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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형이랑 사귀지마

ㅇㅇ |2020.12.26 04:01
조회 707 |추천 1
쓰니는 스물일곱살.
그냥 십대 친구들이랑 20대의 연애를 나누고싶어서 글을 써봐. 방탈 미안해 ㅠㅠ

올해 1월에 이상형이랑 1년 반동안 장거리 국제연애 후 헤어졌어. 헤어진 이유는 장거리라서.

이상형이랑 연애하고 헤어진다는게 이렇게 고통스러울지 몰랐어...

키 190cm, 직업, 학벌, 성격 하나하나 하다못해 속눈썹 한올한올까지 진짜 완벽한 이상형이었어.

외국인 남자들 중 눈이 밝고 우주가 담긴 모양이라고 해야하나? 은하수 흩뿌려진 것 같은 눈에 미치는데 동공모양까지 꿈꾸던 모습이었음. 매일매일 눈색이 바뀌는 진짜 아름답고 속깊은 남자였어.

조건이 좋아서 만난건 전혀없었어. 왜냐면 걔는 그때 대학원생 인턴이었고 내가 운영중인 회사매출이 걔 월급이랑 비교가 안됐거든.
늘 항상 그랬어. 누가 많이 버는거랑 상관없이 항상 날 대접해주고 배려해주고.

연상만 만나다가 처음으로 동갑을 만나봤는데
정말로 최고의 베스트프렌드였고 너무너무 좋았어.
미주알고주알 남들한테 못하는 속깊은 얘기를 서로 나누고 상담하고 울고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미래도 같이 계획하고 진짜 행복했어.

우리가 장거리 연애였으니까 2-3개월에 한번씩 만날때마다 여행을 했거든. 서로 만나기위해 전세계를 돌아다니니까 영화주인공이 된 것 같고 항상 새롭고 애뜻했어.

어릴땐 누구를 어떻게 평생 사랑하고 좋아하는지 상상이 안됐는데 이걸 알게되니까 문제가 되어버렸어.

헤어지고 1년동안 “깊은 관계가 될만한” 사람을 두명 만났는데 한명은 깊어지려고 하는 순간 헤어지고 한명은 이제 깊어지려하니까 전남친이 너무 보고싶어서 못하겠어.
처음엔 썸남이 너무 좋았는데 막상 관계가 깊어지려니까 썸남이 하는 행동이 모두 다 아닌 것 같아.

썸남이 자기랑 진지하게 연애할지 오늘 밤에 결정해서 통보해달라고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너무 괴롭다.

언제까지 이럴건지.
언제까지 떠난 그림자를 붙잡고 사랑하고 그리워할건지.
더 최악인건 전남친도 아직 나를 좋아한다는거야.

아직도 처음 만났던 순간이랑 첫데이트때 입은 옷, 표정, 어디에서 뭐 했는지 다 기억난다. 하다못해 차이나타운에서 만오천원주고 머리 잘랐다가 바보되서 왔을때 내가 극혐하면서 놀렸던거 아직도 기억나.
이게 다 1-3년 전인데 진짜 방금 막 데이트 끝나고 집에 온것처럼 생생해.

나도 좋은 남자 만나서 연애도 하고싶고 결혼도 하고싶은데 코로나가 끝나서 내가 그 남자 사는 나라로 가면 모든게 원래대로 돌아올까, 몇년만 지나서 결혼적령기때까지 기다리면 우리가 결혼하지않을까 기대되서 누군가를 깊게 만나지도 못하겠어.

너무 힘들다.
언제까지 이렇게 과거를 짝사랑해야하는지.

쓰니 글 읽으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짝사랑과 이어지지 않는게 천만다행일수도 있다는 걸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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