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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개가 떠났다.

soonisiri |2021.06.04 15:06
조회 10,878 |추천 200

 

 


그저 밝게 웃던 너가 가버렸다. 

대형견은 소형견과 달리 수명이 더 짧다고는 들었지만 이제 겨우 11살...12살.. 

그동안 4마리의 강아지를 보냈고 1마리 의 삽살개를 보냈으며 이제 리트리버도 1마리를 보낸다. 

다른 개들 처럼 계곡 한번 산 한번 못 올라갔지만 시골개 로서 고라니도 쫓아도 가보고 죽은 새도 물어오고 뱀이랑 한판 붙어 물려가지고는 얼굴 퉁퉁 부어도 보고  개구리를 입에 넣었다 뺏다 하면서 놀았다면 너는 그래도 실컷 견생을 즐기고 간걸까. 


유독 밝고 힘이 센 너였기에 다른 개들과 달리 더더더 마음이 아프다. 


어느순간 부터 앞다리를 절었지만 그래도 밥은 잘 먹기에 괜찮은가보다 했다. 병원에도 가봤지만 달리 이유를 몰랐다. 그냥 밥 삼시세끼 잘 먹으면. 간식 잘 먹으면 괜찮은갑다 했다. 


강아지들을 하늘나라로 보내본 경험이 그래도 꽤 있다고 자부 했기에 보통 떠나기 3일전 부터는 아예 식음을 전폐 하고 이빨이 굳어져 물을 먹이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너는 떠나는 그날까지 간식을 잘 받아 먹었다. 그래서 아직 며칠의 시간이, 여유가, 있는 줄 알았다.


항상 신기한건... 내가 강아지들 노견을 위해 뭔가 물건을, 선물을 사오면 그걸 미처 열어보기도 전에 애들이 항상 하늘나라로 갔다. 


이번에도... 밥을 잘 먹지 않기에 수제간식과 죽을 온라인에서 주문해 도착할 때쯤. 너는 갑작스레 가버렸다. 제발 이번만큼은 버텨주길 바랬는데... 너도 이렇게 가버리는구나. 

근데 웃긴건.. 그 수제간식... 다른애들도 안먹더라... 맛없나봐... 다행이였지 아마 ㅎㅎ 


너도 마찬가지였지만 항상 아플때쯤...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해야 하나..그냥 고통 없이 보내줘야 하나 항상 고민하게 된다.. 왜냐하면 보통 수술을 하고 오면 체력이 급격하게 저하되어 못 버티고 떠났기 때문... 너도 예외는 없었다.. 목 에 종양이 터져 어쩔수 없이 마취를 하고 종양을 제거 했는데.. 그게 너에게는 너무 힘들고 버거웠나보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꼬리를 흔들어주고.. 항상 밖에서만 지내는게 안쓰러워 뒷문을 열어 줬을때 쭈뼛쭈뼛 하며 안들어던 너가, 이상하게 그날은 당연하듯이 들어와 안에 강아지들과 인사하고 한바퀴 돌다 거실에 자리잡고 누워서 꼬리를 흔들던 너의 모습이 선명하다.

그게 어쩌면 너의 마지막 인사였던 걸까.. 알고 있었던 걸까... 


가는날도 알아서 똥 오줌 다 가리고 평소 안가는 구석진 자리에 누워 조용히 생을 마감한 너가...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근데 하니야. 우리집 뒤에 사시는 분들이 목사님 이셨는지 몰랐다. 

너를 장례식장으로 데려가기 위해 가족들과 옮기는데 교회 스티커 붙은 스타렉스 한대가 서더니, 창문을 내리며 

"어머, 돌아가셨어요!?" 

라고 말씀하시더라. 그때 우리가족 다 빵 터졌다. ㅋㅋㅋㅋ 울다가..웃다가...  기도해주신대. 넌 천국으로 잘 건너갔니?


내가 죽고 나면 그동안 키웠던 개들이 다 마중나온다던데... 

너도 꼭 나와서 언제나 처럼 날 밀치며 붕가붕가를 하려무나. 내가 뭐라 하지 않을게 


에휴. 아직 보내야 할 강아지가 4마리가 남았구나. 

또 너를 보낼때 처럼 마음 아프겠지만, 다 늙어서 내 품 안에서 눈 감는게 어찌보면 나에게도 

행복이구나. 

잘 지내고 있으렴. 하니야. 사랑한다

 

 


추가 글: 하니는 묶여 있지 않았어요. 뒷마당에 펜스를 두르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했고 그외에 산책도 다니고. 자기가 탈출해서... 고라니도 쫓아가고 했지만 밥시간대 되면 돌아왔던 애 입니다 ㅎㅎ 리트리버는 물을 좋아한다 해서 큰 대야도 사서 물도 채워보고 했는데 전혀 안 들어가더라구요... 

아래 뒷마당에서 놀던 하니 사진 첨부 해요

  



추천수200
반대수3
베플ㅇㅡㅇ|2021.06.05 01:59
저도 리트리버 키우는데 ... 이말을 전해주고갔을거에요. 나는 당신 반려견이라 행복했다고, 사랑을 줘서 고마웠고 다시 보고싶을거라고, 견주님도 꼭 힘내시길바래요
베플min|2021.06.04 15:58
하니야 천국가서 잘지내~~
베플ㅇㅇㅇ|2021.06.07 08:56
하유 아침부터 눈물나네..ㅠ 견주님과 함께라서 행복했을거에요 좋은곳에서 친구들이랑 즐겁게 뛰어놀고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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