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에서 만나서 썸타다가 차였습니다.
이름도 가짜, 직업도 가짜였고 이상해서 물어보니 검사라고 하네요. 애초에 변호사라고 했는데 이상하고 카카오톡에 이름도 실명이 아니어서 의심했더니, '법무부'라고 적힌 줄에 달린 신분증을 내용은 가리고 보여주더라구요. 진짜 검사든 아니든 상관 없으나 중요한건 저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 같은 위화감이 계속 들었어요. 이 사람이 어떤 직업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사람이 '어떤 직업'이라고 했는데 아닌거면 무섭잖아요.
어플에서 만나서 스킨십으로 작업거는 사람이 싫다고 하니 본인은 진심이고, 스킨십 안한다고 하면서도 가끔 야한 질문과 대화를 해서 경계했습니다. 그래도 실제로 저를 건드리지는 않았죠.
제가 바빠서 신경을 잘 못쓰고 의심하자 그 후로 어느 순간부터 전화하면 다 끊고, 만나는 시간도 아주 이른 시각 아니면 애매한 시간대이고 확한 날짜를 절대 잡지 않고, 주말엔 절대 못보고 이상했는데 직근무라 하고, 가족약속 있다고 하고 저도 바빴으니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아침에 보자고 해놓고, 갑자기 급한듯이 가버렸어요. 꾸미지 못해서 오후에 다시 만나자고. 그런데 계속 연락이 안되고 전화 다 끊고. 그 날 올라온 별명과 하트. 그런데 물어보니 개 이름이라더라구요. 그러다 제가 계속 의심하니 저에게 화를 내더라구요. 그래서 사과했죠. 믿지 못해 미안하다고. 그런데 매주 올라오는 사진에서 제가 놓쳤던게, 커플링이 있었더라구요.
작년에 여자친구와 헤어졌고, 결혼관이라던지 조건 중요하지 않고 사람의 진심을 보며 자신은 속인 것이 전혀 없다고 당당한 모습을 보며, 아 내가 괜히 좋은 사람을 의심했구나 싶었습니다. 나야말로 속물인가보다. 이런걸 중시하고 의심하다니. 이렇게까지 생각했죠. 자꾸 약속을 제대로 안잡으니 제가 제 스케줄대로 활동하자 자꾸 남자만나러 다닌다고 뭐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억울해서 아니라고 하고 인증샷까지 보냈는데 나중에는 영상통화 10초 걸고 끊고. 이렇게까지 하는데 전화하면 또 안받고 집이라하고. 근데 전화는 안받고. 맨날 가족모임에, 친누나 만난다하고. 밥먹는 중이라 하는데 전화하면 또 안받고, 어느 순간부터 8시에 자고. 진짜 이상했는데 그런거 티낼 때마다 너무 해명을 잘하고 말을 잘하고 진실성있게 하루종일 카톡할 때도 있고 꾸준히 저에게 뭐하냐고 물어보고 마음을 나눠서 그냥 믿고 싶었던걸지도 모르겠어요. 직업이 사기라 하더라도 믿고싶었던거죠. 마음을. 제가 외로웠나봅니다. 관심을 주는 상대가 고마웠어요.
그런데 어느날 커플링이 크게 찍힌 프사를 제가 보고 만나자고 하자 피하더니 그대로 잠수타버렸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네요. 왜 그랬는지 묻기라도 하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왜 나한테 그랬어요. 찬찬히 살펴보니 2년 전부터 계속 연애하는 것처럼 선물 사진에, 하트에, 매번 같은 사람이 찍어준 것 같은 사진에 나란히 있는 찻잔에 많은게 보이네요. 제가 너무 일에 바빠서 놓쳤나봅니다. 커플링도 계속 끼고 있는데 확대하기 전에는 몰랐어요. 너무 화가나요.
어디서부터 가짜였던걸까. 처음부터 가짜였던걸까요? 타 어플 전문직 인증샷 마크도 찍어 보내주며 탈퇴했다고 연락하는 사람 있으니까 탈퇴했다고 해서 믿었는데.......검사는 맞는걸까요? 애초에 환승할 생각이었던건지, 갖고 놀 생각이었는지 그 조차도 아직도 헷갈릴만큼 제 판단이 틀렸다는걸 믿고 싶지가 않네요.
처음 이 사람이 사칭했던 분은 실존인물이었어요. 사시 합격년도까지 똑같이 외워서 다른 사람을 사칭했어요. 그 이후에는 검사라고 하셨죠.
검사실 배치표에 없는 검사도 있는걸까요? 한국법조인대관에서 조회 안되는 검사도 있는걸까요? 분명 서울에서 출퇴근한다는데, 서울, 수원, 의정부 배치표에 있는 검사님들은 다 다른 분이신 것 같아 검사였다는 것 조차도 의심스럽네요. 제가 분명, 주변에 검사사칭하는 사람 있어서 걱정된다고 말하니 그런 사기를 왜 치냐 그런 사람은 어떻게 생겼냐, 끔찍하다 했으니 그 정도까지 거짓은 아니겠죠. 예전 프사에 '승진 축하드리고 새로운 부임지에서 당직근무에 유념하세요'라는 떡 받는걸 올렸던데, 검사도 '승진'을 하나요. 어린 나이에? 부장검사 되려면 오래걸리지 않나요. 그래서 그냥 검찰수사관인데 저랑 어떻게 놀아보려고 변호사라고 거짓말했다가 들통나니까 검사라고 했는데, 계속 의심하니까 적당히 피하고 거짓말하다가 날 버린걸까요? 아니면 진짜 검사님이신데 여자친구가 있어서 이름만 속인걸까요. 똑똑한 사람인 것 같은데 그냥 검사 직무대리로 사무실 받아서 근무하는 사람이었을까요 ㅠ진짜 너무 무서워요.
저는 어플이 이정도인줄은 몰랐어요. 진짜 너무 무섭습니다. 여러분 어플로 사람 만나지 마세요. 인간을 불신하게됩니다. ㅠㅠ
1. 해당 검찰청에 올라온 검사실 배치표에 없는 검사님도 계신지
2. 검사님들도 당직근무 자주 하시고 당직실에서 주무시는 경우가 흔한지
3. 검사님들도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 활용 자주 하시는지
4. 검사님들도 '승진'이라는 표현을 쓰시는지
이런 것들이 궁금하네요 ㅠㅠ이미 속은 마당에 뭐 제가 이 분이랑 손도 안잡은 사이라 뭐라 할 건 없지만 한 달동안 계속 연락하고 마음을 줬던 터라 굉장히 억울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