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자퇴하고 독재학원 다니면서 공부했는데 검정고시 합격하고 얼마 안지나서(수능 5달쯤 전에) 슬럼프가 크게 왔어
슬럼프라고 해야할지 무기력증이라고 해야할지..
이제 고졸은 무사히 했다는 안심과 함께
긴장이 다 풀려버린건지..
공부하기가 너무 싫고 움직이기도 싫고 그냥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어 숨만쉬고싶은 딱 그심정이었어
그상태로 5개월을 놀았어
놀았다기보단 폐인생활을 했지
히키코모리마냥 밖에도 안나가고 사람도 안만나고 수면패턴 바껴서 밤마다 게임하고 낮에는 무기력해서 잠만자고..나도 알아 미친거지
수능 이주전쯤에야 정신차려서 부랴부랴 최저맞추려고 악을썼는데
결국 한문제 차이로 못맞추고
이제 수시카드는 다 버리게 생겼어
5개월 논다고 그전에 1년가까이 쌩독재하면서
공부한거 다 까먹고
수능성적은 최저맞추는 과목 2개빼고는 다 678등급 나왔어
이 성적으로는 지방대 4년제나 경기권 전문대밖에 갈대가 없는데
난 죽어도 지방대나 전문대는 못가겠어
결정적인 시기에 풀리긴 했지만 12년동안 나름 쭉 중상위권, 최소 3등급은 유지하면서 살았는데
갑자기 전문대나 지방대를 가라니...
고3년내내 놀기만 한 애들보다 못가는건데
난 진짜..죽어도 못그러겠더라고
솔직히 나도 내가 우습긴해
변명해봤자 내가 공부안해서 678등급 나온거란건 변하지 않는데도
차라리 고졸로 어디든 취업을 하고 말지
지방대나 전문대 가면 명문대생들 천지인 사촌들,인서울 인경기 간 내 친구들한테 어떤 말들을 들을지..어떤 눈으로 쳐다볼지
남들 시선이 너무 무서워
이기적이지만 난 내인생을 고졸 검고생이나
지방대생으로 사는건 못하겠어
재수 안하면 평생 후회할것같아
1년 더해도 안바뀐다는 말 많던데
난 진짜..더 떨어질수가 없는 성적이야
지금부터 한달만 공부하고 수능쳐도 이거보단 잘나올거야
그리고 결정적으로 진짜 간절해
난 진짜 죽어도 최소한 인경기는 가야겠어
정말 다시 한번만 기회를 준다면 열심히할수 있는데
핸드폰도 없애고 주말도없이 매일매일 공부할수있는데
엄마를 어떻게 설득해야할지 막막해
사실 우리 엄마가 얼마전에 회사에서 잘렸어
그래서 말꺼내기조차도 너무 두렵고 죄송스러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을 생각하면 도저히 1년만 더 기회를 달라는 말을 안할수가 없더라고
엄마 회사 안다니시면 우리집 한달 생활비가 4분의 1은 줄어드는데
내가 거기다 대고 최대한 싼 관리형독서실같은데라도 다니게 해달라고 하기에도 힘들더라고 최소한 한달에 40만원은 들텐데...
그렇다고 여기서 그냥 대학 포기하고
고졸로 하고싶은거 찾아보라고 해도
12년간 아무 꿈도 진로도 없이 살았는데
갑자기 꿈을 찾아라 하고싶은걸 해라 라고 해도
너무 막막하고
선택지가 없어서 사회로 나가는게
난 마음의 준비가 안됐어 아직...
아무튼 결론은
내가 이렇게 수능전에 노는 모습만 보여서 말 꺼내는거조차도 너무 죄송스럽지만
고민을 많이 해본 결과 이기적이지만 내 인생에서 후회없는 선택을 하고싶어서
재수는 꼭 하고싶은데
엄마를 어떻게 설득하면 좋을까
남들은 피피티에 막 미래 계획같은거 써서 설득하던데
난 그럴 자신은 없어
성적받고 갈 대학이 없다는 결론이 난것도 당장 오늘이고 아직 막막하기만 하고
지금까지 계획만 세우고 밥먹듯이 어겨서
엄마가 들어줄거 같지도 않아
무릎끓고 울면서 부탁할까? 아니면 손편지나 장문 카톡이라도 쓸까?
어떻게 하면 엄마가 기회를 한번 더 주실까
나도 염치없고 이기적인거 아는데
철면피 깔고 얘기 꺼내보고 싶어
어떻게하는게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