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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결혼생활 5개월째에 걸려온 첫번째 태클... -_-+

감자누나 |2004.02.28 22:31
조회 2,274 |추천 0

좀 벙찐 일을 겪어서리... 여기서 씹어서 편해질려구요... 걍 편히 읽어주셈... ^^

전 결혼한지 이제 5개월이 넘어가고 5개월에 접어드는 아가를 임신한 예비맘입니다...

참고로 신랑은 저랑 12살 차이나는 띠동갑 커플(나 27, 신랑 39)이구요 장남이랍니다...

그저께가 저희 시댁 제사날이어서 점심때 부지런히 시댁에 가서 이것 저것 음식을 준비했더랩죠...

울 신랑 밑으로는 신랑보다 먼저 결혼해서 3살짜리 아들을 둔 남동생 하나와 아직 결혼 안한 손아래시누하나 이렇게 있답니다...

 

결혼을 한 남동생(서방님이라 불러야겠죠)은 충청도에 사는데 마침 제사날이 돌아가신 장인어른 환갑제사라서 그곳(여주)에 들러서 온다고 좀 늦겠다 하셨죠... 당근 그래야지 하고 생각하며 울 시엄니랑 저랑 둘이서 지지고 볶고 음식을 준비했더랩죠... 참고로 시누는 오후에 일을 나가는 직업이라서 일 나갔구요.

 

이래저래 일하고 있는데 오후 4시쯤 서방님 식구들이 왔습죠... 근데 전 솔직히 서방님 내외가 좀 어려워요... 울 신랑이랑 한살차이 밖에 안나는 서방님은 저나 제 신랑한테 말이 없고 일도 거들어 주는 스탈도 아니고 암튼 한번 만나면 서로 고개 까닥하며 인사 주고받고 그게 끝이죠... 서로 헤어질때까지 말이 없어요... -_-;; 한번도 '형수님' 소리 들어본 적이 없답니다... 글고 저한테 동서뻘 되는 사람은 저보다 나이가 6살인가 7살인가 많은데... 아무래도 나이 어린 형님이 좀 껄끄럽겠죠... 걍 서로 존대하며 지내고 있답니다... 시간이 지나면 편해지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암튼 직장에 나가 있는 울 신랑만 빼고 식구들이 전부 모여 이런 저런 준비를 하고 있는데 부엌에서 저랑 동서님(^^)이랑 준비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조금씩 나누다가(좀 기뻣습니다... 이제야 식구다운 분위기가 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애기들 얘기가 나왔는데요...

동서님께서 '아주버님은 아들이 좋으시데요, 딸이 좋으시데요? 아무래도 장남이니 아들을 원하시겠죠?'라고 물어보더라구요... 울 신랑 '장남이라는 입장이라서 어르신들은 장손인 아들을 바라시겠지만 난 솔직히 딸이 넘 갖고 싶다'라고 말하며 제 배를 슬슬 문지르곤 했었는데 아가한테 제사라는 부담도 별로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저두 '그럼 우리대까지만 제사 지내고 애들한테는 걍 편하게 살라고 해주자'라고 얘기하곤 했답니다... 그래서 동서님께 '울 신랑은 딸이더 좋대요... 제사 물려주는게 불쌍해서...'라고 간단히 말했습니다... 별 생각없이요... 근데 이 말에 태클이 걸려올 줄이야...

 

오늘 아침... 집으로 전화가 걸려와서 받았는데 울 시누더군요... 근데 신랑을 바꿔달라 그래서 전 그런가부다 하고 울 신랑을 바꿔줬답니다... 근데 그 통화가... ㅎㅎㅎ

동서님이 울 시누한테 전화를 해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아주버님이 자식한테 제사를 물려주기 싫어한다는데 그럼 내 아들(3살난 조카)이 그 제사를 다 물려받아야 되냐고... 허허... 이것 참...

전 첨에 듣고 뭔소리다냐 했는데 알고 보니 장손이 되면 자기 부모 제사만 모시는게 아니고 그 위의 제사까지... 암튼 3대인가?? 하여튼 몇번이나 되는 제사를 다 해야 한다면서요?? 전 그 사실을 울 신랑한테 듣고 알았습니다... 전 제사는 왠만한 집에서는 부모님 제사만 모시면 되겠거니하고 그렇게 믿고 있었거든요...

 

그니까 울 동서님은 제가 한 말을 앞뒤 다 자르고 걍 '아주버님이 자식한테 제사 물려주기 싫다는데 그럼

내 자식이 그 제사를 다 모시란 소리냐' 라고 울 시누한테 전화걸어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한거더라구요...

저희 신랑... 장남으로 태어나 묵묵히 일만 하며 늦은 나이에 결혼했지만 그래도 장남의 책임은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제사 모실 생각 다 하고 있구요 매달 시댁에 생활비 50만원씩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저두 그렇게 하라고 하고 있구요... 동서내외는 십원 한장 시댁에 안보내줍니다... 순식간에 울 신랑은 제사 모시기 싫어하는 책임회피 장남이 되어버렸습니다...

 

동서님이 그렇게 오해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근데 그것을 확인하거나 얘기하고 싶었다면 당사자인 저한테 전화를 걸어서 물어보거나 확인한다거나 하면 될 것을 왜 시댁에 전화를 걸어 시댁 식구들 다 알게 만들고... 아마 서방님한테도 하소연하며 얘기했겠죠?? 이거 자칫하면 형제싸움 날 것 같아 머리에 쥐가 날 지경입니다... 친하게 지내고 싶은 생각에 깊이 생각 안하고 입방정 떤 저 때문에 울 신랑 고민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만 합니다...

 

이제 겨우 3살된 아기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를 사이에 두고 왜 이런 얘기들로 어른들이 뒤에서 얼굴을 붉혀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앞으로 동서님 얼굴 보기가 싫어질 것 같고... 친하게 지대고 싶은 생각도 싹~ 가셨습니다... 우선 울 신랑이 시댁쪽에 제가 잘 못 알고 그냥 농담반 진담반식으로 한 얘기를 제수씨가 너무 과대해석하는 거라고 얘기를 해 놓긴 했지만... 에휴~~~

앞으로는 그저 입조심... 시댁에 가서는 일상적인 얘기만 하고 농담식으로라도 그런 집안 얘기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전 동서님이랑 서로 신랑들 흉도 보고 아기를 얘기도 하면서 비록 떨어져 있지만 알콩달콩 지내고 싶었는데...

뭔가가 떨어져 나간 허전한 마음만 드네요... 봄도 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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