빠가 했던말들..
“목적 있는 사람도 나가서 실패하고 돌아온다”
“우리 누나도 해외살지만 힘들어 한다”
“해외에는 테러가 위험하다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테러 얘기할때 너무 웃겨서 뒤로 쓰러지고 그랬는데 .. 근데 진짜 신기해 오빠말 듣고
2주남은 내 해외에서 펼칠 미래를 접었다.
부모님한텐 정말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고, 유학원에서 당황하면서 다시 잘 생각해보라고 .. 나는 칼같이 환불을 요구했고 내가 낸 금액에 50%도 받지 못한체 모든걸 취소했지

그리고 오빠랑 사귀게 됐지. 2년동안 정말 권태기 없이 하루가 너무 좋았고 자기전에 2시간씩 전화는 기본이였고 일주일에 4~5번은 꼭 만나고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했어 지금 생각해보니 저땐 싸웠던 기억도 없네,
나는 한국에서 다시 대학을 들어가게 됐고, 26살에 학생신분이 됐지, 오빤 돈을 열심히 버는 멋진 남자였고, 오빠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오빠는 학원을 개원했고 맨땅에 헤딩하는 멋진 도전을 시작했지

우린 점점 우리둘의 시간보다 각자의 시간에 더 집중하게 되면서 일주일에 4~5번씩 보던 횟수가 점점 줄어들게 되고 오빠를 만나고 싶으면 내가 오빠네 학원으로 찾아가야 했었어 근데 찾아간다 해도 오빠는 항상 바쁘더라구 .. 그렇게 1년을 보내며
나혼자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 주말도 없이 일을 했기 때문에. 짬내서 같이 놀러를 가도 피곤한 오빠보단 내가 운전을 하고 옆에선 항상 잠이 들곤 했지 .. 처음엔 이해가 됐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다 보니 너무 화가났어
투덜투덜 내색하면 그때 오빤 운전대를 잡았지
...자연스럽게 조수석에 타는 오빠가 미웠어

미움이 점점 커지면서 오빠에 대한 생각들이 바뀌기 시작했어. 우리가 결혼을 한다면 과연 행복할까 ... 나는 매년 오빠네 가족모임에 초대됐을때 빈손으로 가는게 부끄러워서 항상 어딘거에 들러 무언가를 사갔었고 매년 생신일땐 백화점을 빙빙돌며
뭐를 사가야할까 고민 했었는데. 오빠는 그런 센스가 부족했던건가봐 우리엄마 생일엔 빈손으로 왔더라구. 아 맞어 내가 빈손으로 와두 된다고 했던거 기억나 .. 그래도 꽃 한송이라두 사오지 .. 1차는
가격이 좀 있는 식당에서 먹었으니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어. 2차에서 케익이라도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빠한테 말했는데 내 지갑을 쓰윽 건내 주더라. 맞아 우리엄마니까 내가 사야지. 근처 케익파는곳 까지 뛰어갔다 왔어. 엄마랑 둘이 있는게 어색 할 수도 있으니깐. 2차도 내가 계산하고 나왔지.
나한텐 잘 못해도 우리 엄마한텐 잘 했으면 하는 내 욕심이였나봐. 이때부터 결혼생각이 점점 사라지더라

그러면서 우리의 전화는 5분도 아니 1분을 넘기지 못했지. 많은 생각 끝에 내가 이별을 통보했지.
오뻐한테는 갑작스런 이별통보였기 때문에 내가 자존심 부리고 있는거라 생각하고 사과를 바랬지만 난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어.
내가 잘못한게 없다고 생각했거든.
오빠도 나도 잘못한게 없어 누가 우릴 이렇게 만들었나 생각해보면 나 혼자만의 생각,욕심이 이 결과인거 같아.

오늘 같이 일하는 언니한테 내가 그랬다?
나는 오빠 만나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근데 연락 한통 없어서 속상하다고 그랬더니 언니가
자존심을 내려놓지 않은 사랑은 최선을 다 한게 아니래 .. 맞아 나는 최선을 다하지 못했어 그래서 내가 지금 미련이 남아있나봐.
헤어진 후에 술 취해서 오빠네 집앞에 찾아가서 나오라 했을때 아파트 입구에서 나오는 오빠를 보자마자 눈물밖에 안나더라.
오빠를 껴안고 우는데 왼쪽 반팔티가 눈물로 다 젖을때 까지 말없이 안고있어줘서 고마워.
또 술취해서 보고싶다는 연락에 답장해줘서 고맙고
내 인생에 긍정을 알려줘서 너무 고마워.
그냥 내 이십대 중후반이 되어줘서 고마워.

4년넘게 연애해서 헤어진지 4개월이 넘었네.
보고싶지만 여기서 그 미련 그만 하려고.
나를 위해서 또 오빠를 위해서.
여기서 놓아 줄게 .. 잘가

다음생에서 또 만나자! 그땐 내가 더 최선을 다할게
정말 많이 사랑했고 잘지내 .. 진짜 이제 안녕

추천수9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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