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중학교 때까지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살았음 학원 하나 안 다니고 수업 시간에 자고 시험 기간에 놀고... 그래도 학교 똥통이라 전날에 공부 좀 하면 성적 나오고 글쓰기든 토론이든 경시든 대회 나가면 당연하게 상장 타 왔음 중 3 때 학교 정할 때 되니까 (비평준화) 내신 193-194 컷인 빡센 고등학교 넣으라고 주변에서 추천해서 아무생각 없이 넣었고 붙었음
근데 고등학교 들어오니까 애들이 다 하루에 열두 시간씩 공부하고 학원 대여섯 개씩 다니고 주말에 텐텐 찍고 야자 마치고서 독서실 가더라 나랑 놀아줄 만한 애는 아무도 없고... 뭐지 하면서 멍 때리다가 고 1이 다 갔고 난생처음으로 20-30점이라는 점수를 받음 현실감 없어서 걍 믿기지도 않았음
고 2 올라오니까 내가 공부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음 근데 이미 내 주변은 다 수능 수학을 푼다 미적 심화를 푼다 이러는데 난 수원부터 다시 해야 될 실력이란 거 못 받아들이고 애들 따라한답시고 문제집에 돈만 쓰다가 부모님 속 태우고 성적은 바닥침 그 어렵다는 9등급을 트리플로 찍음 물리 화학 미적 차례로 9 뜬 거 보고 부모님이 나 포기함
이제 예비 고 3인데 내 모고 수준은 국수영과탐이 16456임 다음주 목욜에 11월 모고인데 국어 빼면 떨어질 일 밖에 없음 부모님은 나 윈터 보내서 안 보고 싶은데 성적 안 돼서 못 보내니까 겨울방학 어떻게 견딜지 벌써 피곤해하심
딱히 격렬하게 죽고 싶은 건 아닌데 그냥 안 살고 싶음 문제집 뭘 펼쳐도 아무것도 머리에 안 들어옴 엄마가 내 꼴 보기 싫다고 끊어준 스카 가서 도서관에서 빌려온 소설책이나 하루종일 읽고 있음 읽으면서 혼자 현실도피하다 새벽에 집 들어가는 길에 정신 돌아오면 영영 사라지고 싶다 하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너무 힘들어 한심한 거 스스로도 아는데 내가 뭔가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하나도 안 들어