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으로 꾹 꾹 참다보니 내가 참고 있는 줄도 몰랐다.
가끔 터져나오는 울분이 그저 내가 속에 화가 많은 사람인가 싶었다.
혼자 삭히는 법을 알게되었고 그게 널 싫어하거나 미워할 계기가 되지는 않았다.
이게 얼마나 어긋나고 있는지를 이제야 어렴풋이 알았다.
화가 나거나 서운하거나 가끔은 사소한 일도 은연중에 굳이 뭘 말해 라는 생각이 스쳤고 그것 또한 아무렇지 않았다.
문제가 아닌 줄 알았다.
나의 포기는 이런 형태였다. 요란스럽지도 티가 나지도 갉아먹는다는 느낌 조차도 없이 조용한. 나도 모르는.
너를 기다리다가 내 사랑이 끝난 것과는 다른 부분인 것 같다.
나는 너를 늘 생각했고, 늘 사랑했다.
감히 내 삶에서 나를 미뤄두고서라도 최선을 다하는 사랑이 있다면 너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너와 내가 아닌 타인에게서 듣는 객관적인 나의 상태는 생각보다 많이 슬프고 불쌍했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나를 알아준다는게 이런 기분인거구나 싶어서. 그걸 너에게서 느낀 적이 없어서.
좋아하는 장소,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색 숫자 그리고 이에 반대되는 모든 것들을 아는 건 연인이라서가 아니라 가장 가까운 사람이기에 알 수 있었던 것이었고 그게 다였다. 수도 없이 이야기했을때에도, 나도 나를 모르게 되기까지의 순간에도 너는 나를 알지 못했다. 우리는 수많은 시간을 가지고 있었고 늘 함께였는데.
나의 감정의 골이 너무나도 깊고 넓어져서 어디즈음에 상처가 났는지 생채기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아마 너도 그래서 조금은 슬펐겠지.
그런데도 나는 너를 놓지 못하고있다. 너는 나를 사랑하고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만 그건 온전히 네 방식일 뿐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모든 불안과 감정이 내게 영향을 미치는 것 뿐일테니.
네가 진정 나를 나대로 봐준다면, 그런 순간이 오면 기꺼이 나는 웃으면서 널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너 역시도 나로 인해서 사랑을 깨닫지는 못했구나 하는 사실에
서투른 우리가 흐르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