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이 아마 상황에 따라 어떤사람에게는 공감될 수 있고, 어떤사람에게는 공감이 안될 것이다. 내가 20대 중후반이기 때문에 서른살때와, 이십대 초반일때는 또 사뭇 다를수도 있으리라,
그냥 지금까지 내가 사람을 만나보면서 느낀 여러 감정들과 고찰해볼 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동안 찌질하게 생각했던 나에 대해 되돌아보고, 다시금 내가 멈춰있는 지점에서 한발짝 나아가기 위함이다.
키 170에 몸무게 적당, 멸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덩치가 좋은건 아닌 평범한 몸매.
피부는 약간 까무잡잡하고 외모는 잘생겼다는 말보단 인상이 좋다는 말을 듣는 얼굴. 어딜가더라도 그리 주목도 받지 않고, 그렇다고 크게 거부감 주지 않는 그런 인간상, 그런사람이 바로 '나'이다.
학창시절 때부터 그렇기에 그리 존재감이 있지는 않았다. 그냥 적당히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고, 방과 후가 되면 친구들과 학원을 다녔다. 나쁘지 않은 학창 시절이었고, 그렇게 까지 외로운 인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다만 중학교 때부터 나도 모르게 조금씩 느꼈었던 것 같다. 내가 별로 여자에게 인기가 없다는걸.
같이 다니는 애들 중에 키도 크고 얼굴도 괜찮게 생겼었던 친구 A가 있었는데, 이친구는 학원에서 여자애한테 고백을 받았었다. 반의 몇몇 여자애가 이미 A를 좋아한다는 식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고, A는 그중에 자기가 제일 마음에 드는 여자애와 사귀었었다.
다행인지 그때 당시는 고백받는 남자 자체가 흔치는 않았기에 우리 남중 무리들은 그냥 A한테 그런 연애관련으로 같이 놀리고 장난을 쳤었었고, 연애를 못하는거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나도 같이 장난치고 놀리고 했지만 내심 좋아하던 여자애에게 말한번 못걸어보고 끝났던 것 같다.
고등학교도 주변에 있는 남고를 가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에도 비록 남고지만 친구들은 주변 여고와 만남을 가지려 많은 노력을 했다.
그때 나도 친구들과 함께 여학생들과 놀려고 같이 갔었는데, 거기서부터 확실히 느꼈던 것 같다. 여학생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걸.가서 내가 분위기를 조금 띄우고 웃겨도 그 때 웃을 뿐이지 관심은 온통 키큰친구, 잘생긴 친구에게 향할 뿐이었다.
내 앞에 앉았던 여자애도 나와 이야기를 잘하고 친해졌지만, 결국 나중에 친해져서 그 여자애를 따로 만났을땐 내 옆에 앉았던 친구 B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연결 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았었다.
이런 만남이 잦은건 아니었지만 자리가 만들어질 때마다 결국 나에게는 위와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어느순간부터는 자존심도 상하고, 조금은 자신감을 잃었다.
그런 모임에 연락을 해도 나가지 않게 되었고, 애들도 점점 잘먹히는 잘생긴 친구가 있어야 분위기가 좋으니, 그런 친구들을 더 자주 데려가게 되었다.(다른 잘생긴 친구들도 우리 무리가 되어 지금도 잘 지내고 있다.)
그렇게 고등학교 1학년을 보낸뒤, 나름으로서는 나에 대한 가치를 높이고 싶었다.
비록 여자를 만나고 싶었지만, 2학년부터는 공부한다는 명목으로 여자를 안만날 거란 쿨한 자세를 유지했고, 나름으로도 내 장점을 세우기 위해 진짜로 공부를 시작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성적이 많이 오르기 시작했고, 2학년 2학기가 되어서는 전교1등이라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친구들도 처음엔 놀리다가 점차 인정을 하였고, 그 때부턴 친한 무리와는 또 다른 공부하는 무리들도 사귀게 되었다.
그 뒤로도 순조로웠다. 성적이 오르다보니 욕심이 생겨 처음으로 명문대를 꿈꾸게 되었고, 이성이 아닌 정말 내 목표를 위해서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뭔가 명문대를 가게 되면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던 것 같다.
결국 내가 원하는 곳에 합격을 하였고, 이미 학교에서는 명문대 진학으로 플랜카드도 걸릴 만큼 이미 학교내에서는 노력해서 명문대를 간 사람으로 유명해져 있었다. 아마 이 때가 내가 가장 자신감이 넘치고 자존감이 높을 때였으리라.
대학을 가면서 고등학교 친구들과는 흩어지게 되었고, 새로운 대학생친구들과 생활을 하게 되었다. 나름 학교에서 최고 좋은 학과라는 자부심도 있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생각에 두근두근 했던 것 같다. 특히 이성은 다 사귈 수 있을 거 같은 그런 기대감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미팅을 나가면 결국 광대로서의 역할만 하고 오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그래도 다행인으로 생각할 점인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분위기를 잘 띄우는 편이라 그런지 미팅은 자주 끼워줬다는 것이다. 친구들이 항상 나를 데려가려 하였고 그나마 그래서 좀 더 나 자신을 많이 알게 된 기회가 되었다.
물론 그 기회로서 얻은 깨달음을 사실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내가 남자로서의 매력이 없다는것을 누가 받아들이고 싶겠는가. 미팅에서 친해진 여자들은 나에게 남자로 안보인다며 까버리는 경우가 많았고, 많은 관심은 같이나갔던 잘생긴 친구들에게 결국은 갔던 것 같다.
처음에는 내가 분위기를 띄우는 스타일이니 너무 가벼워서 여자가 싫어하나 싶어서 말을 줄여보기도 했다.하지만 그렇게하면 돌아오는건 무관심과 여자와 친해질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분위기를 주도하던 훈훈한 친구는 그 미팅에서 여자친구를 사귀었고 나는 그 미팅에서는 연락되는 여자조차 만들지 못하였다.
결국 한명 어떻게 모임에서 사귀기는 하였다. 하지만 나중보니 난 어장속의 물고기였었고, 그녀에게 바쳤던 내 순정은 다른남자와 팔짱끼고 걷는 그녀를 보며 산산조각이 났다.
다행히 주변 친구들은 잘 사귀었는지 위로도 해주고, 멘탈 나간 나를 어떻게든 회복시키려고 소개팅도 시켜주고 해보았지만 잘될리가 없었다. 그만큼 힘들었었고, 그렇게 나의 대학생활은 지나가게 되었다.
군대를 갔다오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이제 또 공부를 많이 할 시기가 되었다. 과 특성상 거의 하루종일 공부해야하는 시험이었기에 공부를 하였고, 아울러 관련 전문직을 목표로 하고 고시 준비를 시작하였다.
스터디를 들어가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열심히 하는 남자분들만 있었었고, 그분들과 으쌰으쌰한덕에 다행히 한분을 제외한 스터디분들 모두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래서 현재는 20대 후반에 일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다. 직업을 가진 후 1~2년 동안은 일을 배우고, 자리를 잡는다고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사실 이런 이유를 붙여대며 사실 자신이 없어 일부러 이성을 안 만난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은 종종 소개팅이 들어오면 여유도 있고 해서 나가기도 한다. 생각보다 요즘은 나에게 호감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나에게 먼저 애프터를 신청하는 여성분이 있어서 놀라기도 하였고, 마음에 든다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분도 계셨다.
그런데 문제는 나도 모르게 대학생활을 거치고 살아오면서 자격지심이 생긴 것 같다는 거다.
이쁘신 여성분이 나와도 날 마음에 든다하면 의심부터 하게된다. 남성으로서의 매력으로 성공해 본적이 없기에, 그냥 내 직장만 좋아서 저러는건지 의심을 하게된다.그리고 또 이런분이 나를 좋아할리 없어라고 생각하고 지레 겁을먹고 도망치게 된다.
또 그러면서도 모순적으로 난 이만큼 노력하고 이뤘으니 아무나 만날수는 없다고 눈만 높아지게 된다. 결국 나와 비슷한 직장을 가진 여성분에게는 또 까이게 될것 같은 두려움이 있고 그러면서도 외모는 이뻐야 한다는 눈 높은 오만함만 유지를 하게 된다.
지금 내 주변 사람들은 내가 거의 모쏠이라는 걸 모른다. 말도 재밌게 하고 성격도 좋아보이기 때문에 당연히 인기가 많을거라 생각을 한다.(뭐 물론 동성인 친구들에게는 인기가 많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대학생 때 실패했던 기억들, 고등학생때 느꼈던 감정들이 계속 머리속에 남아 날 괴롭힌다. 지금 나는 그 당시와 다른게 직장밖에 없는데, 반응이 달라지는것을 보면난 매력이 겨우 이거밖에 안되서 직장이라도 있어야 이성에게서 매력을 끌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데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하는 것 같고, 겁도 난다. 그래서인지 결혼 하는것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두서가 없긴 했지만, 그런 트라우마들을 어떻게 극복을 해야할지 참 고민이 많이 된다.운동도 하고 자기관리는 열심히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생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