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로 25살 남자입니다.
그녀와 연락이 닿지 않아 그 사람이 자주보던 이곳에 글을 남기면 혹여라도 보지 않을까 싶어 한 번 써봅니나.
저와 그 사람은 장거리 연애를 했습니다.
300km, 더구나 제가 사는 곳은 시골이라 버스 타몬 7시간은 기본으로 걸렸죠.
그녀의 집 안 성격상 외박이 불가능 했기에 일 년이 넘는 연애 중 전부 제가 내려갔습니다.
가끔은 불만도 있었지만, 막상 만나니까 행복이라는 감정이 앞서 그마저도 잊게 만들었죠.
그러던 중 올해 4월 학교 비대면이 되면서 광주에 원룸을 하나 잡고 지냈습니다.
왔다갔다 하는 경비 숙소비 데이트 비용 만만찮았기에 이게 낫다고 생각했고 매일 볼 생각에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물론 싸우기도 정말 많이 싸웠습니다..
이 말을 그녀는 아직도 믿지 않는 모양인지 전 그때 너무 힘들었습니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 먼 타지에서 생활하는 것이 상당히 고달프고 힘들었습니다.
그녀는 모르겠지만 생활비가 부족하면 새벽마다 노가다를 뛰곤 했습니다.
그렇게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가족들에게 한 번 선물해주지 못한 명품 지갑 디올 레이디를 선물했죠..
물론 그녀도 제가 루이비통 지갑을 주었습니다. 선물이라는 것에 값을 따지면 안 되지만... 다른 사람은 있는데 내 여자친구는 없는 혹여나 기라도 죽을까 봐 사줬습니다.
그렇게 노가다를 반복하고 생활비도 넉넉하지 않은 탓에 저는 스스로를 구렁텅이로 빠트렸습니다.
게임과 술에 미치기 시작핬던 것이죠.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앞을 보면 앞이 보이지 않았고 뒤를 보면 후회만 했죠. 내가 조금만 더 열심히 살아서 나중에 왔어야 했을까.
살도 많이 찌기 시작했고, 마음도 피폐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도 오쥭 답답했는지 잔소리도 참 많이 했습니다.
듣지 않았죠
그저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하는 소리구나.. 이젠 내가 질렀구나 하는 비관적인 생각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도 참 많이 싸우고 풀고를 반복했고 저도 지쳤고 그녀도 지쳤습니다.
2학기는 부분 대면에 따라 광주에서 짐을 뺄 수밖에 없었죠. 본래는 일요일 날 올라갔어야 했으나 그때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그녀가 제게 참 소중한 존재였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전 남들에게 쉽게 정을 주지 못했습니다.
특별한 상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당한 적도 없었는데 만나면 만나는 거고 연락 안하면 안하는 거고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 탓에 제 주변은 절 이해하는 다섯 명 정도의 친구-만 남았죠.
쓸데없는 소리를 했네요.
아무튼 그런 제 성격에 누군가를 위해 이런 감정을 느껴본 게 두 번 째였습니다.
첫 번 째는 이젠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제 첫 연애의 사람입니다. 아직도 그 사람을 떠올르면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물론 지금 그녀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말 할 이유도 없고, 그리운 마음보다는 아픈 마음밖에 남지 않아서죠.
유일한 트라우마. 항상 씩씩하고 잘 웃던 제게 유일한 트라우마는 작별도, 이별도, 헤어짐도 아닌 공허함이었습니다.
공허함이 트라우마. 말이 참 이상하죠? 당연히 헤어지면 공허하지 않냐. 아니요. 다른 이들은 몰라도 전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가 20살 때 세상을 등 진 그녀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감정을 느껴본 적 없었습니다.
근데 헤어진 지 3주가 다와가는 시점... 그 공허함이 슬픔으로 슬픔은 분노로 분노는 다시 애절로 수도없이 변하는 감정 탓에 현재는 정신과 진료까지 받고 있습니다.
조울증 '위험' 수치가 나왔더라구요..
조울증이란 게 무슨 등급이 있다고는 하지 않지만 의사가 그렇게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광주에서 마지막 밤, 전 혼자 있었죠. 혼자 남아 끝없이 울고 계속 울었습니다. 뭐가 지금까지 그렇게 서러웠는지 계속해서 울고 또 울었습니다.
어릴 때도 엄마가 집을 나갈 때도 이렇게 운 적 없었는데 네 시간을 혼자 울다 잠들었더군요.
다음 날 아침 그녀에게 카톡이 와 있었고 전 잠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제 멋대로라면서 터미널까지 나와 주지 않았죠. 씁쓸했지만, 그래도 힘을 내서 미안하다고 몇 번이나 사과했습니다.
그렇게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고 떨어진 지 이틀만에 이별을 선고 받았습니다.
대략적인 상황은 이러했습니다
목요일날 학교에서 친한 친구 한 명(남자)이랑 밖에 나와서 밥을 먹고 그 친구가 게임방 가자고 해서 여자친구한테 허락을 맡던 중 싸우게 되었고(그 전에도 게임으로 많이 싸웠죠) 제가 연락을 끊었습니다.
제 잘못이죠. 연락은 끊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삼주 가까이 온 오늘 광주에 다시 내려왔습니다. 정확히는 어제 말이죠.
그녀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싸우기만 하면 늘 차단 당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전 학생이라 돈이 많지 않아.. 제 물건을 당근마켓에 팔고 내려왔습니다. 그녀한테 너무 미안했거든요. 돈 얘기를 하면 싫어하던 그녀였지만 제겐 이 한 번 한 번이 너무 큰 부담이었습니다.
어제 내려오던 중 만든 새번호로 연락을 했으나 차단, 계속 차단 공중전화로 전화하면 전화를 꺼놧죠...
혹시라도 그녀가 무서울까봐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가 큰 돈 주고 번호를 또 하나 만들어 연락했으나 차단당했습니다.
이야기라도,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싶었는데 그래야
이 공허함이 조금이나마 나아질까 싶었는데..
가족들은 당연히 모릅니다. 정신과 진료비 비싼 약값 이곳까지 오는 비용 전부 제가 부담했고 신경안정제 없인 하루에 몇번이나 멋대로 떨리는 손, 헛구역질.. 지금 이 순간 너무도 힘듭니다..
말하기 참 미안하더라구요..
어제도 새로 개통한 번호 탓에 수중에 남아있는 돈은 얼마 없었죠.. 고작 컵라면 하나로 오늘 끼니를 챙기고.. 어젯밤부터 지금 이순간까지 어리석은지.. 바보인지..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젠 좀 잠들까합니다.. 정말 억울했으나 그녀가 사준 에어팟과 지갑을 결국 팔았습니다..
그 돈으로 모텔 잡아서 들어왔습니다.. 고작 30만원..
이젠 정말 남은 게 없네요...
두번째 감정이 이토록 무섭네요..
제발 그녀에게 이 글이 닿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나 이만큼 너 사랑한다고.. 좋아한다고.. 미안하다고.. 어젯밤 운천저수지 앞에서 종일 있으면서 다시금 알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