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의 내 연애들은 항상 한 달을 못넘겼어
나 좋다고 조금 들이대면
난 금세 좋다고 받아주고
그렇게 일주일 만에 사귀는 게
대부분이였던 거 같아
그래서 그런지 서로에 대해 알아갈 시간이 부족했고 사귀면서 점점 내가 몰랐던 상대의 별로인 면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어
난 그런 면들을 알게 되자마자 상대를 매몰차게 차버렸고
다음 번엔 이러지 말아야지,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누가 나 좋다고 하면 정신을 못차렸어
그런데 너랑은 시작부터 조금 달랐어
항상 먼저 호감 표시를 받아오기만 했던 내가
너한테만은 먼저 연락했어
다행히도 너도 나에게 호감이 있는 거 같았고
그렇게 우린 금방 썸이란 걸 타게 되었어
니가 연애에 너무 서툴렀던 탓일까
신중했던 탓일까
너랑은 무려 한 달이나 썸을 탔어
중간에 조금 지치기도 했는데,
사실 좋은 게 더 컸다?
니가 날 가볍게 대하지 않는 것 같아서
전에 했던 연애들은
나도 상대도 서로를 가볍게 대했고
그 사실을 서로 알고 있었어
그 연애가 한 달을 채 못넘길 거란 사실도.
너와 사귈수록, 함께 하는 시간들이 더 많아질수록
난 니가 더 좋아졌어
이상했어
원래 같았다면 이 쯤에서 질렸어야 하는데.
너랑은 매일같이 얼굴을 마주 보아도
질리긴 커녕, 집 가면 또 보고싶더라
넌 알아갈수록 더 좋은 애였어
이 전에 내가 만났던 가벼운 양아치들과는 달랐어
명품 입고 몰려다니는 애들 싫어하는 거. 그것도 맘에 들었고, 악플 다는 사람들 보고 화내 듯 말하는 것도 너무 맘에 들었고, 남 얘기 함부로 안하는 것도, 성 고정관념 없는 것도, 내 특이한 취향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도, 맨날 으슥한 곳 데려가지 않는 것도, 너무 진도 나가려고 하지 않는 것도
그냥 전부 맘에 들었어
너의 그 바른 가치관과 매너 있는 행동이 너무 좋았어
평소에 내가 남자만 사귀면
왜 그딴 놈을 사귀냐고 욕하던 내 친구들도
너는 좋아하더라ㅋㅋㅋ
그렇게 별 탈 없이 잘 사귈 줄 알았는데,
탈 없는 연애는 없나봐
권태기 올 정도로 오래 사귀어 본 적이 없어서
권태기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연락 안되고, 애정 표현도 줄고, 잘 만나지도 않으면
권태기인가?
넌 많이 변했어
넌 모르겠지만
원래같았음 벌써 너 차버리고도 남았을텐데,
벌써 너 차버리고 딴 남자 만날 생각에 들떴을텐데,
아니 이미 딴 남자 만나고 있을텐데.
너랑 죽어도 헤어지기 싫어
니가 아니면 누구랑도 연애하기 싫어
너 없는 내 일상과 너 없을 내 미래가 죽도록 싫어
대체 니가 뭔데 날 이렇게까지 바꿔놓은 건지 모르겠어
그렇게 남자를 갈아치우는 내가
왜 지금 이렇게 한 사람한테 목 매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난 널 얼마만큼 좋아하는 걸까.
그 수많은 내 연애들 중,
사랑한 사람은 너 하나인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