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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나의 짝사랑

쓰니 |2020.10.13 21:28
조회 259 |추천 1
짝사랑하는 애가 있어. 내가 중3이라 아직 철이 없는 거일 수도 있겠지만 나름 열심히 짝사랑했거든. 그 애가 웃는 게 예뻐서 더 많이 웃을 수 있게 노력한 적도 있고 그 애의 눈이 예뻐서 마주 앉아 눈 쳐다본 적도 있고 수업 시간에 그 애 옆에 앉아서 교과서에다가 말 주고받은 적도 있고 보여줄게 있다면서, 혹은 같이 가달라며 그 애 손목 잡고 간 적도 있어. 그럴 때면 심장이 얼마나 떨리던지.. 그 애와 같은 공간에 있었던 거만으로도 좋았던 거 같아. 내 눈길이 닿는 곳엔 늘 그 애가 있었고, 가끔가다 그 애도 날 볼 때면 얼굴 빨개지면서 고개 돌리고. 이게 정말 신기했던 게 짝사랑하기 전엔 얼굴이 빨개진다는 게 무슨 느낌인지 몰랐어. 근데 그 앨 좋아하고 나서부턴 뼈져리게 알겠는거야. 눈만 마주쳐도 심장이 멈추는거 같고. 하루는 그 애랑 둘이서 학교 계단을 내려가는데 갑자기 공기가 바뀌고 애들 목소리는 안 들리고 조용해진 거야. 분위기에 휩쓸린다는 게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 뭔가 지금 아니면 평생 못 말할까 봐 좋아한다고 말했지. 근데 그 애가 하는 말이 너는 잘 웃고 활발해서 좋아. 근데 나는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 미안. 딱 이렇게 말하고 먼저 반으로 들어가더라. 이때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는데 비유하자면 횡단보도 건너는데 달리던 차가 내 바로 앞에 멈춰서 나는 주저앉는 그런 거. 딱 그 느낌이었어. 그 애가 미안하다고 하는 순간 주저앉고. 신기한 게 눈물이 안 나오더라? 아무런 생각도 안 들고 머리는 안 굴러가고 심장은 멈춘 것만 같고. 10분은 그러고 있었던 거 같아. 수업종 치고 나서야 정신 차리고 반으로 들어갔어. 물론 아무렇지 않은척했지. 그 애는 별로 신경 안 쓸 테니까. 그래도 짝사랑을 포기하진 않았어. 물론 포기하려고 노력하고 잊으려고도 해봤는데 안되더라고 나는. 이게 벌써 1년도 더 된 이야기야. 2학년 학기 초에 좋아한다 말했었고 그 뒤로도 가끔 지나가듯이 너 좋다, 너가 있어서 좋다 등등 뭐 그렇게 티도 내고. 물론 지금도 내 짝사랑은 현재진행형이야. 횡설수설한 거 이해해 주라 들어줘서 고마워.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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