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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싸웠는데 내가 잘못한 거야?

ㅇㅇ |2020.10.19 01:44
조회 89 |추천 0


항상 구경만 하다가 직접 써보기는 처음인데...인터넷에서 조언 구할만한 데가 여기밖에 생각이 안 나서 한번 써봐. 일단 나는 평범한 중3 여자고 집도 그냥 평범해. 엄마, 아빠, 남동생, 외할머니랑 같이 살고 외할머니는 나 태어났을 때부터 길러주셨어. 3살까지 키우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지금까지 키우고 있다고 하시더라고.

가족들끼리 사이도 꽤 좋고 나도 부모님이랑, 특히 엄마랑 할머니랑 사이가 좋아. 중1까지는 꽤 싸웠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싸우는 일이 줄더라고. 근데 가끔 싸울 때면 흐지부지 넘어가거나 내가 사과를 해서 넘어가곤 했거든. 내가 반성해서 사과한 건 아니고 할머니가 너 엄마랑 평생 얘기 안 할 거 아니니까 그냥 사과하라고 하기도 했고...내가 뭘 잘못했는데 사과해야 하냐고 하니까 어른인데 애한테 사과하기는 좀 그렇지 않냐고 해서 그냥 내가 사과하고 말았어. 그 말이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닌데 그냥 내가 사과하자는 생각으로 했지.

그래도 항상 억울하기는 했거든...근데 오늘은 너무 사과를 받고 싶더라고.

엄마가 나한테 커피를 타오라고 했는데 나는 밥 먹고 침대에 누워있었고 너무 일어나기가 싫어서 "엄마 나 누워있는데~?" 라고 했지. 내가 부엌이나 하다못해 거실에 있었으면 커피 그냥 탔겠지만 방에 누워있는데...너무 하기 싫었어. 그랬더니 할머니랑 아빠가 엄청 뭐라고 하더라고. 할머니는 항상 지 해달라는 대로 해주는데 그거 하나 해달라고 하면 싫다고 한다고 뭐라고 하고, 아빠는 싸가지가 없다고 뭐라고 하고.

엄마가 그냥 장난친 거라고 해도 계속 뭐라고 하더라고...솔직히 그게 장난이었나 싶지만. 근데 내가 너무 서러운 거야. 평소에는 조금 투덜거리긴 해도 시키는 대로 탄단 말이야. 이게 이렇게 욕먹을 일이냐구. 너무 억울해서 혼자 조금 울다가 잤지...

근데 비몽사몽해서 일어난 것도 아니고 안 일어난 것도 아닌 상태에 있을 때쯤 할머니가 내 방 문을 닫더라고. 그래서 "안 자..." 이랬지. 그러니까 할머니가 내 침대에 눕더라고. 평소에도 그러고 놀면서 장난치니까 나도 평소 같았으면 같이 장난을 쳤겠지만 나는 그럴 기분이 아니었고...할머니한테 그냥 가라고 했지. 그러니까 할머니가 내가 삐진 걸 알아체셨는데 그냥 전처럼 장난으로 무마하려는 거야...할머니는 날 달래려고 했던 거겠지만 일단 나한테는 절대 달래는 것도 아니고...가족끼리 그런 말 좀 했다고 삐지냐고 말하는 게 너무 싫어서 난 누워있을 테니 할머니도 앞으로 내 말 들어줄 필요 없다고 했어. 아까 할머니가 그렇게 말하면서 뭐라고 했거든...몇 번 실랑이 하다가 난 이불에 고개 처박고 우는데 할머니가 안 나가서 좀 그러고 있다가 그냥 내가 나왔어. 그럼 할머니 거기 있어 내가 나갈게 하고 화장실에서 혼자 울다가 한 20분쯤 됐을 때 방에 오니까 가셨더라고.

그러고 나서 할머니랑 엄마가 얘기하는 소리가 들리는데...딱 봐도 내 욕이겠다 싶었어 평소에도 내가 엄마랑 싸우든 할머니랑 싸우든 싸우고 나면 꼭 둘이 내 욕을 하거든. 그것 때문에 더 짜증나더라...

한참 있다가 내가 내일 졸업사진을 찍어서 하복이 필요하거든? 근데 하복을 빨았다는 거야...내가 짜증을 좀 필요 이상으로 내긴 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내 잘못이 좀 크긴 해...걸을 땐 몰랐는데 발도 쿵쿵거렸다고 하더라고. 말투도 짜증이 엄청 실린 목소리였고...그게 엄마의 심기를 건드린 거지. 그래서 몇 번 대화가 오고가다가 할머니 얘기가 나온 거야.

여기서부턴 기억이 선명하지 않아서 조각조각 말해볼게. 정확하진 않지만 대충 저런 뉘앙스였어. 순서대로 아니얌...

엄-할머니가 달래려고 방에 들어갔으면 그냥 넘기면 되는 거 아니야?나-그게 달랜 거야? 가족끼리 그런 말 좀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게 어떻게 달래는 거야. 그럴 거면 차라리 그냥 내버려 둬.
엄-너 할머니랑 평생 말 안 할 거야?나-지금 협박하는 거야?엄-너 지금 따져?나-따지면 안 돼?엄-안 돼!나-왜?엄-이러니까 니가 싸가지가 없다는 거야.
나-내가 속상해하면 미안하다고 한 마디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엄-할머니는 너 속상해했던 거 몰랐잖아.나-내가 삐진 거 알았으면 속상했던 것도 아셨을 거 아니야.엄-엄마가 장난이었다고 말했잖아. 할머니가 그럼 뭐라고 사과해야 하는데?나-오해해서 미안하다고 해주면 되잖아.
나-그냥 미안하다고 한 마디만 해주면 안 돼? 항상 내가 사과하잖아. 엄마는 미안하다고 한 마디도 안 하잖아.(여기에 엄마가 한 말은 기억 안 남)
나-그럼 윗사람이 아랫사람 달래주려고 왔으니까 내가 황송하다고 죄송합니다 이래야 돼?(어...기억이 안 남)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음ㅠㅠㅠ 지금 보니까 말투가 좀,,,싸가지 없긴 하넹... 펑펑 울면서 말했어. 내가 엄마랑 싸울 때는 꼭 눈물이 나더라고...그치만 엄마가 안 한 말은 없고 뉘앙스 최대한 비슷하게 했음. 너무 속상한 거야...엄마가 나 어렸을 때 어른들은 애들한테 사과하는 게 자존심 상하지만 그래도 할머니가 너한테 사과했으니 너도 사과해야 한다고 했던 것도 기억 나고...결국 끝에는 엄마가 그럼 너는 앞으로 아무것도 해달라 하지 말라고 하고 나는 알겠다고 함.
그러고 나서 방에서 펑펑 울고 있으니까 할머니랑 엄마가 하는 얘기가 들리더라고. 할머니는 아무리 생각해도 본인이 그냥 본인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하고...밥해주고 빨래해주고 청소해주니까 고마운 줄을 모른다고 하고...엄마는 앞으로 아무것도 해주지 말라고 하고...또 할머니가 아무리 누워있었어도 커피 타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그냥 타면 돼지. 탔으면 아구 착하다 했을 텐데. 라고 하고...
결국 내가 아무리 울면서 말해도 조금도 바뀐 게 없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속상했어. 내가 잘못한 건가 싶고...집안에 내 편이 하나도 없으니까 너무 외롭더라. 어른들이 애들한테 사과하는 게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내가 이상해? 조언 구하고 싶어서 올려봐. 최대한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는데 개인 감정이 너무 섞인 것 같네...감안하고 봐줘. 근데 지금보니까 말투 진짜 무슨 일이지...저건 잘못했다고 하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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