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식당을 했었습니다. 요새처럼 배달앱이 있던 시절이 아니라 배달원을 직원으로 두던 시절이죠. 오래 일해주시던 분이 갑자기 그만 두게 되셔서 식당 창문에 배달원을 구한다고 크게 써서 붙였는데 새파랗게 어린 친구가 들어와 자기를 써 달라 하더군요. 몇살이냐 물으니 갓 스무살. 뭘 해도 좋을 나이에 더 나은 일을 했으면 싶어 경력을 핑계로 거절했는데 집안 사정을 말하며 제발 써달라고 하더라고요. 눈빛이랑 태도를 보니 정말 간절해 보였죠. 사정이 딱하기도 하고 몇 달 하고 말겠지 싶어 직원으로 받아줬는데 참 성실하고 착하고 효자더라구요. 일 시작한 첫날 식사를 차려 줬더니 덩치도 큰 녀석이 먹는둥 마는둥 하면서 제 눈치를 보더니 얼굴이 귀까지 새빨개져서는 남은걸 싸가도 되냐고 하더군요. 집에 지병으로 누워계신 아버지와 동생이 마음에 걸렸던 거지요. 동생이랑 아버지 드실건 퇴근 전에 새로 해서 싸줄테니 양껏 먹으라는 말에 감사하고 죄송하다며 머리 조아리던 친구였어요. 첫 월급날에 한달동안 싸주신 음식 재료비라도 돌려드리고 싶다고 해서 저랑 실랑이할 정도로 깍듯한 친구였지요. 한살이라도 어릴때 다른 번듯한 직장 찾아야 한다고 제가 그리 잔소리를 했는데 끝내 동생 뒷바라지 해야 한다고 동생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장장 2년을 저희 직원이자 식구로 살았습니다. 그만 두던 날 감사했다며 장문의 편지와 선물을 두고 간 정 많은 녀석.. 지금은 다른 번듯한 직장도 구했고 참한 아가씨 만나서 잘 삽니다. 작년에 밤톨같이 잘생긴 첫아들도 품에 안았구요. 그 녀석은 지금도 제 덕에 힘든 시간을 견뎠다 하지만,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말해줍니다. 도와주고 싶게 만드는 인성과 태도를 갖췄던 네 스스로의 덕이고, 저 아닌 누구라도 너라는 사람을 기꺼이 도왔을거라고요. 본문의 저 친한 후배분 얘기를 읽으니 이 친구가 떠오릅니다. 효심 깊은 저 분이 부디 사고 없이 무탈하길, 힘든 시간일지언정 주변분들의 도움이 함께하길, 고생한만큼 행복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