걍 전에 저혼자 웃겼던 일 생각나서 씁니다
간단하게 음슴체로 쓸게여
아 참고로 지금은 이혼해서 전남편이라고 쓸게요. 그냥 아닌척 남편이라고 지칭하려고 했는데 역겨워서 못하겠음 ㅠㅠ
연애적, 지네 집은 가부장적인 집 아니라더니
결혼하고 첫 명절에 시댁 가보니 형님(전남편 형 부인)이랑 시어머니만 일하고있고, 전남편포함 남자들 다 거실에서 놀고있었음.
전남편 작은방으로 소환해서 '정신못차리냐, 조용히 둘이서만 이야기할까 나가서 온사람들한테 다 얘기할까?' 하니 그때부터 슬슬 내눈치보며 일 같이하기 시작했음.
참고로 전남편은 늦둥이라 형이랑 나이차이 많이나는 집. 고로 형님이랑 나도 나이차이 많이났었음.(15살넘게)
여태껏 부엌에 얼씬도 안하던 전남편이 일하는거 보니 형님이 꼴사나웠나봄. 나한테 '동서, 꼭 서방님 불러서 같이 일을해야겠어?' 하고 물어봄.
걍 구구절절 받아치면 말 길어질거같아 "넹" 한마디 하고 할일했음. 옆에서 전시어머니가 형님 말거듬. "니네 형님은 결혼한지 15년동안 그런거 없었다." 이럼.
(그런게 뭔지..뭐 대충 맥락은 이해가지만 못알아들은척하고 할일함)
근데 형님이 또 한마디 얹음. "나는 내아들 일 안시킬거야~ 뭐 힘들다고 그걸 애를 시켜? 그냥 어른이 해주고 말지"
(형님부부 중딩 외아들 한명 있었음. 걔는 숙모 안녕하세요 안녕히가세요 인사 한번도 안하고 말없이쓱 와서 거실에서 앉아서 핸드폰만 하다 가는애)
암튼 저 말도 걍 혼잣말인갑다~ 하고 대꾸안하고 할일함.
음식 대충 다 되서 상차릴 시간 됨. 전남편이 상꺼내고 내가 물컵 수저 등등 쟁반에 들고 감. 남자 어른들은 아직 화투치느라 바쁘고 그 중딩 시조카 남자애만 배고프다고 상앞에 앉음.
쟁반에 있던 물컵 등등 상에 놓으면서 걔한테 수저 놓으라고 하면서 앞에 한꺼번에 내려놓고 다시 반찬가지러감. (이때는 아무생각 없었음. 노는 손 있어서 수저놓으라고 준거)
반찬가지고 다시 상으로 왔더니 걔가 날 멀뚱히 쳐다보고있음. 아까 준 수저는 건드리지도 않음.
반찬 내려놓으면서, 00아 이제 밥먹을거니까 수저놔, 하고 다시 돌아가려는데 얘가 "제가요?"함. 그래서 "어, 너 안바쁘잖아" 하고 다시 음식가지러 왔음.
다른 음식 가져다놓으러 갔던 형님이 그거보고 나한테 "동서, 애한테 수저놓으라했어?" 해서 "네"함.
옆에서 들은 전시어머니, 우리 손자한테 그런걸 왜시키냐고 거듬. 형님 옆에서 얼굴 벌게지고 중딩남자애는 저쪽에서 짜증난다는 표정하고있고, 화투치던 어른들 다 이쪽 쳐다봄.
어이없어서 '원래 막내가 수저놓는거에요. oo(전남편)도 대학 후배들한테 맨날하는 말인데요? 00(시조카)아 너 수저놀줄 모르니?' 함
전남편 달려와서 내가할게 내가 이럼서 수저 지가 놓음. 형님 시어머니 시조카 셋다 아무말도 안함. 못한건가
암튼 어이없는 날이었음. 지금도 수저놓을줄 모르나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