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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 좀 들어줄래?

쓰니 |2021.01.28 11:31
조회 387 |추천 1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고등학생이 되는 학생입니다. 제가 작년에 남자친구를 사겼었는데 그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그 전에 잠깐 저에 대해 말해보자면 저는 감정을 이해하는게 힘들어요. 남들의 감정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해야하나요?
그리고 저는 어릴 때 범죄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어서 범죄 추리물을 많이 읽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저를 보고 사이코패스라고 하고 좀 피해다니는 그런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성격도 소심해지고 사람을 되게 좋아하는데도 친구도 없이 혼자 다닌 기억이 많은 것 같아요.


남자친구를(편의상 오빠라고 할게요) 만난 건 진짜 우연이었어요.
저는 찾아야하는 내용이 있어서 책꽂이 한 칸에 있는 책들을 다 빼내는 중이었고 오빠는 제 반대편에서 책을 찾고 있었데요.
그 쪽 한 칸은 책이 한 권도 꽂아져있지 않아서 제가 책을 빼는 모습이 다 보였나봐요. 오빠는 갑자기 반대편에서 책이 뭉텅이로 빠지니까 신기해서 쳐다봤고 그러다가 저랑 눈이 마주쳤는데 서로 눈도 안 피하고 쳐다봤던 것 같아요..ㅎ
오빠는 제가 궁금했는지 제 쪽으로 건너왔었어요.
저는 그 때 까치발 들고 책 꺼내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들고있던 책을 다 쏟아버린거있죠..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었지.. 소리 되게 크게 났었거든요.
근데 갑자기 뒤에서 오빠가 나오더니 같이 책을 주워주는거에요.
그리고 그날 저희는 전화번호 주고받고 연락하는 사이가 됐어요.

오빠는 친절하고 밝았는데 가정사가 되게 어두웠어요.
심장병이 있었는데 그게 부정탄다고 이상하게 여겨져서 집안에서 배척 당해왔었나봐요.
그 심장병 때문에 병원을 자주 가야해서 저랑 사귀기 전까지도 되게 망설였었고요.
하지만 저희는 만난지 얼마 안 되어서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오빠가 자주 병원에 있다보니 저희는 랜선연애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톡, 전화 많이했고 얼굴 보는 날이 많이 없으니까 스킨쉽 진도가 빨랐던 것 같고요..ㅎ
저희는 연애 기간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서로의 모든 것을 공유했었어요.
가정사라던지, 트라우마라던지, 좋아하는 것도 말했고요.
근데 우리 연애가 98일이 되는 날 오빠가 죽었어요.
쇼크사라고 했던 것 같은데 전해들은거라 확실히는 모르겠어요.
그 때 저희 연애는 비밀연애였고 오빠 친구 단 한명만 알고있었거든요.(저런 불상사를 알려주기 위해서였죠)

그렇게 그 사람이 죽고 나는 학교 후배라는 이름을 빌려 장례식에 갔어요. 오빠의 말로만 듣던 그 가족들을 보니 너무 역겨웠어요. 그렇게 배척했으면서 아들의 장례식장이라는 장소를 친분과시용으로 이용했거든요.
그렇게 장례식장을 나와 계속 울었어요. 아마 살면서 가장 많이 울어본 날이었을거에요.
오빠와 함께 있을 때는 웃는 것도 쉬웠고 행복하다고 느꼈는데 더 이상 그런 느낌이 안 나서 더 슬펐던 것 같아요.

제 주변에 이 연애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다보니 조금 답답해졌어요.
그래서 카톡 오픈채팅을 이용했는데 저를 '남자 잡아먹은 년'이라고 하더라고요..ㅎ
그 뒤로 절대 말 하면 안 되겠다는 다짐을 했었죠.
그 뒤로 제 인간관계는 더 좁아졌고 친하던 친구들과의 관계는 제가 힘겹게 잡고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는 너무 힘든 나머지 다 놓아버렸고요.

여기서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너무 힘들어서인데요. 오늘 오빠가 죽은 기일이에요. 그냥.. 익명이니까 글 한 번 남겨보네요.
어리다고 사랑을 모르는건 아니에요. 어리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건 더 아니고요. 학생들도 이렇게 가슴아픈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 주변엔 너무 보수적인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답답하네요.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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