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춘 사망 비보 FC서울 인천과 최종전서 선수단
감정 격앙 두차례 집단 충돌
서울 홈팬들도 감정 격앙 인천에 야유 비난
경쟁의 장인 축구가 뜨거워지는 것은 좋다. 다만 지나치게 거칠어지는 것은 곤란하다. 각자의 이유로 간절하게 싸운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멋진 경기의 마무리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27라운드를 치렀다. 인천이 서울을 1-0으로 꺾고 마지막 순간 잔류를 확정했다.
두 팀 모두 승리가 간절했다. 인천은 이번에도 잔류를 위해선 반드시 서울을 잡아야 했다. K리그2 강등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서울은 경기를 하루 앞둔 30일 세상을 떠난 김남춘을 위해 승리를 원했다. 급작스레 곁을 떠난 동료의 마지막을 위해 승리를 따내려고 했다.
간절한 것은 매한가지이나 누군가는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행운의 여신은 인천을 보고 웃었다. 전반 32분 아길라르가 크로스를 올리려던 것이 빗맞고서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인천은 간절하게 버티면서, 동료를 위해 뛴 서울의 공격을 버텨냈다.
경기 수준이 높았기에 즐거웠던 경기는 아니다. 하지만 두 팀이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는지 느껴졌기 때문에 마음을 울리는 경기였다. 서울도, 인천도 마음을 다해서 싸웠다. '명승부'라고 부르기에 아깝지 않을 경기였다.
다만 이 마음이 조금 지나쳤던 것이 문제였다. 경기가 끝으로 향하자 골이 필요한 서울은 조급했고, 막아내야 하는 인천은 애가 탔다. 후반 추가 시간 권성윤에게 김준엽의 강한 태클이 들어가자 경기장이 들끓었다. 선수들도 엉켜서 감정 싸움을 벌였다. 그래도 큰 소란 없이 넘어갔다.
이후 프리킥 상황에선 양한빈이 공격 진영까지 올라와 득점을 노렸다. 골로 연결되지 않자 양한빈은 직접 수비를 펼치다가 김도혁에게 반칙을 저질렀다. 고의적이라고 판단한 오반석이 흥분해 달려나오자, 황현수도 이에 응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경기장엔 소란이 일었다. 결국 양한빈은 곧장 퇴장, 오반석은 2번째 경고로 퇴장을 명령받았다.
선수단끼리 충돌로만 끝난 것이 아니다. 경기가 마무리된 뒤 일부 서울 팬들 역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원클럽맨'을 떠나 보내는 경기에서 패배한 팬들의 마음 역시 편할 리가 없었던 것. 다만 경기 내용부터 거칠어졌기 때문일까, 일부 팬들은 지나치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김도혁을 향해 "나가!"라는 고함이 울리고, 욕설까지 들리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엔 차가운 분위기가 내렸다.
경기장에 입장한 인천 팬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주로 S석에 앉은 인천 팬들은 경기 내내 인천 쪽에 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하며 잔류를 확정한 뒤엔 환호까지 쏟아냈다. 원정 팀의 응원 도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입장은 가능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팬들에게 원정 응원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
어느 쪽도 물러설 수 없는 때가 있다. 원하는 바를 이루려면 다른 이의 마음을 슬프게 만들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법을 배우는 장이 곧 스포츠 현장이다. 동료를 위한 서울의 마음도, 팀의 생존을 위한 인천의 마음도, 각 팀의 승리를 간절히 바란 팬들의 마음도 모두 잘못되지 않았다. 다만 표출되는 방식엔 문제가 있었다.
간절하게 싸운 두 팀의 명승부는, 마지막 순간 흥분감을 감추지 못해 생채기가 남았다. 서로 언성을 높이고, 공과 관계없이 몸을 밀고밀리는 마무리는 두 팀 선수단과 팬들까지 모두 원했던 마무리는 아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