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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일기8 (여기는 초능력자 월~~드!)

스마일 |2021.03.17 09:03
조회 791 |추천 16
요즘 계속 집을 보러 다닌다.
더 이상 층간소음으로 분쟁을 하는게 아무런 소득이 없음을 느끼며, 둘중에 하나는 떠나야 끝난다는 말을 실감한다.결국 힘든사람이 떠나는게 맞는 듯.  

2년간 누적된 피로감으로
다크서클은 턱끝까지 내려오고
두눈은 서양인이라고 해도 믿길만큼 푸~~욱 꺼지고
미간주름은 보톡스 한박스를 들이부어도 펴지지 않을만큼 잡혔고
머리카락은 푸석푸석, 쓰윽 바람만 불어도 바닥에 흩날린다.  

자존심, 사회정의 구현, 소음충 박멸 이런 명분따위는 이젠 다 필요없다.
나의 심신만 피폐해지고 수명만 단축될뿐.  

좀비같이 걸어가는 나를 옆집 어르신이 붙잡는다.
허걱!거울을 보는 줄!
옆집 어르신이 어디가 많이 아프셨나보다.  

-어디 안좋으세요? 살이 빠지신 것 같아요.
-자기네 윗집하고 어떻게 연락해요? 자기네 어떻게 살아?
-왜요?

아이들이 장기적으로 학교를 안가면서 밤낮이 바뀌었는지 2주전부터 낮에 지르던 소리가 새벽까지 지속되고 있었다. 나 또한 그 소리에 잠을 깨어 이를 갈며 밤을 새운게 한두번이 아니다. 옆집 어르신도 그 소리에 깨어 잠 못드시고 수면제를 복용중이셨단다. (그렇다면..옆집 어르신도 초!능!력!자!?)  

-경비실에 인터폰을 했는데 경비 아저씨들이 그집에는 연락을 못하나봐.
-저는 윗집 아저씨 핸드폰 번호가 있긴한데, 여쭤보고 알려드릴께요.  

어르신의 딱한 사정은 이해되지만, 나는 천장에서 들려오는 윗집 아저씨의 목소리에도 소름이 돋을정도로 노이로제가 심해져서 차마 전화번호 공유 여부를 물어볼수 없었다.  

그로부터 일주일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윗집에서 사람이 타고 내려온다.
순간 갈등한다. 계단으로 갈까?
아니야! 내가 뭘 잘못했다고 피해? 어깨펴고 당당하게 타자!다행히 윗집의 옆집 아줌마셨다. 휴!  

-저기....혹시 안시끄러우세요?  

처음 보는 아줌마가 대뜸 나에게 묻는다.
터진 모래주머니처럼 하고 싶은말이 와르르 쏟아지지만 이내 교양을 챙기고  

-아! 네! 시끄러워요.  

최대한 불쌍하고 비련하게 대답을 한다.  

-저희도 너무 시끄러워서 옆집과 붙어있는 방은 사람이 못써요. 그냥 옷방으로 만들었어요. 매일 아랫집은 어떻게 살까 걱정되더라고요.(여기! 또 초능력자 추가요!)  

이쯤되니 교양이고 뭐고 미친 듯이 맺친 한을 쏟아내버렸다. 침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액체를 흩날리며 한참을 수다를 떨다보니 (마스크 착용중) 이웃들이 경비실에 인터폰을 해봤지만 연결이 잘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됬다.  

갑자기 김여사는 수사반장이 되어 경비실을 찾아간다.  

-아저씨! 수고하십니다.! 저희 윗집에 이웃들이 인터폰했는데 연결이 안된 것 같다고 하던데요?
-네! 사모님...저희도 힘들고 그 세대에서 낮에는 인터폰을 하지 말라고 해서 연결을 못해드렸어요. 죄송해요.  

순간 윗집을 잡을수 있는 무수한 기회를 날렸다는 생각에 아저씨들이 야속했지만,중간에 끼여서 아저씨들이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하니 죄송했다.  


새로 이사갈집을 정했다. 이젠 2달뒤면 해방이다.
허나 뭔가 끝나지 않은 찝찝함이 남는다.
난 초야에서 나만의 유흥을 즐기며 유유자적 살고싶다. 누구보다 보통사람을 목표로 살며 ‘있는 듯 없는 듯 살자!’가 나의 좌우명이다.
하지만 시대가 영웅을 낳는법!
내속에 국가도 해결하지 못한 층간소음에 한 획을 긋는 호기를 부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추천수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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